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가고 범은 오고
(서프라이즈 / 김동렬 / 2010-01-01)
21세기는 소통의 시대가 될 것이오. 누구나 다 알고 있소. 조짐은 도처에서 보이고 있소. 몸으로 느끼고 있소.
일찍이 인터넷 신세계로의 초대가 있었소. 확실히 인터넷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소. 여세를 몰아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이 탄생하였소. 그리고 인터넷 거품의 소멸과 함께 삽빠부대의 대반동이 일어났소.
역사에 늘 있어온 반복되는 패턴. 뻔할 뻔자 반전에 반전. 그리고 지금 우리는 아이폰 붐과 함께 잡스형님이 돌아와서 다시 목에 힘 주는 모습을 보고 있소.
그렇소. 인터넷 혁명은 1회성의 소동이 아니오. 제 2의 제 3의 여진이 있을 것이며, 인터넷과 더불어 보고 자란 신세대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할 때 쯤이며 환골탈태에 가까운 거대한 변혁은 이루어질 것이오.
찬바람 부는 지금은 물러나 각자 내실을 기를 때. 다시 한번 역사의 밀물이 들어오면 준비된 자가 거함의 브릿지를 차지할 것. 보시다시피 종이신문은 자신들의 몰락을 잘 알고 있소.
망해도 한겨레, 경향이 먼저 망하고(진보든 보수든 변신 못하면 죽음은 필연) 조중동은 약빠르게 방송으로 갈아타겠지만 방송 또한 서서히 몰락할 것이오. 영향력을 잃을 것이오.
아시다시피 방송이라는 분야야말로 젊은 감각이 요구되는 각별한 무대 아니겠소? 방송가에 민노당이 많은 이유는 젊은 감각이 아니면 방송이라는 것이 도무지 되어먹지를 않기 때문이오.
착각도 유분수지 조중동 꼴통방송의 등장은 그들의 파멸을 재촉하게 될 것이오.
삽질의 시대는 가고 창조의 시대가 올 것이오. 창조는 문화적 양식의 창조이며 양식은 혼자 만드는게 아니고 세력과의 교감에 의해 만들어지오. 널리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자 만이 양식을 만들 수 있소.
조중동은 가스통 노인네들의 마음을 잘 읽지만, 그것이 그들의 유일한 재주.
대중과 호흡을 일치시킬 수 있는 자가 리더가 되오. 이제 모든 면에서 창조가 전면에 등장할 것이오. 일본과 한국은 베끼기로 커온 주제에 후발주자 중국의 뒤늦은 베끼기를 비웃고 있지만 딱 여기까지오.
베끼기 수법 더 이상은 먹히지 않소.
이젠 우리가 세계사를 주도해야 하오. 창조의 방법이어야 하오. 아시아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 구만리 창천을 덮을 대붕의 날개를 펼 때, 누가 아시아의 눈이 되고 머리가 될 것인가?
아시아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자가 아시아의 리더가 될 수 있소. 한류로 하여 그 본질은 이미 증명되었소. 이란이든 이집트든 한국의 감각은 두루 먹히게 되어 있소. 미국이 돈으로 하는 것을 한국인은 머리로 할 수 있소.
중국은 유교사상의 발원지이나 아직도 우스꽝스러운 풍수나 따지고 있는 것을 보면 정서는 도교에 가깝소. 아랍과 인도를 포괄하여 대(大) 아시아에 공통되는 코드는 유교지만 그것이 공자의 유교는 전혀 아니오.
유교의 본질은 ‘공존의 지혜’라 할 수 있소. 서구는 꼴보기 싫으면 안보면 그만 이라 핵가족으로 달려가오. 꼴보기 싫은 인간과 티격태격 하며 사는 모습이 유교의 본질이오. 그러한 갈등이 집약된 나라가 한국이오.
꼴보기 싫은 북한과 동거, 꼴보기 싫은 중국과 동거, 더 꼴보기 싫은 일본과 동거, 거기에다 시어미 미국에 시누이 러시아까지. 단련된 한국인들이 아시아를 위하여 뭔가 정답을 내놓을 때가 된 것이오.
역사의 부름이 있으면 응답하는 것이 당연. 아시아를 위하여 그리고 인류를 위하여 한국이 몫을 할 때가 되었소. 세상을 바꾸는 기획을 내놓을 때가 되었소. 대승의 큰 배를 지금 설계 들어가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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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아저씨가 기묘한 것을 내놓은 것은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새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오. 바야흐로 때가 되었기 때문이오. 잡스 아저씨는 아마 10년전부터 계획하고, 대비하고 있었을 것이오.
마찬가지. 내가 내놓은 것은 어줍잖은 단어 몇 개 뿐, 우리가 세상을 향해 외칠 수 있는 목소리는 지극히 작은 것, 그러나 만약 때가 되었다면 산사의 범종이 당목을 만나 제 안의 것을 토해내듯, 세상을 깨우는 큰 울림소리를 낼 것이오.
새해는 가슴까지 뜨거운 해가 되기를.
http://gujor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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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