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교부세, 그리고 야바위 대한민국
(서프라이즈 / 가을들녘 / 2008-9-23)
종부세를 대폭 완화한단다.
딴나라당이 선거 때 완화해주겠다고 했으니 딴나라당 입장에서는 하는 게 맞다. 대통령 뽑아줬고 국회에서도 압도적 다수를 형성해준 (무개념) 국민들이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동의해줬다고 생각한다. (대운하도, 반값등록금도 쥐새끼와 딴나라당 입장에서는 '추진'하는 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대신, 쥐새끼와 딴나라당은 그들이 벌인 이 일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굉장히 아쉬운 부분은 도대체 대한민국 언론사 기자란 놈들이 뭘 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쥐새끼, 강만수, 딴나라당, 철학 없는 공무원 놈들의 이야기만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이러다가는 대한민국 국민들 병신 만들기 십상이다.
2006년도에 거둔 종부세가 총 1조 7천억 원이다. 이중 1조 3천여억 원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부동산교부세' 명목으로 내려보내 주었다. 종부세 등으로 인한 '거래세' 감소를 보전해주는 측면에서 내려보내 주는 건데, 감소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내려보내 주기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는 '거래세 감소분을 보전하고 남은 금액'을 대체로 재량껏 써왔다.
서울은 종부세를 1조 681억 원이나 걷어서 중앙정부에 줬는데 '부동산교부세' 명목으로 돌려받은 금액은 2,825억 원뿐이다. 무려 7,856억 원을 다른 시도에 준 셈이다. 경기도 역시 1,485억 원을 '손해' 봤다고 할 수 있다. (표 참조)
그럼 가장 적게 종부세를 내고, 교부세는 가장 많이 돌려받은 지방자치단체는 어디일까?
바로 경남이다. 경남은 종부세로 겨우 133억을 걷어서 중앙정부에 낸 다음에, 교부세 명목으로 무려 7.45배에 해당되는 991억을 돌려받았다. 858억의 이득을 본 것이다.
그다음은 어디일까? 전남이다. 전남은 188억을 종부세로 걷어놓고 무려 904억이 더 많은 1,092억의 교부세를 돌려받았다. 낸 돈보다 받은 돈이 5.8배다. 전북은 80억을 종부세로 걷었지만 6.4배에 해당되는 512억을 교부세 명목으로 돌려받았다. 대구도 만만치 않다. 168억을 종부세로 걷어서 646억이 많은 814억을 돌려받았다.
(이 표에 나와 있는 금액은 작년에 '참여정부'가 발표한 재작년(2006년) 종부세 걷은 것과 교부세 내려보낸 것의 통계이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올해 '거짓말 정부'는 작년도(2007년) 내역을 발표하지 않은 것 같다. 혹시 누가 있으면 꼭 댓글란에 출처를 알려주시면 그 자료 가지고 다시 업데이트 하겠다.)
자, 명박이와 만수가 종부세를 대폭 깎아주겠단다. 아예 기존에 내던 사람의 절반 이상에게는 종부세를 걷지 않겠단다. 얼마나 덜 걷힐지 모르겠지만 대략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치면 지방에서 '교부세'로 받아 갈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될까? 대략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겠는가? 많게는 500억에서 평균적으로 200~300억의 교부세가 깎이게 된다.
대한민국 절반의 국민들이 지방에 살고 있는데… 이거 지방에서 다 들고 일어나야 할 일 아닐까? 뭐 상관없다고? 상관없다고 하는 그 심보가 지금 대한민국을 이따위 개판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니가 상관할 바는 아니라고 하겠지? 허탈해… 너무 허탈해…
나는 종부세 세제완화를 하겠다는 이명박과 강만수의 무개념을 한탄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그들의 개 같은 운명 또한 이해하고는 있다. 강남 땅 부자들의 지지마저 잃으면 촛불에 대항할 아무런 힘도 없게 되어버릴 그들의 가혹한 운명이 빚어내는 이 코미디 같은 정국을 저주하지만 솔직히 말해 어떻게 응전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온통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많은 국민들은 또 그 거짓말을 아직도 참말로 믿고 있고, 그나마 ‘양치기(양아치?)’가 지독한 거짓말쟁이라고 소리치는 국민들에겐 오늘도 임채진/어청수의 게슈타포들이 곤봉을 후려갈기고 있지 않은가?
