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환상, 영화 속에서 빠져나오기

삶이라는 환상, 영화 속에서 빠져나오기

영화관에서 온갖 다양한 영화들이 수도 없이 상영되어도 영화가 비춰지는 하얀 바탕인 스크린은 

영화 상영이 끝나더라도 아무런 흔적도 남김 없이 텅~비어 있다. 흰 바탕의 텅~빈 스크린은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온갖 스토리의 영화가 비춰져서 관객들이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온갖 다양한 

삶의 경험과 이야기들이 일어났다 사라지고, 오고 가지만 그 경험과 스토리들이 일어나고 사라지고,

가고 오는 텅~빈 바탕 하얀 스크린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난 일이 없는 것이다. 

영화가 상영되는 텅~빈 바탕 하얀 스크린과 마찬가지로 우주삼라만상만물, 이 세상 모든 것들의 

본래바탕이라는 본마음 자리도 텅~비어있는 바탕이지만, 텅~비어있는 본래마음자리 위로 삶, 

인생, 현실세계, 현상세계의 가지가지 경험과 스토리들이 영화처럼 지나가버린다. 사랑도 경험하고, 

이별도 경험하고, 성공도 경험하고, 실패도 경험하면서 온갖 삶의 이야기들이 텅~빈 본바탕 위로 

지나가고, 온갖 사람들이며, 문제들, 사건 사고들, 상황들이 끊임없이 계속해서 그 위를 스쳐지나간다. 

그러나 텅~빈 본바탕, 본마음 자리 위를 스쳐지나가는 모든 것(존재, 현상)들은 꿈, 신기루, 허깨비, 

물거품, 그림자 같은 실체가 없는 허망한 환상에 불과할 뿐이다. 스쳐지나가는 모든 것은 우주의 인연 

따라 아주 잠시 잠깐 동안 왔다 흘러가는 것들이기에 집착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만 사람

들은 집착해봐야 붙잡을 수 없는 스쳐지나가버리는 것들을 애써 붙잡아 집착하는데 공연히 헛되이 

에너지를 낭비한다. 이별하고 실패할 때 아파하고 괴로워하지만, 텅~빈 배경인 스크린의 입장에서

삶이라는 영화를 살펴본다면 텅~빈 배경인 하얀 스크린 위에는 아무 일도 생겨난 적도 사라진 적도

없다. 그런 저런 잡다한 일들이 그냥 그저 스크린 위로 왔다 갈 뿐 텅~빈 배경에서는 전혀 신경 쓸 일이

없는 것이다. 

텅~빈 배경에서 삶이라는 영화를 보게되면, 사랑도 이별도 아무런 분별 차별이 없는 환상이고, 

성공도 실패도 아무런 분별 차별이 없는 똑같은 일일 뿐이다. 텅~빈 배경 거기엔 어떤 분별도 차별도 

없고 그 어떤 의미도 없다. 

본래마음, 본래면목, 본바탕, 참나, 무아, 불성, 부처, 일승, 하나님이라는 이름의 방편이 가리키는 것이 

바로 영화관의 텅~빈 바탕 하얀 스크린과 같은 것이다. 텅~빈 배경 하얀 스크린 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삶이라는 온깆 일들, 성공 실패, 좋은 일 싫은 일들이 아무리 많이 오고 가더라도  사실 텅~빈 바탕에는 

아무 일도 일어난 적도 없고 사라진 적도 없는 것이다. 텅~빈 바탕은 오고 감이 없이 전혀 움직임이 없이 

그냥 그렇게 고요할 뿐이다. 

삶이라는 영화의 내용은 좋고 나쁘다는 등 온갖 분별하는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되며 텅~빈 바탕 위에서 

움직이고 활동하지만 텅~빈 그 배경인 스크린은 다만 그 모든 내용을 비추어줄 뿐, 좋고 나쁘다는, 

착하고 악하다는, 이쁘고 밉다고 분별하는 온갖  이야기에 물들지도 않고 흔적을 남기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삶이라는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분별인 좋고 나쁜 이야기, 삶의 스토리, 

성공과 실패, 그것이 바로 나라고 여기고 착각하면서 그것들에 죽자살자 허망하게 집착해 왔다. 

그러다보니 삶이라는 영화 속에서 보다 더 좋은 일들만을 만들려고 애쓰고, 보다 성공적인 삶의 

드라마를 쓰려고 노력하고, 남들과 경쟁해서 승리하고 영웅이 되는 영화 속의 화려한 주인공이 

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삶이라 여기면서 지금까지 삶이라는 영화 속 스토리에만 사로잡혀서

삶의 노예로 살아온 것이다. 내가 삶이라는 영화를 조종하는 주인으로 살아온 것이 아니다.

이제 시선을 조금 돌려 보자.. 삶이라는 영화 속 이야기에 사로잡혀 있던 시선을 삶이라는 영화의 

스토리가 일어났다 사라지는 텅~빈 배경인 스크린으로 돌려 보자는 것이다. 물론 같은 곳을 보지만 

전혀 다른 곳을 보는 것이다. 똑같이 텅~빈 배경 스크린 위에 상영되는 영화를 보지만 영화의 스토

리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상영되는 텅~빈 바탕 배경인 스크린을 보는 것이다. 

그럴 때는 그 영화 속 내용이 좋고 나쁘고에 전혀 상관없이 한결같이 여여하다. 영화 속 스토리는 

변해도 텅~빈 그 배경인 스크린은 전혀 변함없이 한결같이 여여한 것이다. 전혀 변함없이 한결같이

여여함 이것을 이름하여 진실의 세계, 즉 일진법계(一眞法界), 하나인 진리의 세계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나인 진실한 우주’ 이 자리에 서게 되면 한결같이 여여할 뿐, 삶의 성공과 실패라는 허망하게 분별

하는 이야기에 속아 살지 않게 된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사람도 삶을 깨닫지 못한 사람의 삶과 똑같이 살지만 전혀 흔적이 없고, 망상 

번뇌가 없이 산다. 아무 일도 없는 것이다. 모든 일이 일어나고 사라지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것이다. 

색즉시공이고 공즉시색인 것이다. 그러니 어디에도 어느 것에도 머무는 바 없는 마음을 일으켜서

그 마음을 쓰면서도 자유자재하게 대자유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삶이라는 영화 속 모든 것이 텅~빈 바탕 스크린 위로 자유롭게 스쳐지나가도록 내버려 두고 지켜보라. 

그 영화 속 스토리에 뛰어들어 같이 울고 웃기 보다는 삶이라는 영화 속 그 모든 것이 오고 가는 텅~빈

바탕 배경인 스크린 입장에서 삶이라는 영화를 바라보라. 텅~빈 바탕 위로 오고 가는 것들에게 마음을 

쓰지 말고, 영화관의 스크린의 자리에서 스크린 위를 오고 가는 그 모든 것들을 다만 바라보라. 

당신의 본래 삶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고요할 뿐.

-법상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