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덕분에 피란민 아들이 대통령 되었습니다"
김진명 기자 입력 2017.06.24. 03:15
文대통령, 6·25 유공자 위로연6·25때 첫 해전 승리 주역인 최영섭 예비역 대령 등 500명 참석
"6·25 그날, 나라 지키라고 해군 장병과 가족들이 모은 돈으로 미국에서 사온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출전했습니다. 약 5시간에 걸친 치열한 전투 끝에 적함을 격침했습니다. 부산항을 지켜냈습니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 참석한 최영섭(90) 예비역 해군 대령은 67년 전 6·25전쟁 발발 당시를 생생하게 회고했다. 해군에 근무 중인 손자의 부축을 받아 무대에 오른 그의 목소리는 비장했다. 1950년 6월 25일 밤 그는 동료 64명과 함께 우리 해군의 첫 전투함인 450t급 백두산함을 타고 출전, 특수부대원 600명을 싣고 부산으로 침투하려던 북한의 1000t급 무장수송선과 싸워 이겼다. 개전 직후 부산이 함락될 뻔한 아찔한 상황을 막고, 6·25전쟁 첫 해전 승리를 거둔 '대한해협해전'이었다. 4명의 아들이 모두 군 장교로 복무한 최씨는 "쓰러져 가는 전우를 챙기지 못한 게 가슴 찢어지는 아픔으로 남아있다"며 "지금 함께할 수 없는 15만명의 전우들이 그립다"고 했다.
흥남철수 직전 중공군의 남진을 막아낸 장진호 전투에 참여했던 제임스 길리스(88) 유엔군 참전용사 대표는 "가장 위대한 구출 작전으로 기록된 흥남철수 작전에 참여했던 용사로서 폐허였던 대한민국이 오늘의 모습이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소감 발표를 마친 길리스씨는 최씨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국내외 참전용사와 참전국 외교사절 등 500명이 참석한 이날 위로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참전용사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자랑이고, 여러분 한분 한분이 대한민국의 역사"라며 "최고의 성의를 가지고 보훈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또 "덕분에 흥남에서 피란 온 피란민의 아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서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있다"며 "이 사실이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께 기쁨과 보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를 위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북한은 한반도의 안전을 위협하고 도발을 반복하고 있다"며 "확고한 한미동맹과 압도적 국방력으로 안보를 지키겠다"면서 "평화는, 강하고 튼튼한 안보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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