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통령 김두관

" ' 공주 박근혜'와 '머슴 김두관'이 붙으면?"

장백산-1 2011. 11. 24. 01:06

 

"'공주 박근혜'와  '머슴  김두관'이 붙으면?
  알 수 없다...야권 이기도록 힘 합하겠다"
[2011 지역투어-부산경남⑥] 김두관 경남지사-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대담
윤성효 (cjnews) 기자
지난 6월부터 2011년 <오마이뉴스> 지역투어 '시민기자 1박2일'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기존 '찾아가는 편집국' '기사 합평회' 등에 더해 '시민-상근 공동 지역뉴스 파노라마' 기획도 펼쳐집니다. 이 기획을 통해 지역 문화와 맛집, 그리고 '핫 이슈'까지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지역의 희로애락을 자세히 보여드립니다. 어느덧 여섯 번째, 이번엔 부산경남입니다. <편집자말>

"안철수 교수한테 야권에서 스트레스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안 교수가 여유를 갖고 고민을 많이 해서 정치발전에 기여하게끔 시간을 드려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가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해 한 말이다. 야권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혁신과통합 공동대표이기도 한 그는 도정을 맡고 있는 한 당적을 가지지 않겠다고 했다. "일단 시간 때문에 걱정이 된다. 도민들이 추인을 해주실지 걱정이다. 크게 보면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 윤성효
김두관

김두관 지사는 19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앗간 강당에서 열린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가진 대담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대담특강은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시민기자 1박2일' 일정 중 열렸다.

 

김두관 지사는 대담에 앞서 "김해에 오셨지만 크게 봐 경남에 오신 걸 환영한다. 봉하마을은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시면서 민주화의 성지가 된 곳이다. 저도 자주 못 오지만 가끔 들른다"며 시민기자들한테 인사했다.

 

최근 현안이 되고 있는 한미FTA에 대해 김 지사는 "경남민주도정협의회에서 재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소조항도 있고, 보완해야 할 것도 있으니 시간을 갖고 협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한미FTA 비준에 찬성하는 듯한 입장을 낸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김 지사는 "국가 원수가 미의회에서 연설하는 문서도 미국에 맡기는 판에, 영어로 된 1500페이지의 협약을 과연 잘 했을지 의문"이라면서 "노무현 대통령도 투자자 소송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FTA 하면 손해 보는 사람도 많다"고 밝혔다.

 

대권 도전에 대해 물었더니 "즉답은 드릴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 지사는 "도정에 전념하겠다. 야권 도지사로 한나라당이 다수인 경남도의회와 갈등이 많다. 내년 예산안으로 다시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진보진영은 총선 승리가 없이는 대선 승리도 어렵다. 부산경남에서 민주진보진영이 두자릿수 이상은 해야 한다. 최대 고민은 야권단일후보가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것과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라면서 "주변에서 민주진영의 승리를 위해 불쏘시개가 돼야 한다고 압박하는데, 거기에 대한 답은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해·거창도립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해, 김 지사는 "두 대학은 연 등록금이 360만 원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먼저 도립대학에 대해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우리의 경우, 두 대학의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려면 몇 십억 원의 예산이 들어 어렵다. 내년(2013학년도)에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옛 마산·창원·진해 통합에 이어 최근에는 진주·사천 통합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김 지사는 "마창진 통합이 잘 됐다 못 됐다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마창진 통합을 교훈삼아 잘 지켜보아야 한다"면서 "통합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가가 중요하고, 도시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철저히 주민 자율에 맡겨야 하고, 그렇게 한다면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경상남도지사는 19일 오전 봉하마을 방앗간 강당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함께 대담특강했다.
ⓒ 윤성효
김두관

 

다음은 김두관 지사가 오연호 대표와 나눈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 대개 주말은 어떻게 지내나?

"주말에 각종 문화·사회단체의 행사가 많아 참여한다. 소득 2만 불 시대가 되면서 문화 행사가 활발해지고 있다. 간혹 등산도 한다. 얼마 전 홍수환 선수가 특강을 하는데 '진정한 프로는 일할 때는 확실히 일하고 놀 땐 화끈하게 논다'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취임한 지 1년 반이 됐는데 제대로 놀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세미프로'도 안 된다. 앞으로 가능하면 주말에는 제 시간을 가지려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힘들다."

