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저절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일 뿐

장백산-1 2019. 7. 22. 15:23

저절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일 뿐  - -  법상스님


고요히 좌선을 하거나, 법당에서 법문을 듣고 있는데, 옆에 앉은 어떤 사람이 자꾸만 코를 풀거나, 킁킁 

거리거나, 산만한 행동을 하면, 자꾸 신경이 쓰이고, 때로는 화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코를 푸는 

행위, 킁킁거리는 행위, 산만한 행동이 정말 사람들을 신경 쓰이게 하고, 화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바람이 불어와 바람소리가 귓전을 스쳐간다고, 새가 짹짹거리며 소리를 내면서 날아간다고 사람들은 

바람소리나 새소리를 들어보고 신경 쓰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바람이 부는 바람소리 

새가 우는 새소리 그것은 그저 자연 현상의 하나로써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고정된 실체가 없는 허깨비 

같은 것일 뿐이기 때문에 화를 내지 않는 겁니다.. 바람이 부는 바람소리 새가 우는 새소리 그것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니 거기에 내가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할 필요도 없지요. 


바람이 부는 바람소리 새가 우는 새소리와 마찬가지로 사실은 사람도 자연 현상의 하나일 뿐입니다. 새가 

짹짹거린다고 새가 우는 새소리에 화를 낼 이유가 없듯, 어떤 특정한 사람이 듣기 싫은 소리를 내더라도 

화를 낼 이유는 없는 겁니다.


어쩌면 그 사람은 코감기가 걸려서 좀 힘들지만, 그래도 법문을 듣고 싶어서 법당에 온 사람일 수도 있습

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신체리듬, 자연의 리듬에 맞춰 그저 콧물을 흘리고 있고, 코를 풀고 있는 것일 뿐

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그렇게 그저 인연따라 자연스럽게 자연현상 처럼 벌어지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 모든 것을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고 하지요. 이 세상 모든 것, 무위자연(無爲自然) 거기

에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그런데 다만 갑자기 내가 생각을 일으켜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해서, 

감기가 걸렸으면 절에 오지 말던가, 법당에 왔으면 코를 풀지 말고 참아야지 어떻게 저리도 예의가 없을 

수가 있지? 하고 화를 내는 겁니다. 어쩌면 그 화는 바람소리를 듣고 새가 짹짹 우는 소리를 듣고 화를 내는 

것과도 같습니다. 


남이 내 옆에서 코를 풀고 킁킁거리더라도 크게 문제삼지 않고 있는 사람도 주변에는 많이 있습니다. 누군

가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 나에겐 문제로 다가왔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그 소리를 문제 삼은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하는 내 마음, 내 생각이 문제인 것은 아닐까요?  이처럼 

사람도 세상도 무위자연으로써, 자연스럽게 아무런 문제 없이 인연에 순응하며 자연의 일부로서 살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사람도 세상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내가 내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하는 생각으로 나와 세상

사를 문제 삼지만 않으면, 사람도 세상도 본래부터 이미 여기 있는 그대로 완전무결한 자연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