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위대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제가 학창시절에 불교를 처음 접했을 때, 신기하게 불교공부만 하면, 기도만 하면 뭐든지 다 잘 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죠. ‘와~ 나는 부처님과 정말 큰 인연이 있나 보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불법 공부에
우월하구나’ 하고 말이지요. 그런 錯覺 속에서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자신 만만했지요. 남들이 힘들다고
하면 기도를 안 해서 그렇다고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瞬間 아무리 기도를 하고, 열심히 절에 다녀도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되는 순간들이 생겨나는
겁니다. ‘어? 이건 뭐지?’ ‘내 경험상 나는 불법인연이 지중해서, 뭐든지 불법 속에서는 안 되는게 없어야
하는데’ ‘나는 부처님과 깊은 인연이 깊기 때문에 남들과는 달라야 해’ 하는 錯覺 속에서 살았던 것이죠.
그런데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면서 내가 정말 불교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었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런 게 佛法은 아니었던 겁니다.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내가 남보다 우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은 조금은
絶望的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잘났다고 여기며, 과시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세상에는 잘난 사람도 없고
못난 사람도 없다’라고 말하거든요. 내가 누구보다 더 잘난 사람이거나, 더 못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은
虛妄한 差別心 分別心 妄想일 뿐이라고 설한단 말이지요.
부처님 가르침(佛法)은 이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도 없고, 나보다 못난 사람도 없습니다.
내가 전적으로 옳은 것도 아니고 내가 전적으로 틀린 것도 아니거든요. 그 어떤 사람보다 나는
높지 않습니다. 위대하지 않아요. 그 어떤 사람보다 나는 못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事實은 이런 가르침이 아름다운 것인데,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이 기분 나쁩니다.
마음에 안 드는 겁니다. 나는 남들보다 더 잘나고 잘나가야 되니까. 그리고 더 나은 것을 향해서 지금까지
달려왔고 어지간히 성공했기 때문에 그것을 認定받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가름침의
佛法을 처음 만나면 충격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이런 가르침보다 더 좋은 소식이 있는 것이죠. 나라는 存在는 남들보다 잘나지도 않은 存在이고,
더 못나지도 않은 存在이지만, 나라는 存在는 完全히 無限한 可能性을 지닌 存在이고, 나는 想像할 수 없는
힘(大力)과 지혜(大慧)와 자비로움(大德)을 完全히 具足하고 있는 存在라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完全性을 갖춘 부처(佛)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이지요. 풀한 포기조차, 내가 그렇게
미워하던 그 녀석조차, 아주 수준 낮다고 깔보아 왔던 저 옆집 저 사람조차, 나보다 티끌만큼도 못 난 게
없다는 거죠. 우리 모두는 根源에서는 하나이면서 완전한 존재였던 것입니다.
我相이 높고, 自慢心이 강한 사람들은 처음 이런 말을 좀 듣기 싫어해요. 모두가 다 完全한 것 보다,
나만 혼자서 완전하고 싶은 거지요. 남들보다 내가 더 나아지기 위해, 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금까지 경쟁하듯 전쟁하듯이 살아왔기 때문이지요.
佛法을 工夫하기 위해 우리가 건너야 할 첫 번째 관문이랄까요, 그것이 바로 이 地点입니다. 나를 남들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것도 없고, 나를 더 부족한 사람으로 얕잡아 볼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더 優越하거나 劣等하지 않습니다. 또한 내가 만나는 그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두는 根源에서 完全하고도 不足하지 않은 한 家族이며, 한 송이 꽃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根源에서는 그 어떤 差別도 없는, 둘로 나뉘지 않는 하나인 것입니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