 

-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따로 있는지?

"1년에 세 번 정도 함께 시간을 가진다. 제가 어디 가서 힘들다고 이야기 했더니, 어떤 분이 '그렇게 힘든 걸 누가 하라고 했소?'라고 되묻더라. 작년엔 뭔가 좀 해볼 것 같아서 당선시켜 주었는데 힘들 것 같으면 그만두란다(웃음)."

 

- 경남지사지만 중앙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혁신과통합 모임도 가지는데, 한 달에 서울에는 몇 번 가는지?

"한 달에 세 번 정도다. 주로 여의도나 과천종합청사에 간다. 여러 지자체 단체장들도 말씀했지만 지금 지방자치가 내용은 잘 안 돼 있다. 계속 중앙 정부에 가서 이야기한다. 최근 송영길 인천시장이 강연하러 와서 '앵벌이 자치'라고 표현하더라.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무늬만 지방자치다.

 

아쉬운 것은 아직도 중앙에 가서 예산 지원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3일에도 서울에 간다. 그날 국회 예결특위에서 경남의 예산 조정이 있다. 계수조정하는데, 23일부터 24일 오전까지 국회에 있을 것이다. 저는 서울에 자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같이 활동했던 사람들(지방분권·균형발전 관련)이 대전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서울에서 모이는 게 편하다고 하더라. 자치분권연구소를 서울로 옮기는 게 더 낫겠다는 이야기도 한다."

 

"네거티브 해도 박원순 서울시장 승리할 거라 봤다"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 윤성효
김두관

- 서울에 큰 변화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생하면서 새바람이 불고 있다. 두 사람은 많이 친했나?

"10년 전부터 알던 사이다. 참여연대 하실 때로 기억하는데, 제가 2002년 경남지사 출마했을 때 <빗자루를 든 이장>이란 책을 냈다. 선거 나가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출판기념회를 하면 후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받을 수 있는 후원이었다. 그때 박원순 시장이 창원까지 와서 직접 출판기념회 때 축사를 해주셨다. 당시엔 박원순 변호사였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은 특히 20~30대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했다. 선거 결과를 경남에서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중간에 '네거티브'가 횡행하면서 선거판세가 요동을 친다고도 했고, 메이저 언론에서 박원순 후보를 공격하면서 중간에 박빙이라는 이야기도 보도됐다. 하지만 서울 시민들이 나경원 후보를 선택할 것 같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보궐선거 자체가 오세훈 전 시장의 무상급식 투표 때문에 발생했고, 선거라는 것 자체가 정치세력에 대한 평가의 성격을 갖고 있다. 보편적 복지문제나 일자리 문제에 있어 정치나 행정이 나서서 시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하는데, 갈등을 유발했기에 박원순 시장이 승리하는 것은 상식이었다. 박 시장은 분권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서울시장은 서울의 대표만이 아니라 지방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 박 시장이 취임식을 하던 지난 17일 아침을 같이 먹으면서 5개 항에 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박 시장이 경남하고 제일 먼저 업무협약을 맺은 셈이다. 박 시장이 선거 출마 전 봉하마을에 왔을 때 '도정을 맡고 있어서 도울 수는 없지만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서울시와 경남도가 잘 협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 요즘 박원순 시장이 너무 일을 열심히 한다는 말이 있다. 기발하다는 반응도 있다. 며칠 전 <오마이뉴스> '토크콘서트'에 와서 참석자들한테 급작스럽게 등산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배로서 박원순 시장한테 조언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여진(배우)씨가 박 시장이 일정을 빡빡하게 잡고 일하는 것에 대해서 건강 챙기라고 말했다. 지난번에 박 시장과 통화하면서 건강 챙기라 말씀드렸더니 박 시장은 원래 '일 벌레 아니냐'고 하시더라. 박 시장은 평소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더라. 자기 체질에 맞춰서 하는 것이니까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 본인이 일해 왔던 방식이니까. 앞으로 시정을 3년 가까이 맡으시니 긴 호흡으로 하는 게 좋을 듯하다."

