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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넷트워크 비즈니스'

장백산-1 2009. 5. 23. 09:47

[신태범 칼럼] 주목받는 '네트워크 비즈니스'

세계일보 | 입력 2008.11.24 15:23 | 수정 2008.11.26 14:18

 




[이허브] 지난 8월 공장 작업복 차림의 중국여성 사진이 인터넷에서 '아이폰 걸'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의 주인공은 중국 선전(深川)에 있는 대만 폭스콘사 전자제품 공장의 20대 여공(女工)이었다. 애플의 아이폰 생산라인에서 성능 테스트를 위해 찍은 사진을 삭제하지 않은 채 출고했던 것. 영국에서 이 아이폰을 구입한 남성이 사진함에서 앳된 모습의 이 여성을 발견,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순식간에 네티즌들 사이로 퍼져 나갔다.

 

글로벌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확산, 기업의 가치사슬이 세계 곳곳으로 분화되면서 발생한 에피소드다.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제조 기능만을 개발도상국에 맡겼던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과는 달리, 연구개발·디자인·생산·마케팅까지 각국의 전문기업에 위탁한다(삼성경제연구소. 2008. 06). 이는 최근 의류, 신발업종 등에서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 사업이 여기에 속한다. 미국에선 기획, 디자인, 판매 일부만 전담한다. 부품은 일본(바야시 겐쿄의 본체액정, 히타치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버), 한국(삼성의 플래시메모리) 등에서 가져다 쓰고 조립은 중국서 한다. 최근 LCD 패널은 LG디스플레이에서 납품받기로 했다.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한때 LCD TV 판매 1위를 기록한 미국 토종 브랜드, 비지오 역시 기획과 판매에만 집중하는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전형이다. 자체 설비 없이 LCD패널과 TV범용 칩은 한국이나 대만제품을 쓰고 암트란에 생산을 위탁해 코스트코 등 창고형 매장에서 판다. 이 방식으로 비지오는 출시 2년만인 올해 1분기 북미시장 점유율 12.5%를 기록, 삼성(12.8%), 소니(12.7%)와 어깨를 겨누고 있다.

네트워크형 비즈니스의 강점은 생산비 절감에 따른 가격경쟁력이다. 고정설비를 보유하지 않아 사업운영이 유연하고 경기 불황에도 유휴설비나 인력 부담이 없다. 핵심기술이나 사업기반 없이 세계 각국의 자원을 끌어다 최적의 공급사슬을 구축,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든다. 홍콩 의류업체 리앤펑은 37개국 7500개 기업의 공급자망을 갖추고 있다. 이 업체의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20%, 26%였다.

이에 반해, 지분소유나 장기계약으로 폐쇄적 네트워크를 형성, 수직계열화를 고수한 일본의 주요 전자제품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97년 30.7%였던 노트북PC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5년 10. 9%로, 같은 기간 휴대전화 단말기는 22.6%에서 6.8%로 추락했다. 한국 기업들 또한 일본과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우리 식탁이 다국적 식재료로 채워진지도 오래됐다. 기업 공급망 사슬이 거미줄처럼 얽힌 글로벌무대에선 자체 시스템이 아무리 훌륭해도 곧 한계에 직면한다. 불황기일수록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가치사슬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시스템 전체가 붕괴되는 리스크도 있지만 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한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장기적으로 시사점이 많다. 제조업종뿐 아니라 유통 물류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경쟁력과 전문성을 제고할 대안으로 적극 검토해볼만 하다.

E HUB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