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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一切)’란 무엇입니까?

장백산-1 2025. 2. 20. 21:50

십이처(十二處)

 

“ ‘일체(一切)’란 무엇입니까? ”

“일체는 십이처(十二處)를 말하는 것이다. 눈과 빛깔,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몸과 접촉함, 뜻과 법이다.

 

눈을 통해 빛깔을 보면 마음에 좋아하고 싫어하는 분별심이 생기네. 마음에 들어도 욕심을 부리지 말고, 마음에 싫어도 미워하지 말라.

 

귀를 통해 듣는 소리들은 기억하고 싶은 소리도 있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소리도 있네. 기억할만한 소리라도 집착하지 말고, 그렇지 않다고 싫어하지도 말라.

 

코를 통해 맡는 냄새도 향기가 있고 악취가 있네. 향기와 약취에 평등한 마음을 내어 집착하거나 싫어하지 말라.

 

먹는 음식에도 맛있고 맛없는 것이 있네. 좋은 맛에도 탐욕하지 말고 맛이 없다고 멀리하지도 말라.

 

몸을 통해 느끼는 감촉도 좋은 감촉에 사로잡히지 말고, 나쁜 감촉도 지나치게 싫어하지 말라.

 

마음으로 분별하는 이것저것의 모양은 가짜이니 가짜인 모양을 분별하면 욕망과 탐욕이 갈수록 커지리라.

 

이 여섯 감각기간(육근 ; 눈, 귀, 코,혀, 몸, 뜻)을 잘 다스려  육경(六境 ; 빛깔, 소리, 냄새, 맛, 감촉, 법)과의 접촉에도 움직이지 않으면 원수 같은 악마를 항복 받고 생사를 넘어 저 언덕으로 건너가리라.”

 

눈, 귀, 코, 혀, 몸, 뜻과 그것의 대상인 빛깔, 소리, 냄새, 맛, 감촉, 법 이 일체  즉  모든 것이다. 6가지 감각기관을 통해 나에게 감각되는 것만이 ‘있다고 하는는’ 것이다. 내가 있어야 세상이 있고, 세상이 있어야 내가 있다. 내가 죽은 후에도 독립적인 세상은 그대로 있을 것 같다고 여기는 것은 망상일 뿐이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 그래서 십이처가 곧 일체다.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이유는 눈으로 빛깔과 대상을 보자마자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여 좋거나 나쁘다고 분별하고 좋은 것에는 집착하고 싫은 것은 미워하기 때문이다. 집착하는 것을 갖지 못할 때 괴롭고, 싫어하는 것과 함께 있어야 할  때 괴롭다.

 

그러나 눈을 통해 보이는 모든 대상 자체는 좋거나 나쁜 것이 없다. 중립이다. 다만 내 의식이 눈을 통해 보이는 대상을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으로 허망하게 분별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판단분별이 옳은지 그른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다.

좋거나 나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것일 뿐. 보기 싫어서 멀리했는데 그것이 훗날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은가.

 

여섯 감각기관이 대상을 자기 의식대로 분별하고 판단하고 단죄하도록 내버려두고 따라가지 말아 보라. 이것저것 대상을 분별하는 것은 거짓이다. 분별하는 대신 지그 여기 있는 그대로 보라. 보면 그저 볼 뿐, 들으면 그저 들을 뿐, 분별없이 있는 그대로를 내버려 두고 허용해 줄 때, 원수 같은 분별의 악마를 항복받고 생사를 넘어 저 언덕으로 건너가게 된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