 

  
김두관 경상남도지사는 19일 오전 봉하마을 방앗간 강당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함께 대담특강했다.
ⓒ 윤성효
김두관

 

"노무현 대통령이 장관 발탁할 때... 그런 버릇이 생겨"

 

- 혁신과통합 공동대표인데, 요즘 신문에 보도된 사진을 보면 문재인 이사장과 이해찬 전 총리,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많은 분들과 함께 줄을 서서 찍더라. 그런 사진을 찍을 때 순서는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인지?

"그런 것은 아니다. 어르신들이 중앙에 서고, 저는 후배니까 늘 뒤쪽에 서게 된다. 2002년 대선 때가 생각난다. 저는 당시 노무현 후보 경남선대본부장이었다. 노 대통령은 그해 4월, 후보로 확정 됐으니 선거가 치러진 12월까지 여러 곳을 다녔다. 김대중 후보 시절에는 '좌민석(김민석 전 의원) 우미애(추미애 의원)'를 옆에 세웠다고 하더라. 젊은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어디서 듣기로는 이 룰을 깨면 지적을 받았다고 하더라.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 그런 것이 없었다. 사진 찍을 때 가면 다들 앞에 섰고, 저는 뒤에 있더라. 비서실장을 지낸 신계륜 의원이 뒤에서 밀어주기도 했던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장관 발탁할 때 저에 대해 늘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잘 봤다고 하더라. 그때 버릇 때문에 그런 건지 요즘도 그냥 선배들한테 양보한다."

 

- 혁신과통합에서 여러 역할을 할 텐데, 경남도에서 공동지방정부를 운영해 봤던 경험이 도움이 되는지?

"혁신과통합에는 그동안 저와 함께 했던 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전직 총리 두 분도 계시고, 문성근 대표와 문재인 이사장도 있다. 김대중·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정치 노선에 함께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도정을 맡고 있기 때문에 힘들다. 지난해 도지사 선거 출마할 때, '당선 되려고 무소속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었는데, 크게 보면 틀리지 않았다. 도정을 맡고 있는 한 당적을 가지지 않겠다고 했다.

 

일단 저는 시간 때문에 걱정이 된다. 도민들이 추인을 해주실지 걱정이다. 크게 보면 함께하는 것이 맞다. 혁신과통합이 진보통합도 함께 하자고 제안했는데, 장기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여서 아쉽다."

 

- 현재 추진되고 있는 민주당+혁신과통합 정도로 새롭게 통합정당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파괴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안철수 현상'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정당에 대한 강한 불신이 핵심이다. 국민들이 신뢰를 보여줄지 의문이다. 기존 정치권이 신뢰가 없기 때문에 걱정이긴 하나 정당정치가 복원돼 책임 있는 주체가 정책을 추진하고 평가받는 것이 맞다. 부족하지만 새로운 혁신을 통한 통합정당이 신뢰를 회복하면 좋겠다."

 

- '안철수 현상'을 언급했는데, 문재인 이사장은 통합정당에 안철수 교수가 빨리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이해찬 전 총리는 급하지 않으니 내년 1학기까지는 서울대 있다가 합류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의 입장은?

"민주당 쪽에서는 요구를 할 수 있겠지만, 안철수 교수한테 야권에서 스트레스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저는 안 교수가 많은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유를 갖고 고민을 해서 정치 발전에 기여하게끔 시간을 드려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안철수 바람'은 같은 뿌리, 질투하면 상식 이하"

 

- 안철수 교수에 대해 '참신하다'는 의견이 있다. 정치를 하게 되면 장단점이 노출되고, 그러면 참신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출발을 늦게 한 것이 참신함에 상당한 득이 된다면, 기존 정치인은 억울하지 않느냐.

"손해 보는 부분도 있다. 흔히 정치인들을 사악한 집단으로 이야기 하고, 정치인들이 돈만 밝힌다고 매도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난감하다. 괜찮은 정치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돈에 대한 욕심이 없다. 저도 나름대로 진중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때마다 난감하면서도 반성하게 된다. 정치인들의 자업자득이다. 우리가 그렇게 했으니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섭섭해 할 필요가 없다.

 

정치 안 하는 분들이 더 좋은 소리 듣는다. 정치는 저런 분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그런 사람들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안 교수는 자기관리를 잘하는 분이다. 나누고 배려한다는 게 참 어렵다. 1500억 원 기부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난, 안 교수가 평소 생각했던 대로 실천한 것으로 본다."

