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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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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가평 현리의 풀무지 꽃무지, 축령산 자연휴양림 다녀오다. 가평의 꽃무지풀무지는 우리꽃 야생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한 번쯤 소개해 주고 싶은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꽃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 거의 모든 이란 말이 좀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정도라는 말.
1200여 종의 꽃과 나무들이 있다고 한다. 특히나 작은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관찰할 수 있는 곳. 또 이 곳의 주인이신 아주머님, 아저씨께서 얼마나 친절하시고 좋으신지... 꽃에 대해 묻고 질문하면 그 답변하는 기쁨으로 사시는 듯 하다. 질문 안 하시는 분들께 얼마든지 질문하시라고 찾아가 말씀을 걸 정도...
축령산에서 금낭화, 산괴불주머니, 양지꽃 보다. 풀무지 꽃무지, 노루귀와 괭이눈은 꽃밭에서 무수하게 피었다. 지금이 바로 노루귀와 괭이눈이 한창일 때.
이곳은 금낭화는 아직이다. 다음 주 쯤이면 활짝 필 것 같고, 할미꽃도 다음 주 쯤이면 활짝 열리겠다.
여기에서 그동안 계속 헷갈리던 산수유와 생강나무의 다른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많은 꽃들을 보기는 조금 이르지만 눈을 씻고 마음을 열고 자세히 찾아 보니 곳곳에 작고 앙증맞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볼 수 없을 다양한 꽃들이 피어있다.
이를테면... 주름잎, 꽃마리, 냉이꽃, 꽃다지, 민들레, 제비꽃, 양지꽃, 뱀딸기꽃, 별꽃, 같은 작고 앙증맞은 꽃들...
그리고 아래쪽 하우스 안에는 조금 더워서 그런지 아직 노지에서 피지 않은 꽃들이 많이 피었는데 애석하게도 이름을 다 모르겠다.
앵초, 깽깽이풀, 개족도리, 금낭화, 미치광이풀 피나물, 은방울꽃 등이 피어올랐다.
와... 배부르다. 행복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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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나무인지 몰라도 많은 나무들에서 작은 새순이 돋아난다. 연한 초록빛의 새순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그냥 어린아이들의 순수를 보는 듯 내 마음이 어려진다.
'지리산에서보낸 산야초이야기'라는 책에서 백초차라고 하던가? 봄 돋아나는 새순들이며 막 올라오는 산나물들 백여가지를 모아 덖어서 만든 차라고 했는데, 지리산의 백가지 이상의 새순들을 모아 만들다 보니 백초차 한 잔 하면 지리산을 마시는 듯 하다고 했다.
그 얘기 듣고는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지리산의 향기를 마신다는... 지은이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슴 깊이 다가오는 책이다.
그 책 읽으면서 녹차나 중국차 뿐 아니라 우리차, 야초차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세상엔 그러고 보면 참 자연을 닮은 사람들, 아니 하나의 자연이 되어 사는 사람들이 참 많기도 하다.
그들이 그렇게 나름대로의 모습으로 그곳에서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는 그 자체가 나에겐 위안이고, 도반이다. 새순을 보면서 세상의 눈뜸을 본다. 내 안의 봄이 깨어남을 보고, 내 안의 마음씨앗이 순을 틔움을 본다.
저 새순처럼 내 안의 새순도 피어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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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리]
꽃마리. 모르긴 해도 꽃마리를 보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 같다. 꽃마리는 그야말로 지천으로 피어있다. 우리나라 어디든지 꽃마리를 볼 수 없는 곳은 없어 보일 정도.
그야말로 우리 야생화의 전형을 보는 듯... 꽃마리는 작다. 작아도 너무 작다. 어린 아기 새끼 손톱보다 더 작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앙증맞고 예쁜 모습은 그 어떤 화려한 꽃에 비할 수 없다.
꽃이 너무 작아서 그렇게 많이 피어있지만 볼 수 없는 사람이 많은 것. 앉아서 그것도 두 눈을 가까이 가져가야 겨우 볼 수 있을 정도.
