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기조 드러낸 北..남북관계 향방은>
당분간 대화재개 난망..전망은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관망하던 북한이 1일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이하 논평)을 통해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향후 남북관계의 전개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움직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정확한 진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남북관계 자체 동력 상실되나 = 이날 노동신문 논평을 지켜본 대북 소식통들은 현 정부의 기조로 미뤄 남북 당국간 대화가 당분간 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명해가며 비핵.개방 3000에 대한 반대 기조를 명확히 한 상황에서 선거를 앞둔 우리 정부도 그간 밝혀온 기조를 당장 수정할 리 만무하기에 남북관계가 자체 동력에 의해 정상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아직은 남북관계의 갈등국면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맣다.
북한도 이날 공식 성명.담화 보다는 한 단계 낮은 `노동신문 논평' 수단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상황 호전에 대한 여지는 남겨 뒀고 남한 또한 총선 후면 대북정책에 관한 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결국 남북이 한동안 긴장 국면을 겪은 뒤 실리적인 타협점을 찾을 것인지 완전한 파국으로 흐를지는 4.9 총선과 이달 18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이 자리에서 최소한 새로운 한미동맹 관계 설정을 위한 방향은 물론 북한 및 북핵 문제에 대한 양측의 조율된 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의연한 대응 배경은 =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 위기 극복 능력이 처음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정부 당국은 일단 `의연한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기조에는 과거 10년간의 남북관계에서 정부가 상당한 지원을 하면서도 끌려가는 모양새를 보였고 결과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현 정부의 인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북관계를 북핵 해결에 공식 연계한 새 대북 정책을 내 놓은 만큼 북한이 적응하기를 의연하게 기다리겠다는 자신감과 과거 대북 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다는 상황 인식도 정부의 대응기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명박 정부가 이 같은 `의연 모드'를 취할 수 있는 것도 어찌보면 지난 10년간의 화해협력정책의 결과에 기댄 바 없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남북 당국간 대화가 사실상 단절됐음에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별탈없이 유지되고 있고 민간의 왕래에 지장이 없는 현 상황은 역설적으로 지난 10년 간 대북정책의 성과란 얘기다.
남북관계의 긴장에도 불구,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 등은 북으로서도 포기하기 어렵고 매년 남한에 일정부분 의지해온 쌀.비료 지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므로 북한이 대남 강경책을 고수할 수만도 없는 실정이라는 게 현 정부의 대체적 인식인 듯 보인다.
◇두갈래로 갈라지는 남북관계 시나리오 =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전략이 먹혀들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현 정부의 기조가 결국엔 주효할 것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북한 또한 남측과의 관계를 희생해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퇴의 갈림길에 선 현 상황에서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서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분석과 한.미가 북한 문제에 관한 한 `찰떡공조'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북한이 `통미봉남' 하려 해도 미국이 쉽게 호응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아울러 `중장기적 입장에서 남북관계를 보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입장인 만큼 남북관계가 당분간 악화되더라도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위해 감수해야 할 비용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 같은 견해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북한 체제의 경직성을 감안할 때 북한이 먼저 아쉬운 소리를 하고 나설 것이라는 전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북한으로서는 대미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식량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문제를 적절히 관리하려는 중국 쪽에 기댈 여지도 있는 만큼 자존심을 버려가며 남한 정부의 새 기조에 맞추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이 6자회담 트랙 등에서 전략적으로 `통미봉남' 정책을 취할 경우 우리 정부는 김영삼 정부 때처럼 남북관계 경색으로 한반도 문제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약화되고 돈은 돈대로 쓰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실제로 미국은 최종 핵폐기 단계에 북에 제공할 경제적 지원의 재원 마련 측면에서 `비핵.개방 3000'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관계의 함수관계 = 일각에서는 북핵 상황에 실마리가 풀리면 남북관계도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지금 남북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정작 북한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결국 6자회담과 북미관계 정상화 트랙"이라며 "북핵문제가 풀려가기 시작하면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핵 상황의 호전이 반드시 남북관계와 선순환 구조로 연결되리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북한이 6자회담 트랙에서 남한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등 방법으로 어깃장을 놓을 경우 북핵 프로세스는 진전되도 남북관계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이 같은 복잡다단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상황 관리를 위해 세심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미국과의 핵신고 문제 타협 방안을 놓고 북한 안에서도 군부와 협상 일꾼 간에 입장차가 있을 것인데, 남북관계 긴장 고조는 강경한 쪽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남북관계 악화가 북한의 신고 문제에 대한 결단에 악영향을 주는 결과로 이어질 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관망하던 북한이 1일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이하 논평)을 통해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향후 남북관계의 전개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움직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정확한 진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남북관계 자체 동력 상실되나 = 이날 노동신문 논평을 지켜본 대북 소식통들은 현 정부의 기조로 미뤄 남북 당국간 대화가 당분간 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명해가며 비핵.개방 3000에 대한 반대 기조를 명확히 한 상황에서 선거를 앞둔 우리 정부도 그간 밝혀온 기조를 당장 수정할 리 만무하기에 남북관계가 자체 동력에 의해 정상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아직은 남북관계의 갈등국면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맣다.
