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루(無漏)의 공덕 | 법상스님의 금강경과 마음공부
소함 | 2016.05.09. 13:37 http://cafe.daum.net/truenature/S87Y/41
수행자의 첫 번째 德目은 하심이며 겸손이다. 공부를 많이 했다는 말은 공부와 멀어졌다는 말이다.
해도 한 바가 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 행위하되 행위함이 없는 것처럼 행해야 한다. 수행을 많이
했다고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의 수행은 깨달음과는 정 반대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포교를 했고,
법보시를 했고, 열심히 기도를 했으며, 온갖 불사를 했고, 불국정토를 일구는 일에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生覺하는 그 순간 모든 功德은 사라진다.
그래서 달마는 전국에 온갖 佛事를 이루어 놓은 양무제에게 아무런 공덕도 없다고 했다.
공덕은 없다.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는 작은 과보를 받을 뿐. 제아무리 큰 福德을 짓는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그 福德은 天上에 태어나거나, 條件이 좋은 人間 세상에 태어나거나 하는 그런 작은
果報만을 받을 뿐이다. 물론 사람들에게는 그런 작은 과보일망정 그 작은 과보만큼 크고 좋게
보이는 것이 없을 테니 그 작은 과보를 큰 공덕이라고 좋아하겠지만 어디까지나 그 과보는 유루
(有漏)의 공덕일 뿐임으로, 무루(無漏)의 공덕에는 미칠 수 없다.
아무리 천상에 산들, 아무리 조건 좋은 인간 세상에 태어난들, 설사 잘 생기고, 돈 많고, 집 좋고,
가문 좋은 곳에 태어난다고 한들 그런 조건들이 그대로 ‘행복한 삶'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 조건
속에 있는 사람들도 괴로움에 허덕이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이런 조건에 의존한 행복한 삶은
조건을 뛰어넘어 어떠한 조건이나 상황 속에서도 의연하고, 초연하며, 여여하고, 평화로운 깨어
있는 정신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 그러한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조건도 실체 없는 그림자요 헛된 환영일 뿐이다. 돈, 명예, 권력, 지위, 계급, 이 모든
것이 다 꿈, 환영, 물거품, 환상일 뿐이지 않은가.
그렇면 참되고 진실되고 청정한 공덕은 무엇인가. 참되고 眞實되고 淸淨한 智慧 功德은 텅~비어서
圓滿하며 고요하다. 진실되고 참되고 청정한 지혜 공덕은 텅~비어 원만하고 고요하기에 세상의 법
으로는 결코 구할 수 없다.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지위나 계급이 아무리 높더라도, 텅~비어 空한
청정한 지혜 공덕을 살 수도 얻을 수도 없다. 얻으려는 노력이나 애씀을 통해서도 얻을 수 없다.
세상의 그 어떤 법으로도 구할 수 없다.
우주삼라만상만물,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진실되고 참되고 청정하게 텅~비어 있기에 원만하고 고요하다.
텅~비어 空한 것은 따로 얻을 것이 없다. 이미 텅~비어 空한 그대로 充滿하다.
텅~비어 공한 것을 또 다시 애써 비울 필요는 없잖은가. 성스러운 진리라는 것도 그와 같다.
성스러운 진리는 맑게 텅~비어 있다고 할 수도, 그렇다고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성스러운 진리는 성스러운 진리가 아니라 다만 그 이름이 성스러운 진리인 것이다.
(금강경과 마음공부 p.195-19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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