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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이야기] 우리의 뿌리를 찿아서---은하수를 넘어서...

장백산-1 2011. 2. 4. 20:59

ds2hcg님의 블로그 > 지구 이야기


[지구 이야기] 은하수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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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넘어서
[뉴스등록시간 : 2010년 04월 07일(수) 23시 19분 ]
 

우리의 뿌리를 찾아서 [ IV ]  

▷윌슨산 천문대
1920년 윌슨산 천문대에 허블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시기는 아직도 우주의 끝은 우리 은하인 은하수라는 것이 지배적인 생각이었던 때이다. 인기 있는 권투선수이자 농구선수이었으며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를 하던 허블이 천문학을 공부하러 이곳으로 온 것이다.

허블,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변광성 발견

▷윌슨산 천문대 내의 망원경 모습
1917년 완성된 윌슨산 천문대에는 20세기 경이로운 공학 기술의 완성품으로 꼽히는 무게 100톤, 구경 2.5m(100인치)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었다. 허블은 바로 이를 이용하여 당시 누구도 볼 수 없었던 깊은 은하 속을 관측할 수 있었다. 

▷망원경내부에 들어갈
구경 2.5m의 거울을
제작하고 있는 모습
이곳의 망원경은 헤일이 1908년부터 1917년 11월까지 10년이나 걸려 완성한 것이었다. 9만2천분의 1의 비율로 완벽한 상태로 연마된 무게 약 4톤의 주거울은 8천㎞ 밖의 거리에서 촛불이 반짝이는 것도 포착할 수 있는 당시 최대의 것이었으며, 포도주병 1만개 분량의 용융유리를 필요로 했던 그 때까지 만들어진 가장 큰 유리조각이었다. 자신이 MIT에 들어가 별의 신비로운 현상 등을 연구하면서 천문학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망원경이라고 결론을 내린 헤일은 이런 천문대의 건립에 일생을 바쳤다.

▷안드로메다 자리의 M31성운의
위치를 보여주는 별자리 모습
이곳에서 허블은 ‘성운(nebulare)’이라 알려져 있는 수 만개의 희미한 빛의 무리에 대하여 깊이 생각을 하고 있었다. ‘nebulae’는 ‘안개’ 또는 ‘증기’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당시 설명되지 않고 있던 이 현상을 위스콘신주의 여키스 천문대에서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로 삼았다. 다른 과학자들이 별로 중요시하지 않던 이 현상을 공부하기 위하여 이곳의 망원경으로 4년 동안 수천 장의 성운 사진을 찍어가던 허블은 흐릿한 빛의 구름들이 사실은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모여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안드로메다 성운사진
1923년 10월 초순 허블은 생애 최고의 사진을 찍게 된다. 안드로메다자리의 성운(M31)에 초점을 맞추고 사진을 찍어가던 허블은 10월 6일 ‘세페이드 변광성’이라고 알려져 있는 특별한 천체의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다. 당시의 허블의 흥분은 슬라이드에 그가 적어놓은 “VAR!”에 잘 나타나 있다. VAR은 변광성(variable star)이란 뜻이며 느낌표는 바로 ‘유레카’를 뜻하는 것이었다. 허블은 변광성의 발견에 왜 그렇게 흥분하였을까? 바로 이 별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멀고 먼 별까지의 거리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연주시차로 별들 간의 거리 측정