정부가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대체로' 좋은 일이다.
아무리 애국자라도 '세금 내는 것'을 반가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빌 게이츠같이 엄청난 세금을 내더라도 자기 재산에 별 흠집이 가지 않을 정도의 갑부가 아닌 한 누가 세금 내는 걸 좋아하겠는가? 민노당 열혈 지지자라고 해서 세금 내는 것 좋아할까?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누가 그러겠는가…
그러나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은 그만큼 정부로부터 '적은 서비스' 혹은 '적은 간섭'을 받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적게 걷어서 그만큼 허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명박이의 생각은 '일관성'은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국민들도 지금은 정부의 이런 생각에 상당히 동의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린벨트에 땅을 가진 사람들은 이번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역시 명박이야!'라고 외치고 있을 거다. 내 재산 내가 내 맘대로 하는데 더 이상 정부가 관여하지 않겠다고 하니 명박이 뽑은 맛이 날 거다. 감세 역시 강남 땅 부자들에겐 그럴 거다.
그런데 '없는 사람들'은? 그래, 이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은 '정부가 간섭하지 않는 야바위 세상'이다. 경찰이 많으면 삥땅치고 새치기하기 힘든 거다. 정부가 경찰 숫자 줄여준다고 하니 이젠 가난한 사람들도 '한 건' 할 기회가 올 건가? 난 올 거라고 본다. 소방관 숫자가 많으면 불장난하기 힘들다. 정부가 세금 적게 걷고 소방관 더 안 뽑겠다고 하면 불장난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거다.
너무 심한 가정이 아니냐고? 아니, 난 그렇게 안 본다. 세금 적게 걷고 공무원 회식 횟수가 줄어들수록, '뒷돈'은 활개를 치게 마련이다.
대통령도 거짓말쟁이이고, 검찰은 떡값 받아 처먹고, 경찰은 데모하는 사람 잡아서 마일리지 쌓는 세상인데 연봉 2천만 원 받는 말단 공무원이라고 '뒷돈' 받을 욕심 안 날까? 정부가 꼼꼼히 눈을 부라리고 시스템으로 운영될수록 건설업자들 인허가받는데 생고생하지만, 세금 적게 내서 정부가 쪼그라들면 야바위판 벌일 공간은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게다가 '건설업자 십장 출신 대통령'인데 할 말 더 있나?
세금 깎아주는 이명박을 보면서, 정말 한심하고 절망적인 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절실한 한마디가 나오지를 않는 점이다. 경제학자들 사회학자들, 언론사 기자들… 지금 침묵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범자다. 종부세 깎아주는 명박이에게 박수치는 인간들이 바로 지금 대한민국을 야바위판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공범자들이라는 거다.
우리 모두 다 알지 않나?
대한민국은 OECD 국가들 중에서 '국민들이 세금 적게 내는 나라'라는 것 다 알지 않나? 그래서 사람들이 하는 소리가 '일본은 나라가 부자인데 개개인은 가난하고, 대한민국은 나라는 가난한데 국민들이 부자' 라고 하지 않는가? 도대체 이 정도 국민소득 규모의 국가에서 대한민국처럼 '해외에서 돈을 펑펑 써대는 국민들'을 가진 나라가 어디 있는가? 다른 나라 사람들은 돈 쓸 줄 몰라서, 해외여행 할 줄 몰라서, 해외유학 보낼 방법을 몰라서 안 하고 있는가?
세금 더 걷어도 모자랄 판에 세금 깎아주는 이 정신머리 나간 정부나, 거기에 좋다고 박수쳐 대는 인간들이나… 정말,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종부세 깎아준다고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경멸의 눈초리를 꼭 보내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종부세 깎여 좋은 사람 있다면 자식새끼들 앞에서는 티 내지 말지어다.
자식새끼 이명박 같이 키우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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