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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이야기--우리의 뿌리를 찿아서] 별들의 일생(1)

장백산-1 2011. 2. 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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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이야기 ] 별들의 일생-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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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일생 ①  
  2010년 06월 30일(수) 10시 47분
 
우리의 뿌리를 찾아서 VII
 

이제는 ‘초신성’이란 단어가 그리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가장 최근에 극적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왔던 1987년의 초신성폭발은 우리 은하인 은하수의 위성은하 마젤란 대성운에서 발견된 것이다. 마젤란 성운이란 마젤란 일행이 마침내 마젤란 해협을 통과하고 남태평양을 항해하던 중 발견하였기 때문에 그의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이 초신성 폭발은 어느 때보다도 관련된 관측이 많이 이루어진 사건이었다. 특히 초신성이 폭발할 때 나오리라 예상되는 뉴트리노는 초미유의 관심사였다. 초신성이 폭발할 때 엄청난 양의 뉴트리노가 나온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고, 세계의 몇 곳에서는 땅 속 깊이 뉴트리노 검출장치를 만들어 놓고 이들이 오는지를 항상 감시하고 있던 때였다. 이런 뉴트리노가 일본, 그리고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거의 동시에 발견되었으며, 몇 시간 후에 남반구 칠레의 천문대에서는 불과 15만 광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대마젤란성운에서 초신성이 관찰된 것이다. 데이비스(1914~2006)와 마사토시(1926~)는 이 때 뉴트리노를 발견한 업적으로 2002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초신성 폭발 기록


▷ 1987년 발견된 초신성 폭발 사진
실은 매 은하계에서 1세기에 한번 정도 일어나는 것으로 여겨지는 초신성 폭발 기록은 동서양의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서양에는 남은 기록이 없지만 가장 오래된 기록은 송나라 천문학자가 1054년 7월 4일 황소자리에서 발견하고 객성이라고 이름을 붙인 기록이다. 이날 이후 석 달 동안 대낮에도 육안으로 볼 수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1967년 바로 이곳 게성운에서 뒤에 살펴볼 중성자별이 발견된다.
 

1572년 덴마크의 티코 브라헤도 카시오피아 자리에서 신성을 발견했다고 기록하고 있고, 1604년에는 케플러가 또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런 관측은 영원불변, 불멸의 천체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천동설이 지동설로 우주관이 바꾸어나가는 데 중요한 일조를 하였음은 물론이다. 케플러가 기록한 초신성 폭발은 우리나라에도 선조 37년 ‘조선왕조실록’에 객성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이 남아 있다. 10월 23일의 기록을 보면 “초저녁에 객성이 미수 10도 거극 110도 자리에 있었는데 목성보다 작고 황적색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이른 새벽녘에는 안개가 끼었다”라고 기록되어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 새 별이 태어나는 모습으로 보여 우리들이 흔히 사용하는 초신성이라는 용어는 실은 이 내용을 알고 보면 그리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초신성이 실은 별이 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생을 거의 마친 별들이 하는 최후의 몸부림이라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태어났다가 죽고 마는 별의 일생을 이해하게 되었을까? 지난번 글에서 탄생의 과정을 이야기하였던 H-R도의 의미를 알아낼 수 있었던 덕분이다.

 

H-R도(헤르츠슈프룽-러셀도)

과학자들이 별의 표면 온도와 절대 밝기를 알 수 있게 되자 덴마크의 천문학자 헤르츠슈프룽과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의 러셀은 별의 색깔(별의 표면 온도 또는 분광형)을 가로축으로 하고, 별의 절대 밝기를 세로축으로 하는 그림, 즉 헤르츠슈프룽-러셀도(흔히 H-R도)를 만들 수 있었다. 이제 H-R 도표의 내용을 한 번 자세히 살펴보자.


 

∙* 별의 표면 온도는 약 2,000도에서 40,000도 사이의 값을 보인다.

∙* 대부분의 별들이 온도가 높고 밝은 별과 온도가 낮고 어두운 별을 잇는 선상에 위치하고 있다(이 선상의 별들을 ‘주계열성’이라고 부른다).

∙* 주계열성이 자리 잡은 곳 이외의 곳곳에 온도가 낮고 밝은 별들(적색거성), 온도가 높고 어두운 별들(백색왜성)이 산재되어 있다.

H-R도는 일종의 별들에 대한 스냅사진과도 같다. 이 사진에 주계열성의 별들이 가장 많이 찍힌 것은 바로 별들이 그 일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주계열성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이제 H-R도를 통해서 알게 된 별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일생을 살펴보기로 하자.

 

주계열성의 탄생, 목표는 1천만 도


▷ 선조 37년 ‘조선왕조실록’에 객성으로 나타나 있는
1604년의 초신성 폭발 기록
우리는 앞에서 빅뱅과 함께 수소와 헬륨으로 시작되는 우주를 살펴보았다. 이런 우주에서 어떻게 별이 탄생하며, 이렇게 태어난 별이 빛을 내면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원은 과연 무엇일까?