북한도 이날 공식 성명.담화 보다는 한 단계 낮은 `노동신문 논평' 수단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상황 호전에 대한 여지는 남겨 뒀고 남한 또한 총선 후면 대북정책에 관한 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결국 남북이 한동안 긴장 국면을 겪은 뒤 실리적인 타협점을 찾을 것인지 완전한 파국으로 흐를지는 4.9 총선과 이달 18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이 자리에서 최소한 새로운 한미동맹 관계 설정을 위한 방향은 물론 북한 및 북핵 문제에 대한 양측의 조율된 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의연한 대응 배경은 =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 위기 극복 능력이 처음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정부 당국은 일단 `의연한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기조에는 과거 10년간의 남북관계에서 정부가 상당한 지원을 하면서도 끌려가는 모양새를 보였고 결과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현 정부의 인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북관계를 북핵 해결에 공식 연계한 새 대북 정책을 내 놓은 만큼 북한이 적응하기를 의연하게 기다리겠다는 자신감과 과거 대북 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다는 상황 인식도 정부의 대응기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명박 정부가 이 같은 `의연 모드'를 취할 수 있는 것도 어찌보면 지난 10년간의 화해협력정책의 결과에 기댄 바 없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남북 당국간 대화가 사실상 단절됐음에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별탈없이 유지되고 있고 민간의 왕래에 지장이 없는 현 상황은 역설적으로 지난 10년 간 대북정책의 성과란 얘기다.
남북관계의 긴장에도 불구,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 등은 북으로서도 포기하기 어렵고 매년 남한에 일정부분 의지해온 쌀.비료 지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므로 북한이 대남 강경책을 고수할 수만도 없는 실정이라는 게 현 정부의 대체적 인식인 듯 보인다.
◇두갈래로 갈라지는 남북관계 시나리오 =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전략이 먹혀들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현 정부의 기조가 결국엔 주효할 것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북한 또한 남측과의 관계를 희생해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퇴의 갈림길에 선 현 상황에서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서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분석과 한.미가 북한 문제에 관한 한 `찰떡공조'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북한이 `통미봉남' 하려 해도 미국이 쉽게 호응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아울러 `중장기적 입장에서 남북관계를 보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입장인 만큼 남북관계가 당분간 악화되더라도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위해 감수해야 할 비용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 같은 견해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북한 체제의 경직성을 감안할 때 북한이 먼저 아쉬운 소리를 하고 나설 것이라는 전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북한으로서는 대미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식량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문제를 적절히 관리하려는 중국 쪽에 기댈 여지도 있는 만큼 자존심을 버려가며 남한 정부의 새 기조에 맞추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이 6자회담 트랙 등에서 전략적으로 `통미봉남' 정책을 취할 경우 우리 정부는 김영삼 정부 때처럼 남북관계 경색으로 한반도 문제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약화되고 돈은 돈대로 쓰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실제로 미국은 최종 핵폐기 단계에 북에 제공할 경제적 지원의 재원 마련 측면에서 `비핵.개방 3000'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관계의 함수관계 = 일각에서는 북핵 상황에 실마리가 풀리면 남북관계도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지금 남북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정작 북한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결국 6자회담과 북미관계 정상화 트랙"이라며 "북핵문제가 풀려가기 시작하면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핵 상황의 호전이 반드시 남북관계와 선순환 구조로 연결되리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북한이 6자회담 트랙에서 남한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등 방법으로 어깃장을 놓을 경우 북핵 프로세스는 진전되도 남북관계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이 같은 복잡다단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상황 관리를 위해 세심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미국과의 핵신고 문제 타협 방안을 놓고 북한 안에서도 군부와 협상 일꾼 간에 입장차가 있을 것인데, 남북관계 긴장 고조는 강경한 쪽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남북관계 악화가 북한의 신고 문제에 대한 결단에 악영향을 주는 결과로 이어질 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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