▷천문대에서 연구를 하는
허블의 모습
태양 중심의 우주관이 성립되면서 과학자들은 연주시차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가까운 별들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만약 지구가 정말로 태양 주위의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면 서로 6개월 사이를 둔 지구 공전궤도의 두 반대 지점에서 관측하였을 때 지구에서 가까이에 있는 별의 위치는 매우 멀리 있는 별을 기준으로 하여 볼 때 변이가 있어야 한다. 이런 별의 위치의 겉보기 변이를 별시차라고 부른다.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변광성을
발견하고 주를 달아놓은 사진
시차의 원리는 다음과 같이 쉽게 그려볼 수가 있다. 한쪽 눈을 감고 집게손가락을 곧추 세운 후 떠있는 눈을 이용하여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물체와 손가락을 정렬시킨다. 이제 손가락을 움직이지 말고 다른 쪽 눈으로 그 물체를 바라보면 그 물체의 위치가 이동된 것처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손가락이 더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이런 겉보기 이동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거리의 별들이라고 하더라도 이들까지의 거리가 지구 공전궤도의 폭에 비하여 엄청나게 멀기 때문에 맨눈은 고사하고 초창기의 원시적인 망원경을 사용하더라도 시차가 너무 작아 이를 감지할 수가 없다. 가장 가까운 별인 켄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의 시차도 1각초보다 작다. 1각초는 3천600분의 1도이다. 팔을 쭉 펴고 새끼손가락을 세웠을 때 보이는 손가락의 폭이 대략 1도이다. 달 밝은 밤에 이렇게 하면서, 손가락으로 달을 가릴 수 있다. 달은 폭이 0.5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이제 폭이 손가락의 1/3600 밖에 안 되는 움직임을 잰다고 상상해 보라. 눈을 이용한 관측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중세의 천문학자 티코 브라헤가 망원경을 사용하지 않고 별 시차를 잴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티코 브라헤는 별의 시차를 잴 수 없었기 때문에 지구가 태양 둘레의 궤도를 돈다는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독일의 수학자 및 천문학자인
베셀(1784~1846)
18세기는 유리 제조기술의 발전과 함께 많은 천체 관측소가 건립된 시기이기도 하다. 반사망원경은 이론적으로 굴절 망원경에 비하여 더 큰 망원경으로 만들 수 있었으며, 이런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은 관측소의 핵심이었음은 물론이다.

이런 배경하에 1809년 26살의 나이로 독일 쾨니히스베르크 국립천문대의 초대대장으로 임명되었던 베셀은 1838년 마침내 백조자리의 61번별(61 Cygni)의 연주시차를 측정하여 이 값이 1/3초보다 조금 적다는 것을 알았다. 백조자리의 제일 밝은 데네브, 십자가의 중심에 있는 감마별, 오른쪽 날개에 있는 델타별과 함께 평행사변형을 이루는 지점에 61번별이 있다. 이를 이용하여 별의 거리가 10.3광년, 즉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의 무려 60만배나 되는 먼 거리라는 것을 알아냈다(정확한 자료는 0.3136 초로서 3.4 파섹, 즉 11.2광년).

별은 너무나 멀어서 ㎞나 천문단위와 같은 전통적인 단위로 그 거리를 나타내기는 너무 불편하다. 따라서 더 간편한 단위인 광년이 사용된다. 광년은 빛이 1년 동안 날아가는 거리로서, 약 9.5조㎞(9.46 × 1012㎞)이다. 또한 연주시차가 1초인 별까지의 거리를 1pc(파섹)이라고 한다(시차 π를 초(")단위, 거리 d를 파섹 단위로 하면 π = 1/d이며, 1pc = 206,265AU = 3.086 × 1013 km = 3.26 광년).

▷베셀은 연주시차를 이용하여 처음으로
별의 거리를 알아내는데 성공하였다
오늘날에도 가까운 별 수천 개 정도에 대해서만 시차가 정확히 측정되어 있다. 지구 대기의 흐름과 왜곡에 방해받지 않는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더 많은 별들의 시차 거리를 정확히 얻을 수 있게 되기는 하였지만, 대부분의 별들의 시차는 너무나 작아서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보다 먼 별들의 거리를 잴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발견되었다.
 

리비트와 세페이드 변광성
연주시차법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최대 거리는 100파섹 정도로 우리 은하의 중심까지의 거리 8천500파섹과 비교해볼 때 너무 미약한 거리이다. 신기술 사진술의 등장은 여기에서 새로운 도약을 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하여 과학자들은 우주의 한 곳을 반복해서 사진을 찍어 시간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조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진술은 북반구에 있는 과학자들이 그들 실험실에서 남반구의 하늘을 관측할 수 있게 하였으며, 페루에 천문대를 가지고 있던 하버드대학은 이런 방면에서 선도적 역할을 한 곳이었다. 그리고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망원경에 직접 접근할 수 없었던 여성연구자들의 몫이 바로 사진자료를 판독하는 일이었다. 이들 여성 연구자들 중의 한 사람으로 리비트가 있었다.

