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의 잘한 정책

'청풍명월 전성시대' 알고보니---

장백산-1 2012. 1. 31. 02:05

그 고을의 화두 '청풍명월의 전성시대' 알고보니…
  번호 90142  글쓴이 CBS  조회 1580  누리 72 (72,0, 14:5:0)  등록일 2012-1-30 12:08 대문 10

그 고을의 화두 ‘청풍명월의 전성시대’ 알고보니…
CNK 오덕균·김학인 이사장, 권력형 게이트 주인공 된 경위는?

(CBS 노컷뉴스 / 변상욱 / 2012-01-30)


요즘 충청북도 청주에서는 ‘청풍명월 전성시대’라는 자조적인 말이 나돈다.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도 늘 피해가고 대형사건도 없는 내륙 한가운데 위치한 조용한 고을. 그래서 고을의 상징조차 맑은 바람에 구름을 벗어난 달이다.

 

그런데 최근 대형 게이트로 번진 두 사건의 중심인물이 하필 이 고을 출신이다. 카메룬 광산 사건의 CNK 오덕균 대표, 수백억 원대 공금횡령과 정치권 금품로비 혐의의 한국방송예술진흥원 김학인 이사장이 주인공. 영포라인 전성시대에 진골도 성골도 아닌 충청북도의 출신들이 어떻게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해 게이트의 주인공이 됐을까? 그 경로를 따라가 보자.


◈ 억울하면 줄잡아 출세하라구?

CNK 오덕균 대표 - 고향에서 고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젊은 나이에 세라믹 관련 기업을 꾸려본 것이 전부. 마지막 경력은 2009년에 시작한 농지개량 회사 대표로 되어 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학교 다니면서도 전혀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는 평범한 인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학교 동창들 역시 오덕균이 그 오덕균이냐고 할 정도.

 

사회적 배경을 키우기 위해 오덕균 씨는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로 권력 실세의 주변 인물들을 끌어들였다. 처음에는 청와대 경호과장 출신을 영입했다. 그 줄을 통해 안국포럼(이명박 후보 선거캠프 조직의 핵심) 출신 김은석 대사를 만나고 고향 선배이기도 한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을 만났다. 그리고 조중표 씨를 회사 고문으로 영입했다. 그리고 드디어 실세인 왕차관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과 연결된다.

 

모양이 좀 빠진다. 국무총리실 차장과 먼저 친해진 뒤 국무총리실장에 연결되어야 순서인데 총리실 차장님을 뵙기 위해 먼저 총리실장님을 섭외한 것이다. 오덕균 씨가 ‘내 뒤에 박영준이 있다’고 주장하며 다녔다는 것을 안국포럼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렇게 과거는 비록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해 최대 이슈의 주인공이 되어 해외로 도피해 있다.

 

 

 

그다음, 한국방송예술진흥원 김학인 이사장. 최근 3 ~ 4년간 한국방송예술진흥원과 부설 한국방송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진흥원 자금 240억 원을 빼돌리고 법인세 53억 원을 탈루한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기소됐다. 올해 신입생들에게 선납으로 받은 등록금 수십억 원도 빼돌렸다고 한다. 수사에서는 단순한 ‘개인 횡령’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EBS 이사 선임 로비를 위해 최시중 전 방송위원장의 정책보좌역에게 2억 원을 건넸다는 의혹이 불거져 게이트로 번지고 있다.

 

김학인 이사장의 경력을 보면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 한국방송아카데미 대표, 방송예술종합고 설립자, EBS 이사, 베이징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등 누가 봐도 방송이나 커뮤니케이션, 이벤트 기획 전공자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고향에서 기계공고를 나오고 대학에서는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30대 후반에 청주 흥덕 갑 지역구로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다. 득표 수는 1천 표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때 흥덕 갑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민주통합당 오제세 의원은 김학인 씨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고 선거관리위원회에 그 사람이 그 사람이냐고 확인했다 한다. 출신 학교나 지역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지역에서 이런 정도의 존재감이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김학인 이사장은 이렇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정치권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2007년 한나라당 부설 정치대학원이라는 2개월짜리 교육 프로그램 과정에 들어간다. 그 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 뛰어들어 일을 거들며 최시중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현재 외국 도피 중인 정용욱 전 정책보좌역과 접촉했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치홍보마케팅 업체에 있던 정용욱 씨도 이때 이명박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러면서 김학인 이사장은 고소영 라인에 접근하기 위해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을 2008년, 2009년 연거푸 수료했다. 이미 2006년에 수료한 사람이 무엇 때문에 5개월짜리 돈 많이 드는 사립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2번을 더 다녀야 했겠나. 최고위 인물들에게 줄을 대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김학인 이사장은 꿈에도 그리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인연을 맺는다. 그리고는 불과 2~3년 사이에 한국방송예술계의 기린아로 우뚝 서 알짜배기 요직을 꿰차고 돈벌이에 나선 것이다.

 


◈ 권력 실세는 돌을 떡으로 만든다

황당하지만 그리 낯선 이야기도 아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어느 목사는 인터넷 온라인으로 미국에 있는 신학대학 통신과정 수업을 받았다. 박사 학위 과정이다. 목회학 박사 학위도 따냈다. 논문 제목은 ‘결혼과 신앙적 성숙을 도모하기 위한 프로그램 연구’PRINCLPLES AND PRACTICE OF MARRIAGE ENRICHMENT PROGRAM TO ENHANCE SPIRITUAL MATURATION (이 박사학위 과정은 미국 신학계에서 학위 남발이라고 지적받아 그 후 폐쇄됐다.)

 

주인공 추부길 목사가 펴낸 저서들을 보자. ‘부부 성경공부 시리즈’, ‘행복 찌개를 끓이는 남자’, ‘가정 클리닉’ 모두 전공과 일치하는 책들이다. 그러던 그가 정치광고마케팅 회사에 몸담아 이상득 의원의 선거운동을 맡으며 정치인으로 인생이 바뀐다. 곧바로 이명박 후보 캠프로 옮겨 가더니 2007년부터의 저서들은 이러하다. ‘운하야 놀자-한반도대운하 시리즈’, ‘왜 한반도 대운하인가 : 물길은 생명길이다- 한반도대운하 시리즈’ 제대로 신학을 했다면 하나님 창조질서의 보존이라는 신학적 대명제에 따라 대운하 절대 반대를 주제로 책을 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가?

 

그렇게 신학을 떠난 그의 말로는 어땠을까? 위키백과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 추부길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부정한 청탁과 함께 수억 원대의 돈을 받은 혐의로 2009년 3월 21일 자택에서 체포되었다. 2009년 5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징역 2년에 추징금 2억 원을 선고받았다.”
 
신약성경에는 유명한 ‘사탄의 시험’ 장면이 등장한다. 사탄은 예수에게 “네가 능력이 있거든 이 돌로 떡을 만들어 먹으라 한다.” 이때 예수는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게 아니다, 이 넘아!”라며 사탄을 꾸짖는다.

 

그런데 오늘날 이 나라의 실세권력자들은 산에 박힌 돌을 다이아몬드로, 정치꾼을 최고의 방송콘텐츠 전문가로, 부부문제 상담가를 대운하 전문가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감옥으로 인도한다.

배경이 부족한 인재들을 눈여겨보고 그 재능을 높이 사 길을 열어주는 것은 힘 있는 이들에게 장려할 일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러나 깜냥이 아닌데 자신에게 아부한다고 큰 자리를 맡기고 기어코 게이트를 터뜨리는 건 그 자신부터가 권력의 실세가 될 깜냥이 아닌 것이다.

 

변상욱 / CBS 대기자


출처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044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