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타바크라 기타 강설] 3-2
“마치 은빛으로 빛나는 진주 조가비를 은으로 착각하고 탐착을 일으키는 것처럼,
진실로 자신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까닭에 바깥 대상들에 집착하는 것이다.”
【강설】
어떤 것이 참나(무아), 존재의 진정한 본질, 본성일까요?
참나, 무아, 본질, 본성이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만약 그러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결코 변함이 없고 항상 영원히 존재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무엇이 있습니까?
먼저 다양한 사물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보이는 대상인 사물들의 모양은 계속해서 변합니다.
그러므로 보이는 대상인 사물들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그것이 아닙니다.
내면과 외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소리들이 들립니다. 들리는 소리 역시 귾임없이 변합니다.
따라서 들리는 소리 또한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그것이 아닙니다.
냄새와 맛, 느낌 역시 보이는 대상이나 들리는 소리와 마찬가지로 한시도 그대로 있지 않고
변화합니다. 그러므로 그것들 역시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그것이 아닙니다.
감정, 욕망 욕구 충동 의지 의도, 생각 상상 이미지, 분별심 분별의식도 마치 허공에 떠가는
구름이나 흘러가는 강물처럼 인연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결국 그마저도 그것은 아닙니다.
보이는 모양, 들리는 소리, 냄새 , 맛, 느낌 감정, 생각 상상 이미지, 욕망 욕구 충동 의지 의도,
분별심 분별의식 인식은 절대 그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모두 알 수 있는 것, 지각과 인식의
대상이지 아는 자, 지각과 인식의 주체, 즉 그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런데 그 아는 자, 지각과 인식의 주체, 즉 그것이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없습니까?
다른 곳 말고 이 글을 보고 있는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말입니다!
이 글자는 지각과 인식의 대상입니다. 이 글자를 읽고 저절로 떠오르는 이해(생각)은 지각과 인식의
대상이기에 끊임없이 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글자를 보고 읽고 이해하고, 알고, 지각하고 인식하는 주체가 지금 여기에없습니까?
그것이 없다면 바로 지금 여기 이 자리 이 순간에 아무것도 보지도, 읽지도, 이해하지도, 알지도
못해야만 합니다.
눈치 채셨습니까?
너무나 당연하기에 오히려 알아차리지 못했던 그것, 너무나 자연스럽기에 마치 없는 것처럼 여겨
졌던 그것, 너무 분명하기에 도리어 알아보지 못했던 그것, 완전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찾거나 구
하는 마음에게는 숨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그것이 바로 지금 여기 이렇게 현전해 있습니다.
그러나 분별 생각을 통해 이것을 살펴보려는 순간, 그런 분별 생각은 다시 지각과 인식의 대상으로
전락합니다. 그저 분별 생각을 멈추고 가만히 있으십시오. 특별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이 살아있음,
이 텅~빈 순수의식 있음, 아무 노력 없이 모든 것이 저절로 지각되고 인식되고 있음, 단지 있음(be-
ing) 그 자체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현전해 있습니다.
이것을 일러 텅~빈 알아차림의 성품, 순수의식, 청정한 마음, 공적영지, 평상심, 자성, 본성, 의식의
장(場), 자각(Awareness), 존재, 영원한 생명, 신(神), 부처, 브라흐만, 절대의식 , 우주마음 등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지만 그 이름 어느 것도 이것 자체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모든 이름을 잊은 그 자리에
남아있는 것이 이것입니다.
이것을 깨닫지 못한 까닭에 보이고, 들리고, 냄새 맡아지고, 맛보아지고, 느껴지고, 알아지는 허망한
대상들에 속아 본질이 아닌 허망한 실체가 없는 꿈, 신기루, 허깨비, 물거품, 그림자와 같은 대상에
속아서 그것들에게 끌려다니는 삶을 살아왔던 것입니다. 내의 본질,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채로 인생을
헛 살아온 것입니다. 신기루 속의 오아시스로는 자신의 목마름을 해결할 수 없듯, 그렇게 허망한 지각
과 인식의 대상을 통해서는 결코 행복과 만족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 대상들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계속 변하면서 흘러가버리기 때문입니다.
이것, 자신의 진정한 본질, 참나, 무아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이것을 깨우치세요. 한 걸음도 더 가까이
다가 갈 수도 없고, 한 걸음도 더 멀리 떨어질 수 없는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현전! 사람
들의 예상과는 달리 이것을 깨닫기란 너무나 쉽습니다. 진정으로 이것을 찾지 않는 순간 이것이 발견
되고, 진정으로 이것을 구하지 않는 순간 누구나가 이것을 본래부터 이미 완전하게 가지고 있다는 사실
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이 글을 보고 있는 이것입니다.
-몽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