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보살상 앞에서 나는 합장하고 송주하였다.
일주문을 벗어나려다 말고
나는 고개를 돌려 관세음보살상을 다시 보았다.
그곳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고 있었는데
얼핏 보면 생떽쥐베리가 쓴
'어린 왕자' 의 모습 같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법정스님이 어린 왕자의 환영으로 부활했단 말인가."
- 최인호 문학 50주년 기념 산문집 '최인호의 인생'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는다' 에서 -
[2] "내 정신의 아버지가 가톨릭이라면
내 영혼의 어머니는 불교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불교적 가톨릭 신자' 라고 자신을 부르고 싶다."
[3] "소위 친구라는 미명 하에 저희들끼리
떼 지어서 술 마시고, 서로의 인연으로 사교를 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우정이라 말할 수 있는가.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벗을 사귀거나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벗은 만나기 어렵다.
자신의 이익 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부처님의 다음과 같은 경구를 좋아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은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나의 기쁨은 누군가의 슬픔에 빚을 지고 있다' 고
말하며 머리를 깎고 정말로 스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최인호 著 '산중일기' 에서 -
[4] "인생은 낯선 곳에서 머무르는 여인숙에서의 하룻밤"
- 최인호 著 '길없는 길' 에서 -
[5] "적당히 채워라. 어떤 그릇에 물을 채우려 할 때
지나치게 채우고자 하면 곧 넘치고 말 것이다.
모든 불행은 스스로 만족함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
- 최인호 著 '상도(商道)' 에서 -
[6] "무엇보다도 먼저 네 마음의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아무도 네가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한단다."
- 최인호 著 '달콤한 인생' 에서 -
[7] "나는 암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암은 지금껏 내가 알고 있던 모든 지식과
내가 보는 모든 사물과 내가 듣는 모든 소리와
내가 느끼는 모든 감각과 내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하느님과
진리라고 생각해왔던 모든 학문이 실은 거짓이며,
겉으로 꾸미는 의상이며, 우상이고,
성 바오로의 말처럼 사라져가는 환상이며,
존재하지도 않는 헛꽃임을 깨우쳐주었다."
- 최인호 著 '낯익은 타인의 도시'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