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인간의 희노애락도 자연처럼 그냥 그러할 뿐~~~

장백산-1 2022. 8. 12. 18:02

인간의 희노애락도 자연처럼 그냥 그러할 뿐~~~

[에베레스트 촐라패스를 넘으며...]


나에게 괴로운 일이 생기는 것은 흔히들 말하기를 내가 지어논 악업의 업보를 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욕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또는 내가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할 때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죠. 그 때 나는 나를 괴롭힌 사람을 탓하고, 하기 싫어서 짜증을 내기도 하며, 피해가려고 애쓰거나, 화를 폭발시키기도 합니다.

반대로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좋은 일이 일어날 때는 행복해 하며, 한 발 더 나아가 그같은 좋은 인연에 집착하고, 그같은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나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좋은 일이나 괴로운 일은 인연 따라 일어났다가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시 그런 일들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이같은 반복은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태풍이 불거나, 혹은 낮과 밤이 반복되거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반복적으로 변화되는 이치와 비슷합니다. 이같은 자연(自然)의 순환(循環)은 때가 되면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비가 올 때가 되면 저절로 비가 내립니다. 밤이 올 때가 되면 저절로 낮은 물러갑니다.

인간의 삶도 자연 처럼 그렇습니다. 내 삶에서 내가 원하고, 내가 집착하는 일만 선택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원하는 일, 좋아하는 일들도 일어나지만, 그 일이 때가 다하면 싫어하는 일,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 할 때가 생깁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괴롭다거나,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하지만, 낮이 가면 밤이 오듯,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듯, 좋은 일이 다하면 싫은 일이 오기도 합니다.

그같은 일들이 번갈아 오는 것은 때가 되었기 때문에 오는 것입니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은 꼭 그 인연이 와야 했기 때문에 옵니다. 대지에 비가 필요하면 그저 비가 내리는 것 처럼, 나의 업에도 무언가 업이 풀려나가고, 균형이 맞아져야 할 때가 되면 거기에 걸맞는 인연의 때가 오는 것이지요.

그러니 좋은 일이 생긴다고 그것이 더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고 집착할 것도 없고, 싫은 일이 온다고 그것을 싫어하고 화내며 거부할 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밤낮이 반복되는 것처럼, 인연의 때가 되어 오고 가는 것일 뿐입니다. 거기에 시비를 걸 필요도 없고, 좋은 것을 집착할 필요도 없고 싫다고 미워할 것도 없습니다. 그저 인연 따라 온 것은 오도록 허용해 주고, 갈 것은 가도록 허용해 주어 보세요.

취사간택하면서 힘들어하지 말고, 전혀 힘쓸 필요 없는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를 수용함을 선물해 주어 보세요. 자연을 자연 그대로 둘 뿐, 나의 생각이 자연 그대로에 개입하지 않는 것입니다. 바로 그 때, 모든 것은 저절로 주어지고, 삶은 저절로 풀려갑니다.


2019.08.04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