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동틀녘

장백산-1 2011. 3. 15. 09:25

나눔뉴스님(www.nanumnews.com) 향기메일입니다.
동틀녘


새벽은 단단한 잿빛 껍질을 뒤집어 쓴 채
각질로 굳어있고
참새떼 부리 세워 다투어 쪼아대고 있다
한 겹 한 겹 벗겨지는 어둠의 가지 끝에서
잘 익은 황도 한 알이 튕겨져 나온다

수천수만의 비둘기 떼가 일시에 금박된 채
청동날개로 수직 하강한다
산그늘이 웃자란 비늘을 뜯어내며
맨살의 아침을 수줍은 듯 드러낸다

- 박홍미, '동틀녘' -


어쩌다 부지런을 떨어 나가보면
의외로 많은 이들이 이른 아침을 열고 있음을 압니다.
간밤의 안부를 물으며
하루의 맥을 기분 좋게 짚고 가는 그들을 보며
묻힌 시간의 소중함을 배웁니다.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지만
내가 얼마나 그것을 아끼고 찾느냐에 따라
무언가를 이룰 기회도 많아질 것입니다.



향기작가 최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