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 - 몽지와 릴라
자기의 마음이 모든 것이다. 자기의 마음은 어디 따로 있는 마음이 아니라, 당장 지금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등 모든 경험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지금 당장 탁상시계의 초침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바로 마음이다. 지금 눈앞에 글자들이 드러나 있다. 이 자체가 마음이다. 컵이 이 마음이고 컵의 딱딱함이 이 마음이다. 손가락의 움직임이 이 마음이고 희뿌연한 황사가 이 마음이다. 이 모든 것을 경험하는 몸과 마음이 이 마음이다.
마음은 모든 경험 중에 경험과 분리되어있지 않고 경험과 틈새 없이 그대로이다. 이 마음은 생각의 내용이 아니며 모양으로 드러난 것도 아니지만 모든 생각과 모양으로 드러난 그 자체로 변함없는 마음이다. 그래서 마음은 '마음'이라는 이름으로 한정시킬 수 없다. 컵, 커피, 케이크, 포크, 시계, 탁자, 글자 그 자체로 이 마음이다.
모든 것이 그 자체로 이 마음이라면 따로 이 마음을 상기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탁상시계 소리를 들으며 '똑딱똑딱 이 소리가 이 마음이구나!'하면 이것은 망상(망령된 생각)이다. 이 마음은'똑딱똑딱하는 소리가 아니다' 그냥 똑딱똑딱! 이 똑딱똑딱에서 어떤 미세한 생각의 틈도 없이 그대로 이 마음이다. 이 마음은 그 경험 자체로 다 드러나있다. 자칫 컵을 보면서 '컵을 보는 이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면서 '생각에 끌려가지 말고 돌이켜야지!'하고, 근심걱정이 일어나면 '이 근심걱정을 내려놓아야지'하고, 새소리를 들으며 '새소리의 당체야!'하고, 지금 눈앞을 경험하면서 '이 모든 것이 하나인 이 마음이야!'라는 소음이 일어나고 있다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마음에 대한 생각이고 마음에 대한 조작이지 마음 자체를 자각하지 못한 것이다.
이 마음은 모든 경험 가운데 있다. 아니 마음은 모든 경험 그 자체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경험 자체에 통하지 못하고 자꾸만 생각으로 이 마음을 붙잡으려 하고, 생각으로 마음을 규정지으려 하며 이렇게 하는 것을 마음공부라고 착각한다.
운문선사에게 어떤 중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를 초월하고 조사를 뛰어넘는 말씀입니까?” 그러자 선사가 말했다. “호떡!” '호떡'이라는 이 명칭에는 호떡이 없다. '호떡 이것이구나'가 아니다. '호떡에 떨어지지 말아야지'가 아니다. '호떡하는 이자리를 돌이켜봐야지'가 아니다. '호떡도 내려놓아야지'가 아니다. '호떡이 하나야'가 아니다, '호떡하고 있구나'도 아니다, '호떡 이렇구나'도 아니다. 그냥 호떡도 아니다. 호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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