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평화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그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사물에 이끌리지 않는다. 그는 아무것에도 머무르지 않고 사랑하거나 미워하지도 않는다.
슬픔도 가난도 그를 더럽히지 않는다. 마치 연꽃에 진흙이 묻지 않는 것처럼 그는 참으로 평화로운 사람이다.
[숫타니파타]
참으로 평화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다. 모든 아상(我相)과 이기 그리고 욕망과 집착에서 소유가 나오기 때문이다. 내적으로 완전한 평화를 얻은 사람은 ‘나다’ 하는 아상이 없고, ‘내 것이다’ 하는 아집이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어느 하나 내 것으로 붙잡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모조리 내 것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이다.
완전한 무소유는 완전한 소유를 가져온다. 그러니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도 갖지못한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또한 평화로운 사람은 그 어떤 것에도 머물러 집착하는 바가 없다. 이 세상이 고정된 것이 아닌 까닭이다. 집착할만한 대상이 있다면 집착하겠지만, 이 세상 그 어느 곳을 찾아도 집착할만한 고정된 실체는 없기 때문이다. 머물러 집착하지 않으면 사랑하거나 미워하지도 않는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어느 한 쪽에 치우쳐 집착하지 않으니 사랑과 미움도 모두 꿈이고 신기루인 사실을 안다. 슬픔도 고정된 슬픔이 아니고 가난도 고정된 가난이 아니다. 슬픔도 가난도 모두 인연 따라 잠시 왔다가 인연 따라 가버리는 것일 뿐, 꿈결처럼 바람처럼 우리 삶을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것을 안다. 마치 연꽃에 진흙이 뭍지 않는 것처럼 그 어떤 슬픔도 가난도 소유도 사랑도 미움도 평화로운 사람을 오염시키지 못한다.
평화로운 사람은 ‘나 없음’의 도리를 안다. 모든 내적 평화를 깨는 일의 원인은 ‘나’있음에 있음을 분명히 본다. 내가 없으니, 내가 느끼는 모든 분별과 감정과 고통과 슬픔이 모두 누구의 것이겠는가. 분별 감정 고통 슬픔 그것들은 다만 주인 없이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사라져가는 것일 뿐임을 안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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