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일에 아무 흔적도 없다

장백산-1 2019. 3. 10. 00:31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일에 아무 흔적도 없다  / 릴라님



지금 저는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나는 순간순간 변합니다. 육체도 순간순간 


변해 다른 몸이고, 나라고 여기는 존재도 생각에 의지해서 생겨나는 환상이므로 항상하는 내가 아


닙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과 공간과 상황에 상관없이 변함없는 글은 없습니다. 글자를 


인지하는 시력도 순간순간 변하고, 글자의 의미도 시간이 변하면서 달리 해석되고, 글자의 소리도


사람의 육체가 순간순간 변하니 똑같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내가 글을 쓴다는 일이 고정불변하는 사실처럼 여겨진다면, 그런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패턴화된 생각이 순간순간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내가 어떤 


경험을 하고 있다면 상황은 똑같습니다. 그 경험이 변함없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인연이 


순간순간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변함없이 계속적으로 있다고 여긴다면 단지 이런 경험에 대한 해석과 


판단을 하는 생각이 연속해서 습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무엇은 무엇이다'


라는 단정적인 내용조차 실질적으로는 끊임없이 변하는 생각에 의지하고 있기에, 무엇은 무엇이라고 


할 수 없는 증거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금강경에서는 모든 것이 이름일 뿐이고 모양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 분별하여 알 수 있는 것은 모두 이름과 모습일뿐 객관적으로 존재


하는 실재가 아닙니다.(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세상에 대해서 혹은 깨달음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본래 그런 것이 아니라, 이름이 그러할 


뿐이고 드러난 모양이 그러할 뿐이고, 지금 일어난 생각의 내용이 그러할 뿐이지 이름, 모양, 생각은 항상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같은 사실에 밝지 않아 항상 이런 것 저런 것에 매여 있습니다. 사람에 대해 판단


하는 생각에 매여있고, 세상에 대한 고정화된 생각에 매여있고, 어떤 상황은 끝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생각에 갇혀있습니다. 현실은 그런 적이 없는데, 패턴화된 고정화 된 생각, 고정관념에 얽매여 


현실을 그렇게 잘 못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변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이 없고, 단정적인 것이 없는데, 나 자신만 매사를 


고정시키려고 하고, 자기 생각에 속아 고정되어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분별해서 취하거나 버리는 헛된 


욕심에 집착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취하고 버릴만한 것들이 없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일어나는 


감각과 생각에 사로잡히면 취하고 버려야 할 것들이 있는 것 같이 생각되지만 진실로 그럴만한 것들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그것들이 물질적인 현상이건 정신적인 현상이건 이 세상 모든 


현상들은 마치 환상과 같고 꿈과 같고 물거품 같고, 허깨비 같고 그림자 같고 아지랑이와 같은 것들일


뿐입니다.



이 세상은 이같은 환상, 꿈, 물거품, 허깨비, 그림자 같은 생각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고, 아지랑이 


같은 생각들, 분별 망상 번뇌들이 끊임없이 피어나고 있는 헛것들일 뿐입니다. 만약 항상성(恒常性)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같은 환상, 꿈, 물거품, 허깨비,그림자, 아지랑이 같은 생각에 대한 계속되는 경험


일 것입니다. 끝나지 않는 꿈, 계속 피어오르는 생각들의 유희일 것입니다.



지금 저는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이 글을 읽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의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고, 글을 읽고 있다는 생각의 아지랑이가 내용물 없이 일어났다가 사라


지고 있는 것일 뿐입습다. 오직 무상(無常)함의 춤, 텅~빈 깨어있음만 있습니다. 모든 모습 그대로, 


모든 움직임 그대로, 모든 느끼고 아는 그대로 아무런 일도 일어남이 없고 아무 흔적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