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화 현상과 이공계 육성 |
중국, 반도체분야 등 2~3년내 한국 추월 ‘不二정신’바탕 과학육성 동기화 시급 우리는 자연현상을 접하다 보면 자연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곤 한다. 그 가운데 복잡계와 관련된 카오스 분야에 속하는 ‘동기화(synchronization)’라는 흥미로운 자연현상을 하나 보기로 들겠다. 예전에는 조금만 도심을 벗어나면 반딧불이를 흔히 볼 수 있었으나 요즈음은 환경 보존이 잘된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한 과학자가 남부 아시아의 어느 지역에서 반딧불이에 대해 관찰과 실험을 한 내용이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면서 반딧불이들이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제멋대로 깜빡거리다가 한 밤중이 되면서 집단 전체가 자연스럽게 동시에 같은 진동수로 깜빡거리며 깜깜한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는 현상(동기화 현상)을 관찰하였다. 한편 이번에는 매우 밝은 조명등을 이용해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동기화된 진동수로 조명등을 깜빡거리다가 서서히 진동수를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다 보면 어느 진동수까지는 모든 반딧불이들이 바뀐 진동수에 맞추어 깜빡거리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진동수에 이르자 강제적인 조명등의 진동수에 맞추던 것을 포기하고야만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사실 복잡계 현상은 비단 물리현상뿐만 아니라 미국의 나스닥과 한국의 코스닥이 동기화가 일어났다느니 깨졌다느니 하며 투자자들을 울리고 웃게 하는 경제현상 분야나, 뇌파나 심장박동과 같은 생체신호 등 의료 분야에서도 관찰되는 등 오늘날 복잡계의 과학은 물리학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과학의 새로운 흐름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고등학생들의 심각한 이공계 기피현상과 정부 각 부처간의 이기주의로 인해 부처간의 동기화가 깨어져 있는 현실을 살펴보자. 중국은 지금 무섭게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그 권력의 핵심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과학기술을 공부한 사람들이다. 현재 중국은 이들의 주도 아래 이공계 인력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한 결과 이공계 진학률이 90%인 반면 한국은 27%에 불과하다. 연구개발비 투자도 중국이 우리를 앞지르고 있어, 업계에서는 반도체는 6~8년, LCD는 3~4년, 이동통신은 2~3년, 디지털가전은 2년 후면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이공계 학생들의 장래를 가늠케 하는 이공계 전공자들의 국회와 정부에서의 위치를 보면, 16대 국회의원 중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 중 불과 11%만이 이공계 출신이다. 장관 및 차관급 고위 공직자 가운데 24%가, 정책결정을 담당하는 정부의 3급 이상 고위 공직자 가운데 단 16%만이 이공계이다. 그러니 이들 소수를 통해 이공계 분야에 대한 바른 정책이 수립될 수 있겠는가! 이런 다급한 상황에서 2002년 7월 22일 대통령 주재로 국가 과학기술위원회 제10차 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렸고, 이 자리에서 ‘청소년이공계 진출촉진방안’을 포함, 11개 안건을 심의·확정했다고 한다. 형식상으로는 언론을 통해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의 관심을 널리 알린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2002년 6월 17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룬 축구대표 선수 가운데 병역 미필자 10명에게 병역 면제혜택을 주기로 전격 결정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과학기술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회의결과를 보면 병역특혜, 과학 교과과정의 개선, 사회진출 후의 직업 보장 등과 관련된 정책과제들을 실현의지와는 별개로 보고한 정도지, 결정된 것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지난 수개월간 정부 각 부처간에 협의할 기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이기주의로 인해 관련 부처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그런데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특히 병역특례에 관해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왜냐하면 현역 복무 시기는 이공계 전공자들의 경우 이들이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국방부에서는 먼저 악평등(?)과 관련된 국민의 정서를 자극하는 ‘병역특례’라는 용어부터 바꾸어야 한다. 21세기 국가간 경쟁의 우위는 무기를 들고 싸우는 좁은 의미의 전쟁보다는 첨단과학기술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선진국들의 제도를 면밀히 분석, 이공계 전공자들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재능 있는 전공자들의 특성도 최대로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병역제도’를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이제 반딧불이의 동기화 현상을 통해 배운 교훈처럼 첨단과학분야의 육성은 과학기술부가 주관하되 관련 부처들도 ‘부처이기주의’를 떠나 동기화된 ‘不二’ 정신을 바탕으로 관련 제도의 신속한 마련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만 한다. 더 나아가 이를 통해 부강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어려운 이웃나라를 도우며 한국민의 끈끈한 정이 담긴 진정한 인류애도 전세계에 널리 나툴 수 있다고 본다. 덧붙여 이것은 ‘복지부동’이 아닌, 바로 임제 선사의 ‘수처작주(隨處作主)’ 정신, 즉 있는 그 자리에서 제 맡은 바 본분을 다하는 정신의 적극적인 실천인 것이다.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
출처 : 석가모니불
글쓴이 : 영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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