마젤란 성운은 남반구에서만 보이는 은하수 가까이에 있는 두 개의 작은 은하이다. 리비트는 1908~1912년에 걸쳐 소마젤란 성운의 사진들을 조사하여 천체들의 상대적 밝기를 조사하는 가운데 주기적으로 밝기가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지는 변광성을 약 2천400개나 찾아내었다. 이런 변광성들은 1784년 당시 19살의 영국 굿릭이 이런 현상을 처음 발견한 세페우스자리 델타별을 따서 ‘세페이드 변광성’이라 부른다. 리비트는 이 변광성들이 지구에서 같은 거리에 있으리라는 가정아래 변광성들은 겉보기 밝기가 밝을수록 주기가 길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주기-광도 관계는 만약 가까이 있는 한 세페이드  변광성이 어떤 특정 주기와 밝기를 가지고 있다면 먼 곳에 있는 같은 주기의 변광성도 같은 밝기를 가지리란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백조자리 주위 및 백조자리 61번별의 위치를
보여주는 밤하늘의 별자리 지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새플리는 기준점을 알아내어 별의 광도(절대등급)를 구하려는 노력을 하였으며, 연구를 통하여 절대밝기와 실제로 관측되는 밝기를 비교함으로써 별들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는지를 계산할 수 있게 하였다. 변광성의 발견은 연주시차의 한계를 넘어 더 깊은 우주로 들어갈 수 있는 ‘우주의 잣대’를 과학자들에게 제공한 것이다. 바로 이런 배경 가운데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변광성을 발견하고 ‘유레카’라고 환호할 수 있었다.


우주는 도대체 얼마나 큰 것일까?

▷백조자리 주위 및 백조자리 61번별의
위치를 보여주는 밤하늘의 별자리 지도
허블이 관측한 안드로메다 성운의 별들은 놀랍게도 93만 광년으로 계산되었다. 지름이 12만 광년밖에 안 되는 우리 은하수를 훨씬 넘는 먼 곳에 있는 별들이었다. 이 값은 후에 220만 광년으로 수정된다! 우주의 중심이 은하수너머 더 깊은 우주로 옮겨가는 중요한 발견이었다.

지동설의 확립은 자연스럽게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 이전까지 모든 물체의 낙하운동은 우주의 중심인 지구를 찾아가려는 자연스러운 운동으로 설명될 수 있었다. 그러나 우주의 중심의 자리를 잃어버린 지구에서의 낙하운동은 결국 ‘모든 물체 사이에는 끄는 힘이 작용한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그 모습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는 갈릴레오 서거 1년 후인 1642년 영국에서 태어난 뉴턴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1687년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일명 ‘프린키피아’의 발간이 대표적인 분수령이 되었다.

▷하버드 대학의 여성천문학자들과 리비트(1868~1921)의 모습

 

그런데 뉴턴의 중력이론은 천체의 운동을 명쾌히 설명해주는 답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뉴턴에게 큰 고민을 안겨주었다. 자신의 중력이론에 근거해볼 때 우주가 유한하다면 그 우주는 붕괴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뉴턴은 “우주에는 중심도 없으며, 경계도 없고, 모든 방향으로 일정하고 무한대의 크기를 가진다”는 우주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런 무한한 우주는 또 나름대로의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올버스의 역설’로 흔히 알려져 있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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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버스의 역설‥밤하늘은 왜 어두울까?

▷하버드 대학의 여성천문학자들과
리비트(1868~1921)의 모습
‘밤하늘은 왜 어두울까?’ 소박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이 질문은 우주는 어떤 모양을 가졌을까를 추구하는 과학자들을 무척 고민하게 만들었던 아주 근본적인 질문이다. 케플러, 핼리와 같은 유명한 과학자들이 이 문제를 논하는 글을 남겼는데, 흔히는 올버스의 이름을 따 ‘올버스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만약 뉴턴이 생각했던 대로 우주가 무한하다면 그 속에 있는 무수한 별들로 인해서 밤하늘이 결코 어두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뉴턴이 믿었던 무한한 우주가 가진 딜레마였다. 이에 대한 자연적인 해결 방법은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허블은 유한한 우주의 크기는 은하수를 훨씬 넘어선 것을 밝힌 것이다. 우리 생명의 원천인 태양은 광대한 우주의 해변에 널려있는 한 알의 모래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제 다음 글에서 우주의 끝을 찾아간 과학자들의 여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마젤란 성운. 이미 10C 아랍의 학자가 이를 기술을 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15C 말이되면서
이미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마젤란 일행의 한 사람으로 세계일주를 한
안토니오 피가페타(1491~
1534)가 이를 보고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날은 마젤란성운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변광성의 사진 및 주기와 겉보기등급사이의 상
 



▷변광성의 사진 및 주기와 겉보기등급사이의 상
▷우리 은하인 은하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개요도.
지름이 약 12만 광년에 이르며, 우리 태양계는
은하수의 중심으로부터 약 3만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김경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krkim@snu.ac.kr


글쓴이는 서울대학교 화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해양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구환경과학부 학부장 겸 BK21사업단장으로 있으며, 해양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