꽃마리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세심한 관찰력과 대자연에 대한 경외감에 눈뜬 사람이 아닐까. 내가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꽃 중에 하나다.
꽃마리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다른 그 어떤 꽃이며 대자연의 신비를 볼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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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자꽃]
명자꽃 피다. 지난 다솔사 명자꽃이 활짝 피었더니만, 서울에도 조금씩 햇살 받은 쪽 꽃봉우리는 활짝 열려온다.
꽃 색깔이 다양하다. 빠알간 색, 붉고 하얀 색, 또 흰 색도 있고... 빨간 색 명자꽃은 나무며 꽃의 크기가 좀 작아서 그렇지 동백꽃의 그것과 비슷하다. 수술 모양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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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
강원도 건봉사. 산에는 생강나무꽃도 피었고, 여린 원추리가 올라온다. 점심공양으로 원추리 나물이 나왔다. 역시 절집안은 계절나물이 빠르다. 자연과 하나되어 사는 모습...
그래서 산속에 사는 스님들을 뵈면 그 모습 속에서 눈빛이며 얼굴 속에서 자연과 닮은 모습을 보게 된다. 요즘같은 세상에서 참 고맙고 감사한 새벽 이슬같은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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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강원도 고성 건봉사에 가다. 강원도 쪽으로 넘어가는데 맑은 공기하며 푸르른 산과 들 계곡 하며 내 마음도 더없이 푸르러짐을 느낀다.
역시 강원도는 어머님 품과도 같은 내 맘 속 푸른 녹색의 땅이다. 꽃다지도 조금씩 피어올랐고, 앙증맞은 제비꽃도 피었다.
강원도에 뒤늦은 봄소식.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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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양목꽃]
회양목에 꽃이 피었다. 무슨 회양목에 꽃? 하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사실은 나도 오늘 처음 보게 되었다.
이것이 꽃인지 뭔지는 몰라도 전에 없던 것이 나타난 차에 신기하여 사진도 찍어 놓고 인터넷에서 자료도 찾아보고 했더니 회양목에도 이런 예쁜 꽃이 핀다 했다.
회양목 꽃은 얼른 봐서는 안 보이지만 조금만 유심히 관찰해 보면 연초록빛의 아주 예쁜 꽃이 핀다. 이런 바라봄과 발견이 소박하지만 작은 행복을 안겨준다.
황양목선(黃楊木禪)이란 말이 있다고 한다. 황양목이 회양목을 지칭하는 것으로 회양목 같은 참선수행자를 이르는 것.
근기가 우둔하여 아무리 참선수행을 하여도 제대로 성취를 못 이루는 수행자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회양목이란 자라는 것이 더디고 느려 자라는 지도 모르게 자란다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황양목선의 수행자를 아둔하고 성취를 못 이루는 수행자로 보기 보다는 더디고 느리더라도 일년 사시사철 푸르른 잎을 가지고 있음을 볼 때 항상 같은 마음 같은 정진으로 꾸준히 수행하는 수행자라고 칭찬해 주고 싶다.
회양목은 일년 사시사철 푸르고 그 잎도 진하다 보니 봄이 되어 피는 같은 색의 꽃인 회양목꽃을 보지 못하곤 하는 것. 또 오히려 회양목꽃은 회양목 잎보다 더 색이 연하여 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그 연초록의 앙증맞고 아기자기한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회양목을 보며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그렇게 화려하지 않아도 남에게 쉬 드러나지 않더라도 늘 때가 되면 꽃을 틔우는 것을 볼 때면 숙연해 진다.
요즘이야 얼마나 나를 드러내고자 하고, 드러내기 위해 온갖 화려한 치장으로 시선을 끌기 위해 애쓰는가.
그럼에도 묵묵하고 묵연하게 자기 자신의 모습을 가꾸는 황양목선의 수행자가 있다. 그런 수행자... 오늘 난생 처음 회양목 꽃을 보면서 황양목선의 수행자를 내 안에서 그려보게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