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생무생(緣生無生), 본래 생겨난 바가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인연따라 생겨나고 인연따라 사라진다. 인연생(因緣生) 인연멸(因緣滅)!
인연따라 생겨나고 인연따라 사라지는 것은 연생무생(緣生無生)이라고 해서 본래 생겨난 바가 없다고 말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인연이 화합함으로써 잠깐 생겨났지만, 인연이 다하면 사라질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생불멸(不生不滅), 무생법인(無生法印)이라고 하여 세상 모든 것은 태어났지만 본래 태어난 바도 없고
사라져버리지만 사라지는 바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의 몸을 보자. 우리는 이 몸이 진짜로 있고, 과거에 태어났으며, 미래의 어느 때에 죽는다고 여긴다.
그러나 우리의 몸이 실체적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고정불변하는 실체는 아니다. 인간의 몸은 다른 모든 것들에
기대어 존재할 뿐이다. 다른 모든 것들이 있으므로 내가 있을 뿐이지, 내 스스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공기가 없으면 곧장 나는 없다. 숨을 쉬지 못하니 곧바로 죽을 것이다. 이토록 인간의 몸은 허망하다.
육신이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의 도움을 받아, 공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주는 인연을 만날 때만
임시적으로 잠깐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몸은 단 한 순간도 혼자서 스스로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의 몸이 이렇듯, 인연에 기대어 있는 것들을 연생, 인연생이라고 하며, 연기법이라 한다. 이처럼 연기된 모든
것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연따라 임시로 존재하는 것이기에 실상, 실재, 참나라고 할 수 없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느낌도 생각도 의지도 의식도 모두 인연따라 일어났다가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는 것들일 뿐이다.
인연생 인연멸하는 모든 것들은 그래서 무아(無我, 나라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다.
어떻게 내가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내가 잘나서 이렇게 부자로 살고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우주 전체가
나를 살리기 위해 매 순간 도와주지 않는다면, 나는 단 한 순간도 존재할 수 없는 인연생의 존재일 뿐이다.
이것이 우주법계 앞에서, 겸손하게, 마음을 낮추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다.
내가 그토록 무수한 것들의 도움을 받으며, 그것들에 기대어 존재할 수 있으니, 나 또한 나 이외의 모든 것들을 돕고,
살려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곧 연기법을 실천하는 길이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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