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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고 여기는 인식작용은 실체적인 진실이 아니다.

장백산-1 2023. 6. 25. 15:49

‘안다’고 여기는 인식작용은 실체적인 진실이 아니다


인간의 6가지 감각기관인 눈-귀-코-혀-몸-뜻이 6가지 감각대상인 색-성-향-미-촉-법과 접촉할 때 그즉시 곧바로 
자기 의식대로 6가지 감각대상을 파악하여 그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하고 나서는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안다고 착각하는 6가지 마음이 육식(六識), 의식(意識)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육식, 의식, 식, 분별심, 생각은 100% 진실일 수가 없다. 육식, 의식, 식, 분별심, 생각
그것은 사람마다 각자의 경험에 따라, 각자의 과거 인식에 따라, 각자의 업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 기억된다.

동일한 모양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좋게 인식하고, 어떤 사람은 좋지않게 인식한다.
동일한 소리를 듣고도 어떤 사람은 좋게 인식하고, 어떤 사람은 좋지않게 인식한다.
'안다’고 여기는 인식작용은 사람마다 각자 다를뿐, 인식작용은 실체적인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통 어떤 한 사람을 기억할 때, 좋은 사람 혹은 좋지않은 사람으로 분별을 해서 기억하지만, 
그 어떤 한 사람은 어떤 때는 좋은 사람일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좋지않은 사람일 때도 있고, 좋다 싫다는 한 범주로 
묶어서 인식할 만큼 그런 단순한 존재일 수는 없지 않은가?

정부의 정책 하나만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매우 잘 한 정책이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나쁜 정책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비오는 날을 어떤 사람은 너무 싫어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낭만적이라고 여기며 좋아할 수도 있다. 보이는 모든 대상, 
들리는 모든 소리들, 냄새 맡아지고 맛보아지는 모든 것들, 만져지는 대상들, 생각의 모든 대상들은 이와 같이 저마다 
각자에게 그렇게 보일 뿐, 그렇게 인식될 뿐이지, 그것 자체의 독자적인 인식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비실체성, 무아(無我)라고 부른다. 모든 존재는 그것 자체의 성품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머릿속에서 작용하고 있는 모든 인식작용들은 실체가 없어 허망하다.
안다고 여기는 것들은 사실 정말로 아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파악된 부분만을 단편적으로 아는 것에 불과하다.
어쩌면 ‘안다’는 생각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착각일 수도 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