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부자가 되고싶지 않은 사람

장백산-1 2014. 5. 25. 02:55

 

 

 

 

 

부자가 되고싶지 않은 사람 / 법정스님

다음카페 : 『 가장행복한공부 』

 
 
 
 
 
 
 
 
 
 
 
 ▒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

 

한낮인데도 개울건너 숲에서 두견새가 운다.
간밤에도 내 베갯머리까지 그 울음이 울려와 잠결에 몇 차례 뒤척거렸다.
철새가 철을 따라 이 땅을 찾아온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고맙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제비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삼월삼짇날이면 강남 갔던 제비가 어김없이 돌아왔는데  

 이제 그 시효가 다 된 모양인가? 몸통은 제비 비슷하고 꼬리가 몸보다 몇 곱이나 긴

三光鳥 본 지도 아주 오래다. 날짐승들이 제철이 되어도 정든 옛집을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이 땅이 새들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더렵혀진 것이다.

 

얼마 전 중국여객기 추락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다들 충격을 받았다. 곧 착륙하여 정든 집으로 돌아갈 바로 그 직전 한 瞬間에 수많은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그때 함께 탔던 生存者들은 마음이 얼마나 虛妄하고 虛無했겠는가. 사는 일이 꿈만 같았을 것이다.

 

이런 事故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우리 앞에 닥칠지 豫測할 수 없는 災難이다. 우리도 지금 이 瞬間에도 '地球'라는 行星을 타고 해를 중심으로 宇宙空間을 飛行하고 있다. 이 地球라는 機體에는 65億이 넘는 승객들이 타고 있다.

 

이 승객들 대부분이 美國式 生活에 물들어 지나치게 消費하고

함부로 내다 버리고 마구잡이로 허물며 더럽히고 있기 때문에 이 地球라는 飛行機는 언제 爆發할지 알 수 없는 아주 危險한 狀況이다.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엘모 스톨은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고 있다. " 지금 이 世界는 가속도가 붙은 채 내리막 길을 걷잡을 수 없이 달리고 있는 기차와 같다. 사람들은 자신이 과연 그쪽으로 가야만 하는지 疑心하면서도 安全하게 뛰어내릴 그 方法을 찾지 못해 不安에 떨면서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는 꼴이다." 아주 적절한 비유다.

 

요즘 이 땅의 權力 주변에는 온통 不淨不敗 일색이다. 大韓民國은 民主共和國이 아니라 不淨不敗 共和國이라는 말이 더 실감 날 지경이다. 물론 이런 부정과 부패는 현 정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 규모와 방법만 조금 다를 뿐이지 역대정권이 밟아온 暗黑의 길이다. 요즘은 신문이나 방송이 그 어느 때보다도 表現의 自由를 制限 없이  

누리고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비리가 낱낱이 세상에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모든 권력은 반드시 부패를 동반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정치 권력마다 집권 초기에는 하나 같이 改革을 부르짖는다. 그 깃발로 국민의 시선을 이끈다.

그러나 정작 改革의 主體인 自己 自身들은 改革할 줄을 모른다. 바로 여기에서 權力의 不敗가 따른다. 自己 改革 없이 自己 意識의 變化 없이 어떻게 世上을 改革할 수 있단 말인가.

 

어째서 이와 같은 부정부패가 돌림병처럼 번지는지 그 까닭을 곰곰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權力을 쥔 사람이나 그 주변 인물들이 公職者로서

基本的인 良式과 삶의 哲學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너나없이 모두가 富者가 되고 싶어 한다.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차지하고 가지려고 기를 쓴다. 그리고 무엇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거나 滿足할 줄 모른다.

 

그렇게, 많이 차지하고 많이 가질수록 幸福한가? 3, 40년 전 우리가 모두 어렵게 살던 시절과 현재를 비교해 보라. 그 때보다 오늘이 더 幸福한가? 人間 價値는 날이 갈수록 하락 일로에 있다.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結局은 不幸해진다. 지나친 所有가 우리를 괴롭히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에게 아쉬움과

궁핍을 모르게 하고 우리 本來의 모습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돈이나 財物이 사람의 할 일을 代身하게 되면 사람은 스스로 存在 意味를 잃는다.

 

우리를 富者로 만드는 것은

돈이나 財物이나 집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이다. 그가 돈이나 財産을 얼마나 가졌는가가 아니라,

그가 어떤 마음을 지닌 사람인가에 따라 그는 富者가 될 수 있다.

 

세상에는 드물게 富者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사실 그런 사람들을 가난하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의 마음이 곧 富者이기 때문이다. 나눌 줄 모르는 貪欲스러운 富者가 있기 때문에 도둑과 강도가 생긴다.

 

富者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 나름의 삶의 哲學이 있다. 그들은 節制의 美德을 알고 있다. 그들은 밖으로 드러내어 과시하기보다는 안으로 맑고 조촐하게 삶을 누리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마음의 平安을 願한다.

 

이와 같은 節制의 美德을 배우려면

적은 것으로도 滿足하고 感謝하면서 살아가는 마음을 익혀야 한다. 삶도 하나의 기술이다. 마음의 기술이다.

먼저 우리들의 삶에 무엇이 보다 값있고 중요한가를 알아야 한다. 그 어디에도 執着하거나 얽매이지 않고 自由롭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그의 삶은 영원히 빈껍데기로 처질 것이다.

 

오래된 것을 아름답게 여기고 세월의 무게를 지닌 낡은 것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 꼭 필요한 것만을, 그것도 最少限度로 갖고

그것을 所重히 여기며 고마워하는 삶의 태도는

결코 낡고 消極的인 生活方式이 아니다. 이와 같은 生活態度는 오늘 날 地球生態界의 危機 앞에

地球 人類가 根源的인 意味를 갖는 智慧로운 삶의 哲學이다.

 

 

당신도 富者가 되고 싶은가? 우선 그런 生覺으로부터 벗어나라.

모든 生覺으로부터 自由로워질 때

당신은 비로소 당신다운 삶을 이루게 될 것이다. 富者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야말로 眞正한 富者다.

 

 

-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