 

  
김두관 경상남도지사는 19일 오전 봉하마을 방앗간 강당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함께 대담특강했다.
ⓒ 윤성효
김두관

 

- 올해 초 '문재인 바람'에 이어 '안철수 바람'이 불고 있다. 큰 틀에서 경쟁을 할 텐데, 질투심을 느끼지 않는지.

"사람은 여러 감정들이 있다. 민주·진보진영은 '파이'를 키워야 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진지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는 제가 맡은 것을 잘해야 한다. 질투나 시기심을 느끼는 것은 상식 이하다."

 

- 통이 크시다. (몸을 가리키며) 실제로 옆에서 보니 통도 크다.

"안철수 교수가 등장하면서 강고한 박근혜 대세론이 꺾였다."

 

- '문재인 바람'과 '안철수 바람'의 공통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크게 보면 본질은 같다. 대상이 달랐을 뿐이다. '문재인 바람'과 '안철수 바람'은 한 뿌리다. 김어준 총수(딴지일보)가 그랬는데 '두 분은 언제든지 손잡고 할 수 있다'고 말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안철수 교수가 양보해서 박원순 시장이 됐다. 당시 안 교수가 아무한테나 양보하면 됐을까. 박원순 시장이 그동안 많은 일을 했으니까 '나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봐서 양보한 것이다."

 

"저런 사람을 정치가들이 정치하자고 안 잡아 가고"

 

- 얼마 전 안철수 교수와 인터뷰했는데, 두 사람의 덩치와 이미지가 비슷하다.

"지난해 여름 안철수 교수가 창원에서 '청춘콘서트'를 했는데, 그때 이야기를 들었다. 윤여준 전 장관과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나왔다. 그날 안철수 교수가 살아온 이력을 보고 말씀을 들으며 공감하게 됐다. 박경철씨의 내공도 정말 대단하더라. 저는 인사말하고 사진만 찍었는데, 그때 저런 사람을 정치가들이 같이 정치하자고 안 잡아가고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열광할 만하더라."

 

- 김두관 지사를 주목하는 사람도 많다. 2012년 대선 후보로 김 지사를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

"즉답은 드릴 수 없다. 얼마 전 파워블로거 8명과 대담했는데 그것에 대해 '예' '아니다'로 대답을 하라고 하더라. 2012년에는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2017년에는? 조금 있다고···. 경남도의회는 한나라당이 다수다. 친환경무상급식 등 갈등이 많았다. 한나라당이 장악한 의회에 새해 예산안을 제출했는데, 다시 긴장감이 돈다.

 

민주진보진영은 총선 승리 없이 대선 승리하기는 어렵다. 부산경남에서 두자릿수 이상은 해야 민주진영이 다수당이 될 수 있고, 그래야  대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 부산경남에서 최고 고민은 야권단일후보를 해서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또, 후보의 경쟁력도 중요하다. 국민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좋은 후보를 내야 한다. 정책에 대한 좋은 비전이 있어야 한다. 주변에서는 민주진보진영의 승리를 위해서 불쏘시개가 돼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데, 답을 안 하고 있다."

 

- 왜 김두관 지사한테 주목할까. 대통령 자리는 엄중하다. 주변에서 권유해서 마지못해서 하는 것보다, 정말 하고 싶은 사람이 해야 좋은 것 아닌지?

"그 생각에는 약간 동의한다. 보통 도지사나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권유해서 한다고 한다. 강력한 의지를 갖고 해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다. 국정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같이 하는 것이니까."

 

"김근식·문정인 교수 등 전문가 모셔다 들어... '가정교사'인 셈"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 윤성효
김두관

- 지금은 경남도정을 하고 있지만 더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나?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도정을 잘하는 데도 공부가 필요하다. 지금은 지방정부라고 언론에서 표현을 하는데, 진정한 지방정부가 아니다. 좋은 중앙정부를 위해서 투쟁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경쟁력도 중요한 시대다. 행정책임자는 소위 국제정세나 흐름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전문가를 모셔서 듣는다. 김근식, 이상희, 문정인 교수 등에게 이야기를 듣는데, 가정교사인 셈이다."

