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문성근이 시작한 '유쾌한 100만 민란', '돼지'를 민주당 당대표로!!!

장백산-1 2010. 8. 31. 11:37

문성근이 시작한 유쾌한 100만 민란, ‘돼지’를 민주당 당대표로
번호 196500 글쓴이 조기숙(brightmagic) 조회 795 등록일 2010-8-31 09:36 누리269 톡톡0


문성근이 시작한 유쾌한 100만 민란, ‘돼지’를 민주당 당대표로…
(서프라이즈 / 조기숙 / 2010-08-31)


배우 문성근님이 거리로 나섰다. ‘2012년 한나라당과 조중동 동맹의 재집권을 저지하고 민주진보정부를 세우려는 일념’이 그를 100만 민란의 주동자로 만들었다.

그의 모습에 40여 년 전 정확히 1968년 8월, 미국의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로 쳐들어간 반전시위대, 청년국제당(약칭 이삐: Yippies)의 리더, 호프만과 루빈의 얼굴이 겹쳐진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베트남전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부통령이었던 휴벗 험프리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할 예정이었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돼지 몰고 쳐들어간 시위대 

아비 호프만(좌)과 제리 루빈(우)

 

이삐는 패가서스라는 이름의 돼지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다. 그들은 이렇게 외쳤다.

“여러분이 대통령을 선출하면 그는 국민을 잡아먹습니다. 우리가 돼지를 선출하면 국민이 그를 잡아먹게 될 것입니다.”

Pigasus the Immortal: 불멸의 패가서스

 

 

우화나 만화에서 정치인은 종종 돼지로 묘사된다. 자신의 탐욕스러운 욕망에 충실한 정치인이 돼지의 모습을 닮았기 때문이다. 이삐의 정치풍자는 국민이 진정한 정치의 주인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주었다.

 

하지만 모든 정치인을 돼지 같다며 외면할 일은 아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국민의 복리를 위해 진정으로 일하는 선량도 적지 않다. 특히 진보개혁정당에는 그런 정치인이 많다. 문제는 그런 정치인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진보개혁진영의 민심이 정직하게 집약되고 표출될 대중정당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결국 일부 언론과 전문가의 과학적 근거 없는 민심해석이 사실을 왜곡하고 그 해석을 믿는 순진한 정치인은 지속적으로 헤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설익은 어륀지 정책과 고소영 강부자 내각으로 심각한 민심이반을 경험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수구보수세력은 개헌도 할 수 있는 2/3가 넘는 국회의석을 확보했다. 국민이 현 정부의 견제를 민주당에서 찾은 것이 아니라 박근혜 대표와 선진당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2008년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못지않게 민주당도 심판을 당했다. 50% 이하의 투표율은 민주당의 몰락과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경고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총선참패의 원인을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돌렸다. 이런 식의 아전인수 때문에 민주당이 아직도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이명박 정부가 헛삽질을 해도 2010 지방선거에서 노무현사단이 광역후보로 나서지 않았다면, 야권후보단일화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민주당은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보다 진보적인 유권자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국민에게 대안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자만에 빠졌고 자신들의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정당 개혁에서 민주당보다 한발 앞선 한나라당

이번 개각이 현 정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으니 다음 대선에서는 이 정부가 심판을 받으리라 기대한다면 이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이 대통령이 무슨 짓을 해도 한나라당의 지지도 하락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것이다. 한나라당을 단순한 지역정당으로 간주한다면 이는 대단한 착각이다. 한나라당은 충실한 수구보수정당의 이념을 토대로 대통령 경선의 제도화까지 축적한, 정당발전에서는 민주당보다 한발 앞선 정당이다.

 

젊은이들로부터 외면당한다는 점에서는 민주당도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반MB 표, 친노무현 표가 민주당에 결집했을 뿐이다. 그러한 지지를 영속적으로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달려있다.

 

노무현정신은 한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제도화한 참여민주주의 정신이다. 이는 우리보다 민주주의가 앞선 선진국들이 증명한 역행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그것이 2008년 거대하게 타오른 촛불정신이다.

 

2002년 민주당은 ‘국민경선제’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국민의 여망을 담아 노무현이라는 후보를 탄생시켰다. 불행히도 그 제도는 일회성에 그치고 말았다. 참여정부의 고난, 열린우리당의 실패, 민주당의 만년 20% 지지도는 전적으로 민주개혁정당의 제도화 실패에 기인한다.