 


COBE 위성이 밝혀준 것처럼 우주가 생성되고 수억 년의 시간이 흐른 후에도 우리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의 구름이 완전히 고르게 퍼져 있지는 않았다. 고마운 중력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밀도가 높은 곳은 주위의 물질을 더 큰 중력의 힘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자연히 밀도가 높은 곳으로 서서히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구름 덩이가 수축하여 밀도가 충분히 높아져 발생한 열이 빛으로 빠져나갈 수 없게 되면 내부는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구름덩이의 중심부는 물론 더 이상 수축을 멈추지만 바깥 부분에서는 물질이 계속 쌓여가는 상태가 되며 마침내 원시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원시성에 물질이 쌓이면서 내부 온도가 올라가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면 안팎의 온도 차가 너무 커져 대류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이때 내부의 뜨거운 물질이 떠오르면서 표면이 밝아져 서서히 별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게 된다. 별이 바로 주계열의 전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이윽고 별 내부 중심부에서 중력이 수소와 헬륨을 끌어 모아 수소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점화 온도인 약 1천만 도에 이르게 되면, 마침내 수소가 핵융합 반응을 시작하여 많은 빛을 내면서 하나의 별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높은 온도가 필요한 이유는 양전하를 띈 양성자들이 서로 다가가면서 생기는 강한 전기적 반발력을 극복하고 접근하여 핵자정도의 크기에서만 작용하는 강한 핵력이 힘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별의 탄생


▷ 별들의 H-R도. 별의 밝기와 표면온도를 기준으로 하여 별을
도시해보면 별들이 일정한 공간에만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계열성이란 이렇게 별 내부에서 바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반응인 수소가 헬륨으로 변환하는 융합 반응이 일어나 수소가 타면서 에너지를 내고 있는 별들을 말한다. 실제로 헬륨의 형성 과정은 몇 단계를 거친다.

첫 단계는 ‘수소가 중수소’로 되며, 두 번째 단계는 ‘중수소가 헬륨-3’으로, 마지막은 ‘두 개의 헬륨-3이 서로 반응하여 헬륨-4’가 만들어지는 단계이다.

 


1938년 베테(1906~2005, 196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가 밝혀낸 별의 에너지원인 핵융합 반응에서 네 개의 양성자가 들어붙어 하나의 헬륨 원자핵을 만들 때 질량 결손 4.6×10 -26 g(약 0.7%)이 생긴다.

이 결손 되는 질량이 아인슈타인이 유도한 에너지 변환 공식(E=mC
2 )을 따라 에너지로 계속 공급되면서 별의 내부에서 계속 불을 붙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이런 핵융합 반응을 평화적으로 이용하여 깨끗한 에너지를 만들려 노력하는 과학자들이 아직도 땀을 흘리는 이유는 이런 반응이 이런 안정된 극고온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또한 이들 재료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곳으로 모여진 성간구름들은 모두 H-R도의 주계열성에 한자리를 차지하는 별로 태어날 수 있을까? H-R도의 X축의 범위가 약 2천도에서 4만도 정도의 값을 가지는 것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예’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물론 정답은 ‘아니오’이다.

태양의 질량에 비하여 0.08배(0.08M )에 못 미치는 구름덩이들은 내부의 온도가 끝내 1천만도에 이르지 못하고 다시 서서히 식어버리고 만다. 이렇게 실패한 별들을 별이라 부르기 이상하지만 이들을 갈색왜성이라고 부른다. 좀 작기는 하지만 목성도 이런 예가 될 수 있다.


 

반면 구름덩이의 질량이 태양의 약 100배 정도의 크기(100M )를 넘으면 원시성의 밀도가 커지면서 온도가 너무 높아져 격렬히 폭발하면서 붕괴하고 만다. 따라서 우리가 보는 별들은 모두 0.08M (약 2천500도)에서 100M (약 4만도) 사이의 질량을 지니고 있다.


 

오늘날 우주공간에 설치한 허블망원경으로 우리 우주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우리가 잘 아는 오리온 별자리의 중간에 별 세 개가 나란히 있고 그 왼쪽 아래에 오리온성운이 뿌옇게 빛나고 있다. 뿌옇게 빛나는 성운은 수소가 이온화되어 있는 구름이다. 그 주변에 중성의 구름이 많이 있는데, 가시광선으로는 이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지만 적외선으로 보면 젊고 푸른 별들이 많이 생겨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별도 수명이 있다


▷ 수소에서 중수소를 거쳐 헬륨으로 합성되는 핵융합반응의
모식도
일단 점화가 시작된 주계열성들이 그 크기를 유지하는 것은 중력에 의한 수축작용과 핵융합에 의한 폭발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이 주계열에서 보내는 시간은 별의 질량이 크면 융합 반응이 격렬하기 때문에 짧을 수밖에 없고, 반면 질량이 작으면 길어진다.

 


대개 주계열성들이 가지고 있는 수소의 약 1/10 정도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부에서 융합 반응을 지속할 수 있다. 우리 별 태양은 질량이 2×10 33 g이고, 1초에 6×10 14 g(6억 톤)의 수소를 태우고 있다.  