 

- 최근 현안 가운데 한미FTA에 대해, 안희정 지사는 '반대하기에 염치 없다'고 했는데 김 지사는?

"제가 영어를 못해서 1500페이지를 읽을 수도 없고. 국가 원수가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도 외무고시에 합격한 실무자한테 맡겨도 될 텐데, 미국에 연설을 맡기는 판이다.

 

1500페이지나 되는 협약을 잘 했을까 의심이 든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지사는 한미FTA가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다고 해서 염치없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노무현 대통령은 투자자소송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독소조항 고쳤으면 하고···. 한미 FTA를 하면 손해 보는 사람도 많은데 말이다. 경남민주도정협의회는 이미 재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소조항도 있고, 중간에 보완해야 할 것도 있으니 시간을 갖고 협약했으면 좋겠다."

 

- 농촌에서 젊은 사람들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많다. 농촌을 살리는 대안 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경남 지역에서 추천할 만한 동네가 있는지?

"솔직히 없다. 저는 마을 이장부터 했다. 많이 절망을 했던 부분들이 운동을 해도 끝이 없더라. 농민운동을 해봤는데 쉽지가 않다. 지금도 고민을 많이 하는데, 자신이 없었다. 농업이 생명산업이고 안보산업이고… 가장 중요함에도 많이 천대받고 있다. 최근에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과거에 비해 젊은 농민이 크게 농사도 짓고, 틈새작물도 있다. 파프리카나 키위 등을 잘하고 있다. 경남에 연간 2000명 정도 귀농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농촌을 살릴지 주목하고 있다.

 

11일이 농업의 날인데 내가 정직해서 누구한테나 당당한데, 어제는 민망해서 써 준 축사를 못 읽었다. 노동자 농민 앞에 가면 힘들다. 아직까지 확실한 정책 대안을 만들지 못했다. 도지사 세 번 정도 하면 확실히 농촌 살릴 수 있는데… 지금은 시간이 별로 없다."

 

도립대학 등록금은? ... "2013년에 적극 검토할 것"

 

시민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대학 등록금이며 행정구역 통합, 무상급식 문제 등에 대해 물었다.

 

거창·남해 경남도립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해, 김두관 지사는 "다른 대학에 비해 등록금이 저렴하다. 연간 360만 원 정도다. 등록금을 낮추려면 예산이 몇 십억이 필요한다. 내년(2012년 학년도)에는 재원이 부족해 예산안에는 반영을 못했고, 2013학년도에는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경남부산울산을 하나로 묶는 '영남권 특별자치도'에 대해 김 지사는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안과 맞물려 있다. 그것은 제가 제안했다. 부산경남울산은 한뿌리"라면서 "3개 시도를 통합하면 도시 경쟁력도 키울 수 있고, 소모적인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일본 큐슈 경제권과 중국 상해 경제권과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대선에서 대통령의 딸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마을 이장 출신인 김두관 지사가 붙으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김 지사는 "'공주 박근혜'와 '머슴 김두관'이라고도 하던데···. 알 수 없다. 야권이 이겨야 될 상황이다. 힘을 합하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 윤성효
김두관

옛 마산창원진해가 창원시로 통합했지만 시청사 위치 등에 대해 논란이 많다. 최근 진주·사천 통합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주민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창진 통합은 화려하게 출발했다. 사실 강제통합 성격이 있었다. 통합한 이유가 중요하다. 시의회가 시민을 대표하지만 지방정부 존폐를 결정할 권한은 위임받지 않았다. 지역주민투표가 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 통합되면서 명칭을 정했는데, 이제는 시청사 부지를 정하려고 하니까 3개 지역 출신 의원들이 의회에서 난리가 났다. ···.통합이 잘 됐다 못됐다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지켜보자."

 

'2012년 시대정신'에 대한 질문에 김두관 지사는 "'양극화해소'와 '남북평화체제 정착' '녹색평화생명존중' 등 저도 규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두관 지사는 이날 1시간 40분 가량 대담특강을 했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1박2일 캠프'를 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지역 시민기자들은 19일 오후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사진은 김병기 본부장이 헌화하는 모습.
ⓒ 윤성효
봉하마을
 

2011.11.21 18:45 ⓒ 2011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