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중생이 병이 드니 보살도 병이 든다

장백산-1 2024. 7. 27. 13:11

60. 중생이 병이 드니 보살도 병이 든다 

 

중생의 병이 없어지면 내 병도 없어진다

방편으로 병을 앓고 있던 유마거사  문수보살 병문안 받은 자리서 법담
공 · 해탈 · 불생불멸의 문답 끝에 설한  불이법문 들은 모두가 무생인 얻어

 

그림=최병용

 

 

①방편으로 앓는 유마거사의 병

 

비사리 성 안에 살고 있는 유마힐 거사.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무생인(無生忍)을 얻었으니.

방편으로 몸에 병든 형상을 나투고,
문병 오는 국왕·대신·장자·거사들에게 
법문을 설하는 유마거사. 

“여러 인자(仁者)여 들으시오. 
이 몸은 항상되지 못하고 튼튼하지 못해요. 
빨리 썩는 것이라 믿을 수도 없소. 
번뇌가 되고, 병이 모이는 처소가 되지요.
모인 거품 같소,” 
“업연(業緣)으로 생겨나는 몸이니 메아리와 같소. 
꿈과 같아서 허망하지요. 
뜬구름과 같아서 고대 없어지지요.” 

이 때에 유마거사는 생각했지.
‘내가 이렇게 병이 들었는데 부처님은 어찌 
나에게 관심이 없으신가?’.

부처님은 유마거사의 마음을 아시고
곧 사리불을 부르셨지.
“사리불아 유마거사에게 가서 문병하라.”

사리불이 유마힐 거사에게 문병할 수 없다 하였지.
지난 어느 날 사리불이 숲에서 좌선을 하고 있는데, 
유마힐이 와서      
“앉아 있다 해서 좌선이 아닙니다,
좌선은 삼계에 몸과 뜻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요. 
마음이 안에도, 밖에도 있지 않게 하는 거지요”
하는 거사의 법담에 대답을 못했다는 것.
그래서 유마거사 병문안을 갈 수가 없다 했지.

부처님이 다음으로 목건련에게 부탁을 하셨으나  
목건련도 유마거사의 법담에 대답을 못했기에 
병문안을 못 가겠다는 대답. 수제자 10명이 모두.
      
②문수보살이 유마거사 문병을

 

다시, 여러 보살에게 같은 부탁을. 
문수보살이 가겠다며 나섰지.

“그는 상대하기 어렵습니다. 
실상을 통달하고 법요(法要)를 압니다. 
변재가 걸림 없지요. 마군을 항복 받고, 
신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 지시이니 가서 문병을 하겠습니다.”      
문수의 말에 보살·수제자들이 
수두룩 따라나섰지.
“그 둘이 만난다면 묘한 법담이 오갈 거다” 하고.
유마힐은, 
‘지금 문수사리가 대중들과 같이 오는구나’ 하고
신통술로 방 안을 비우고, 시자들까지 옮기고,
방 안에 침상 하나만 두고 그 위에 누워 있었지, 

“잘 오시었소, 문수사리 님. 
오는 상(相)이 없이 오고, 보는 상이 없이 봅니까?”
“그렇습니다. 왔다하면 벌써 온 것이 아니요. 
갔다면 벌써 간 것이 아니니까요”
좋은 법담이 시작되었지.
  
“견딜 만 합니까? 차도가 있는지요?
부처님께서 걱정을 하고 계십니다.
병이 어떻게 일어났지요?” 
“중생에게 병이 있으니 보살인 나도 병이 있지요. 
중생의 병이 없어지면 내 병도 없어져요.”

보살은 중생을 위해서 생사에 있으니
생사가 있으면 병이 있다는 것.
비유하면 장자의 외아들이 병이 나면 
장자가 병이 나고, 아들 병이 나으면 
장자의 병도 낫는 그거란다.

“거사여 이 방이 어째, 이렇게 비었지요?”
“부처님의 국토가 비었거던요.”
“어째서 비었지요?”
“공(空)하니 빈 거지요.”
“공을 분별할 수 있습니까?” 
“분별도 공한 거지요.” 

“공은 어디서 구합니까?”
“부처님의 해탈에서 구하지요.”
“부처님 해탈은 어디서 구합니까?”
“일체 중생의 심행(心行)에서 구하지요.” 
“여기에는 어째서 시자가 없지요?”
“일체의 마군, 외도가 내 시자인 걸요.”

“거사의 병은 어떤 형상입니까?” 
“내 병은 형상이 없어서 볼 수가 없지요.” 
“병이 몸과 정신과 합쳐져 있는 거지요?”
“몸과 마음과 합쳐지지 않았습니다.”
“사대(四大) 중 어디에 속한 병이지요?”
“지수화풍 4대 중 어느 것도 아니지요. 
그러나 4대를 여읜 것도 아니지요.”

 

③생사의 두려움에 무엇을 의지할까? 

 

문수보살이 유마힐에게 물었지. 
“생사의 두려움에는 무엇을 의지하죠?”
“마땅히 여래의 공덕의 힘에 의지해야지요.”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머물러야 할까요?”
“마땅히 일체중생을 제도하는 데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러자면
없애야 할 것이 번뇌, 오직 바른 생각만…
불생불멸을 행하면 바른 생각이 나지요.”

“어느 법을 불생하게 하며                             
어느 법을 불멸하게 해야 합니까?”
“불선법(不善法)은 나지 않게, 
선법(善法)은 가꾸어야죠.” 

“허망 분별의 근본은 무엇이지요?” 
“거꾸로 된 생각이 그 근본이죠.”
“거꾸로 된 생각의 근본은 뭣이지요?”
“주착 없는 생각이 근본이지요
주착이 없는 것은 근본이 없지요. 
문수사리여, 주착이 없는 근본으로부터 
일체 법이 세워져 있는 거예요.”

유마힐 거사는 여러 보살에게 말했지. 
“어진이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의 
둘 아닌 법문(不二法門)이라 하는지요?”
여러 보살들이 자기 의견을 말했지.

마지막으로 문수보살이 유마거사를 크게 칭찬. 
“장하고 장하시다. 유마거사여, 
여기는 문자도 언어도 없으니 
이것이 바로 불이법문이오!”

이 불이법문을 들은 선지식의 귀가 5천 쌍.
모두가 그 인연으로 무생인(無生忍)을 
얻었어라.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738호 / 2024년 7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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