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파이터가 싸움에서 유리하다는 것은 코흘리개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누가 기선을 먼저 잡느냐 하는 것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고수는 자신의 주무기로 상대의 헛점을 가격하게 될 결정적인 시기를 모색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더욱 더 침잠 시킨다.
일합이 교차하는 순간 비로소 오늘 상대에게 내세워야 할 운명의 주무기,
즉 하나의 필살기가 정해지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무수히 많았던 전쟁과 그 전쟁의 주역들에게 가장 어필 했었던
한마디는 바로'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였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병법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그 말을 한커풀
벗겨보면 병장기나 총기류와 같은 화력이 동원 되지 않았을 뿐 고도의 심리전과
정보전이 그 승리의 바탕에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나 진배가 없다.
표면상 불과 일주일전에 종료된 상황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빠른속도로 상처가
치유되어 가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 이번 일로인해 우리는 엄청난 내상을 입었고
또 굳이 그 사실을 부인하고 싶지도 않다.
그 동안 일련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하고 연구하며 홀로 절치부심
했었던 적도 많았지만 동지들과 아픈상처를 마주 대면하고서 서로 부벼댄다는 게
나로서는 기실 감당하기 힘든 심적인 압박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순전히 내 개인적인 지식과 의지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대 모험으로 남게 될지라도 동지들과 함께 조금이라도 미래의 희망에
다가서서 잠깐이라도 소통의 공간을 열어두고 싶은 작은 욕심에서 이다.
현재 열린우리당 현역 국회의원들의 면면을 보고서 우리당호가 어느역에 정차해
있는지를 알아 낸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하물며 원내 의원나리에게 탯줄을 대고 있는 각지구당 대의원들로 부터 그들의 표심을
개혁이냐 비개혁이냐로 분류해서 알아낸다는 것도 역시 기적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투표에 대한 한표 행사는 있었으되 개인의 신념이나 소신이 배재된 신파극의 한마당이
이번당의장 선거전에서 펼쳐지고말았다. 고향의 정리와 사적인 끈끈한 결속이
이념과 당의 명운보다도 더 높은가치로 자리매김 되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에누리 없이 이미 정해진 당권파의 공고하고 스케일 큰 표앞에서 그저 대의와 명분에
목숨거는 개혁파의 소담한 표들이 안타까운 몸짓으로 김두관과 유시민 그리고 장영달
사이로 길을 찾아 이동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교통정리가 과연 필요 했으며
게임의 법칙이나 아젠다의 선점이 과연 유효 했었는지는지에 대한 증명은 철저히
신에게 속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승리에 대한 추구다.. 그 보다 한단게 높은 염원까지도 인간인 이상
바라보고 욕심을 내 볼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김두관님은 그 선에서 무리없이 그리고 페어하게 종료 키보드를 눌렀다.
무리를 해서라도 승리를 꼭 해야겠다는 승리지상주의자들의 주무기이자 그들의
필살기인 승리에 대한 집착과 배신, 야합에 대한 유혹이 애시당초 그에겐
없었다는 것이다.
유시민이 예의 그 현란한 언어와 날카로움으로 무장한 채 문의 반대편에서
개혁브랜드 스티커가 붙은 날선 표창을 날려대며 지지자들과 개혁네티즌들을
열광시키고 있을 때 김두관은 강도높은 반유 세력들에게서 튕겨져 나오는 유탄들을
몸소 받아내며 그를 보호해 주었다. 이것만으로도 그들의 상호 신뢰감이 어느정도
인지는 짐작할 수 있겠지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김과유 그 두사람 신뢰감의
농도 뿐만 아니라 김두관이 지니고 있는 정치인으로서 미덕의 부피나 용량이 그만큼
장대하다는 것이다.
그들이 획득한 표의 간격보다는 적어도 그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신뢰감의 간극이
훨씬 가까우리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우리 동지들만큼은 그 점에 대한 유의원의
진정성을 의심없이 믿어주길 권고 한다. 그도 김두관의 승리를 누구 보다도 원했고
또 염원했을 것이다. 공격하는 그나 옹호했던 김두관 역시 상대방의 승리에서
좀 더 참다운 의미를 찿으려 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개혁이고 그래도 혁신만이 살길이다. 김두관과 유시민, 그리고 유시민과
김두관, 그들이 개혁과 혁신을 최고의 가치로 추종하며 참여민주주의 성전에서 진실로
국민을 위해 찬가를 부르는 시대의 진정한 개혁교도라면 아직도 두유불사라는
문구의 시효는 무한하다.
김두관의 변함없는 지지자로써 나는 이 기회에 그가 다양한 주무기로 새로이
무장 되기를 바란다.이미 하드웨어가 구축되어 있는 만큼 유시민이 지니고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능력을 다운로드 받아서라도 그가 반개혁의 무리들에게 필살기를
구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유의원에게 하드적인 부분이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니니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그들에게서 특히 부각되는 부분에 대해 강조를 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나는 현 우리나라의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두분이
잘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이 많은 부분에서는 동지로 때론 서로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기분좋은 라이벌로서 원칙이 상실 되어버린 한국의 정치판을 유쾌하게
견인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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