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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법칙의 작동 원리

장백산-1 2024. 6. 21. 14:42

인연의 법칙의 작동 원리

 

 

내 삶엔 수많은 인연들이 왔다가 간다. 사람, 돈, 지위, 인연, 사랑, 자녀 등 무수히 많은 인연들이 내 삶 위로 왔다가 사라진다. 그것들은 내 뜻과는 상관없이 삶 그 자체의 법칙에 따라 왔다가 사라지는 것들일 뿐이다. 인연 따라 만들어진 것들은 이처럼 왔다가 사라져가는 것이 인연의 법칙이다.

 

싫어하은 사람이 갑자기 내가 다니는 회사에 상사로 발령을 받아 왔다고 해서 그것을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것을 원망하고 미워하며 기분 나빠하면서, 회사를 욕하고, 그 사람을 욕하는데 에너지를 낭비할 시간에, 오히려 ‘ok! 그럼 이제 무엇부터 시작해야하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하고 수용과 변화를 시작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결정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은 곧 내게서 언제 떠나갈지 모를 사람이 생겼다는 것과 같다. 사랑의 달콤함과 이별의 아픔은 언제나 동전의 양 면처럼 붙어다닌다. 사랑하다 헤어지는 것이야 당연하고,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산다고 해도, 결국 죽음은 두 사람 사이를 떼어놓고야 만다. 다만 그 이별이 언제가 될지를 모를 뿐, 이별은 애초에 예약되어 있는 것이다.

 

모든 인연이 마찬가지다. 한 번 내게 찾아온 인연은 반드시 떠나가고야 만다. 다만 언제 올지, 언제 떠나갈지를 모를 뿐, 인연이 왔다가 떠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니 좋다고 온 것을 붙잡을 것도 없고, 간다고 서운해 할 것도 없다. 이것이 핵심이다.

 

인연따라 내게 온 모든 것에 대해, 온 것을 붙잡아 집착할 필요도 없고, 인연따라 떠나가는 것을 서운해하면서 더 붙잡아두려고 집착할 것도 없다. 그것은 이미 예정된 필연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이처럼 생겨났다가 사라질 뿐이다. 그래서 이를 생사법 또는 생멸법(生死法 /生滅法)이라고 한다.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존재라는 뜻이다. 진리는 이처럼 아주 단순하고 평범하다. 다만 사람들이 단순하고 평범한 진리를 거스르려는 마음을 내게 되면서부터 괴로움은 시작되는 것이다.

 

한 번 찾아온 인연은 반드시 언젠가  떠나간다면, 더욱이 언제 올지, 언제 떠나갈지 전혀 종잡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어떤 인연에도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물론 좋은 인연이 다가올 때는 그 인연을 아름답게 쓰고 사귀면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껏 사랑해도 좋다. 돈을 벌었다면 번 돈을 아름답게 즐겁게 누리며 써 보는 삶도 좋다. 건강한 몸이 왔을 때 그 건강한 몸으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하는 것도 좋다. 명예나 명성이 높아졌다면 그 기쁨을 마음껏 누려도 좋다. 다만 그것들은 한 때의 일임을 기억하라. 어느 때 갑자기 그 모든 생겨난 것들은 떠나갈 것이다. 전혀 예고 없이 사라져 갈 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언제 갈지 모를 허망한 것들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집착 없이 언제나 마음을 비우고 살아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인연법에서 중요한 점은, 아무렇게나 제 멋대로 인연이 오고 가는 아니라는 점이다. 우주법계는 언제나 나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최적화된 인연만을 정확한 때에 정확한 크기로 정확한 장소인 지금 여기 우리에게 보내주고, 그것이 떠나갈 때가 되었을 때 가장 적정한 시기에 그 인연을 철수시킨다. 그 인연이 오고 가는 것을 결정짓는 핵심은 ‘자비(慈悲)’와 ‘지혜(智慧)’에 달려있다. 그 인연이 오고 가는 것은 우리를 돕기 위한 자비로운 배려로써 오는 것이며, 그 인연을 통해 우리는 지혜를 배우고 삶을 성장시키며,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혜와 자비라는 이 우주적 인연법의 작동 원리다.

 

그러니 이 놀랍고도 감사한 인연법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인연을 받아들이고, 인연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다만 인연에 집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