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하는 것이 아닌 아닌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는 것

장백산-1 2023. 7. 22. 15:06

하는 것이 아닌 아닌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는 것


사람들은 주로 말하고 '있거나', 보고 '있거나', 듣고 '있거나', 냄새 맡고 있거나, 맛보고 있거나, 접촉하고 있거나,
생각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처럼 늘 무언가를 하고 '있다'.

이것을 하든 저것을 하든, 잘 하든 못 하든, 이런 것 저런 것을 '하는 것'이 사람들의 공통된 주된 관심사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뭔가를 잘 하기를 원하고, 뭔가 좋은 것을 하기를 원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뭔가를 하고 있을 때, 한번쯤 관심의 초점을 '하는 것'이 아닌, '있는 것'에 두어 보라.
뭔가를 하고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닌 있는 것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는 것 말이다.
대상을 보고 있을 때 보이는 대상이나 어떻게 보이는 대상을 볼 것인지 말고, 보이는 대상을 보고 '있다'는 
이 '있음'의 순수한 상태에 초점을 맞춰보라는 말이다.

생각의 내용에는 관심을 두지 말고, 그 생각이 일어나고 '있음', 즉 당처(當處)에 주의를 기울여 보라.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했지만, 생각은 실체가 있는 존재가 아니다.
생각은 그냥 잠시 왔다가 떠나갈 뿐이다. 생각은실체가 없어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가버리면 그 뿐이다.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사라져버리는 거기에 오지도 않고 가지 않는 것이 있다.
생각이 오고 가는 배경, 생각이 오고 가는 바탕, 그 모든 것의 근원에 순수한 '있음'이 있다.
'생각하고 있다'고 할 때, 그 앞의 생각 말고, '있다'는 순수한 있음 말이다.
이 순수한 있음 그것이 더 진실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왔다 가고, 느낌도 왔다 가고, 소리도 왔다가 가고, 보이는 것들도 왔다가 가버리지만, 왔다가 가버리는 
이 배경에 왔다가 가버리는 그런 내용물에 전혀 물들지 않는 ' 순수한 있음'이 있다.

보고 있고, 듣고 있고, 말하고 있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순수한 그 있음에 잠시 머물러 있어 보라.
그저 있어 보라. 생각하고, 보고, 듣고, 해석하고, 맛보고, 이해하는 것 말고, 그 모든 것을 하고 있는 
이 있음의 자리에 있어 보라.

내가 스스로 '내가 있다'고 말할 때, 그 있음은 무엇인가?
내가 있는 것 같은 근원적인 어떤 '있음'의 감각이 있지 않은가?
이 있음의 텅~빈 바탕자리 위로 생각도, 대상도, 소리도, 맛도, 감촉도, 모든 것들이 왔다가 지나가버린다.

우리는 한 발자국 떨어져 그 텅~빈 있음의 자리 텅~빈 바탕자리에서 오고 가는 그 모든 것들을 지켜보고 있다.
있다. 그 있음, 그것은 무엇인가? 순수한 있음 그것이 참된 존재 아닐까? 보이지도 들리지도 생각되지도
자각되지도 느껴지지도 않지만 분명히 있는 이 '있음' 이것이 바로 그토록 찾던 그것이 아닌가?
이 있음으로 있는 것, 그것이 곧 깨어있음이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