▷ 네 개의 수소원자로부터 융합된 헬륨의 질량이
당초의 네 수소원자의 질량에 비하여 가벼운 것을
보여주는 그림. 이 때 발생하는 질량결손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예측한 대로 핵융합 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원이 된다.
위와 같은 근거로 태양이 자기 질량의 1할을 핵연료로 쓸 수 있다면, 태양은 총 3×10 17 초, 즉 약 100억 년 동안 수소를 태우며 주계열성 구실을 할 수 있다. 태양은 이미 약 50억 년의 나이를 먹었으므로 앞으로 남은 수명은 50억 년인 것을 알 수 있다.

 


별이 이렇게 일생을 보내다보면 언젠가는 별 중심부에는 핵융합의 연료가 되는 수소가 고갈되고 핵폐기물에 해당하는 헬륨만이 남을 것이다. 이렇게 별의 중심부에서 수소가 계속 타들어가 융합 반응을 할 수 있는 수소가 고갈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적색거성

별이 주계열성으로 일생을 보내다보면 언젠가는 별 중심부에는 핵융합의 연료가 되는 수소가 고갈된다. 이때의 별의 내부 구조를 그려보면 중심에 헬륨의 덩어리로 된 ‘헬륨층’이 있고 그 둘레에 수소가 타고 있는 껍질, 즉 ‘수소연소층’이 있으며, 이 층은 서서히 바깥으로 타나가게 된다. 

이 때 별 내부의 헬륨층은 더 이상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공급되는 에너지가 없지만 바깥의 수소연소층이 밖으로 점점 번져감에 따라 그 크기가 점점 더 커진다. 그러다가 헬륨 중심부의 질량이 어느 한계(별 전체 질량의 약 10%)에 이르면 헬륨기체의 압력이 더 이상 자신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갑자기 무너져 내리게 된다. 이때 물론 중력에너지 때문에 무너져 내리는 헬륨의 중심부에서 열이 발생하며 바깥의 수소연소층도 에너지를 받아 뜨거워진다.

 

이렇게 시작된 중력 수축으로 별 내부의 밀도가 커지고 온도가 다시 올라가고, 그 결과로 헬륨의 주위를 싸고 있는 수소가 일단 1천만 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다시 한 번 격렬한 수소 융합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생기는 엄청난 폭발력으로 인하여 별은 본래 크기의 100배 정도로 팽창하게 된다. 별의 중심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오히려 바깥 부분을 팽창하게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별의 표면 온도가 떨어져 붉은색으로 변하게 된다.

 

또한 이렇게 팽창하는 별의 중심부와 외곽 부분의 온도 차이가 커지면 별 표면에서 대류가 일어나면서 내부의 에너지가 표면으로 쉽게 전달되어 별이 밝아진다. 바로 H-R도의 오른쪽 윗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적색거성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오리온 좌의 삼태성 아래로 각각 큰 별이 하나씩 보이는데 위쪽의 별을 자세히 보면 다른 별에 비하여 좀 붉게 보인다. 이것이 적색거성 베텔기우스이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별이 주계열성으로 있는 시간에 비하여 현저히 짧다. 그렇기 때문에 스냅사진인 H-R도에는 주계열성과 적색거성 사이의 중간 경로에 별이 거의 관측되지 않는다.

 

헬륨연소가 시작되다

이렇게 팽창한 적색거성 내부에서 핵융합을 할 수 있는 수소가 거의 떨어지게 되면 적색거성이 다시 수축하게 되면서 별 내부의 온도는 다시 올라가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수축으로 별의 내부의 헬륨 온도가 마침내 1억 도 정도가 되면 이제는 헬륨과 헬륨 사이의 에너지장벽이 깨지면서 헬륨의 융합반응이 시작된다. 


▷ 오리온자리의 밝은 성운 지역에 있는 암흑성운(말머리성운) 사진. 밝은 성운은 그 내부나 주변 가까이 있는 뜨거운 별들이 내는
자외선을 흡수한 후 가시광선을 방출하거나 또는 별들이 내는 빛을 반사하면서 밝은 빛을 띠고 있다. 암흑성운은 성간물질들이
매우 밀집하여 만들어낸 구름이 밝은 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빛을 받지 못할 때 만들어진다.

그런데 헬륨 두 개가 융합하여 만들어지는 베릴륨-8의 원자핵은 반감기가 너무 짧아(10 -16 초) 금방 붕괴하지만 이들의 밀도가 너무 높아서 붕괴하기 전 또 하나의 헬륨과 만나면 탄소가 만들어진다. 탄소는 또 헬륨과 충돌하여 산소-16이 되기도 한다. 바로 이렇게 해서 적색거성이 수축하면서 우리 생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탄소 그리고 산소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헬륨융합을 통해 탄소를 만들기 시작한 적색거성이 헬륨융합을 거의 마치면 어떻게 될까? 바로 중요한 것은 별의 크기이다. 별은 그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일생을 거치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다음호에서는 적색거성이 백색왜성을 거쳐 초신성 폭발과 함께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나아가는 여정을 계속해 가기로 하자.

 

김경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krkim@snu.ac.kr

글쓴이는 서울대학교 화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해양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구환경과학부 학부장 겸 BK21사업단장으로 있으며, 해양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