민주당이 제도화에 실패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한반도의 분단과 현대정치의 점진적 변화에 있다. 해방 이후 한 번도 양 날개로 날아본 적 없는 남한정치는 대중진보정당이 성장할 토양을 제공하지 않는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정치적인 대척점에서 성장해왔다. 그러나 민주정부 10년의 집권과 민주주의의 공고화, 그리고 동시에 불어 닥친 양극화 문제로 인해 정치의 주요쟁점이 경제적인 문제로 옮겨가게 되었다. 노 대통령의 양극화 담론과 복지정책은 이러한 경제적 균열의 등장에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한국유권자의 이념적 양극화는 노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두드러지게 진행되었음이 연구결과 밝혀졌다. 그 결과, 저소득층은 여전히 계급배반투표를 하지만 중산층의 계층투표가 뚜렷이 나타나게 되었다. 부자감세를 시행한 이명박 정부 기간에는 이러한 이념적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다.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직면한 문제의 본질은?

 

▲ 지난 8일 정동영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반성문을 올렸다.

 

정치의 쟁점이 민주 대 반민주에서 성장 대 분배로 넘어가면서 개혁진영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이것이 지난 대선 정동영 후보가 직면한 문제의 본질이었다. 그는 정면으로 문제에 도전하기보다는 열린우리당 간판을 내림으로써 지역주의의 보호막 뒤로 숨어버렸다. 정동영 후보가 참여정부의 비전2030을 내세워 승부를 했다면 어땠을까?

 

여전히 패배를 피하긴 어려웠겠지만 명분 있는 패배는 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정치의 진보화는 세대교체만큼이나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다. 한국민의 머릿속에는 성장이데올로기의 성공신화만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층의 투표율도 올라갔을 것이고 현 정부의 실정과 함께 민주당과 정 후보는 대안세력으로 부상했을 것이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정동영 의원은 노 대통령의 한미 FTA를 반대하지 못한 것을 반성했다. 그렇다면 일관되게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해온 민노당은 지난 총선, 대선에 왜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했는가? 정치인이 언론의 아전인수에 휘둘리면 이런 식의 엉뚱한 반성문을 쓰게 된다.

 

촛불시민을 비롯해서 민주당의 잠재적 우호집단은 신자유주의 반대세력이 아니다. 이들 상당수는 한나라당의 성장 이데올로기에도 반대하지만 20세기 큰 정부도 지지하지 않는다.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데 세금만 올린다고 복지국가가 되겠는가. 개방에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도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구언론이 독과점하고 있는 여론시장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일반국민들은 삼성개혁보다는 국민경제가 무너질까 봐 정부가 삼성을 비호해도 눈을 감는다. 서민은 부자증세로 복지가 늘어난다고 좋아하기보다는 경제가 위축될까 봐 더 걱정한다.

 

한쪽 날개로 날았던 남한정치의 역사와 문화를 외면하고 좌파적 대안을 들고 나오면 하루아침에 국민이 환호할 것이라는 가정은 강단 좌파들에게나 해당된다. 정치인은 좀 더 현실적인 한계 속에서 고민하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민주당이 보다 좌 클릭해야 한다는 데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무엇이 진정한 진보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상당수 진보적 유권자에게 20세기 큰 정부 복지국가는 이미 낡은 이념이 될 수도 있다. 민주당에겐 21세기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민주당에게 필요한 건 담대한 비전을 지닌 지도자가 아니라 집단지성의 상상력이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당의 의사소통 구조가 개방적이고 민주적이라면 사실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당내 경선과정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대안이 채택되면 된다. 그 대안은 다시 본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폐쇄적인 민주당 조직으로는 어떤 대안이 선택되어도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결선투표가 없는 소선거구 다수제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은 양자택일을 강요받기 때문이다. 현 정부를 심판하고 싶어도 민주당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유권자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처럼 기권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결과는 민주당의 패배로 나타나게 된다.


10월 민주당 전당대회,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아야

이제 국민이 나서야 한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려다가는 투표권을 박탈당할지도 모른다. 올 10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이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와 공천을 제도화한다면,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의 세력이 공존하면서 합리적으로 토론, 경쟁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 당대표가 되기를 원하는 후보들이 이러한 민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유권자는 돼지를 몰고 민주당 전당대회로 쳐들어가야 한다.

 

 

시카고 경찰에 체포된 돼지

 

 

1968년 시카고의 돼지는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에 경찰에 체포되었다. 20세기 최고의 정치풍자는 폭력시위와 피비린내나는 진압으로 마감되었다. 결국 민심에 귀를 닫은 민주당은 1968년 대선에서 대패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 1969년, 맥거번-프레이저 위원회를 만들어 경선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는 미국의 국민참여경선은 시카고 전당대회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대의원에 청년, 소수인종, 여성을 인구비례로 포함시키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었다.

 

문성근님은 이렇게 외치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투표하고 싶다면 100만 민란에 동참해주십시오.”

 

민주당은 미국 민주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 대선 패배 전에 평화적 민란에 응답하라. 40년의 세월과 태평양을 뛰어넘어 역사의 진보를 증명하길 기대한다.


※ 사진은 google.com에서 가져왔습니다.

 

조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