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꽃 / 고 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꽃
그 꽃
시인 고은 선생님의 작품으로 노벨문학상후보에도 올랐던 작품입니다
올라갈 때는 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오로지 정상에 오르겠다는 생각에 가려서 미처 꽃을 볼 겨를도 없었고
숨이 차고 힘들어서 꽃을 볼 마음의 여유도 없었습니다. 참 아쉽습니다
올라갈 때 꽃을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잠시 멈춰서서 꽃을 보기도 하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꽃이 어떤 모양인지 무슨 색깔인지 자세히 살펴보면서 그 꽃들과 대화도 나눴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러나 아쉽게도 내려올 때에야 꽃이 보였습니다. 정상에 다 오르고 난 후 천천히 내려오다 보니 그 때
서야 꽃이 보였습니다. 내려올 땐 그나마 꽃을 볼 수 있어 다행인데 그래도 여전히 꽃들과의 대화는
어려운 일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그냥 스쳐 지나가고야 마는 순간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성취만을 위해서 일만 바라보고 부지런히 올라갈 때에는 수없이 많은 주위 사람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난 이후에 내려갈 때에야 그나마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꽃은 그대로 일지 모르나 사람들은 그대로 있질 않습니다. 다 멀어지고 떠나가고 아무도 없습니다.
올라갈 때 사람을 보지 못하면 주위 사람들은 그렇게 사라지는 겁니다.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다시 주어
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소중한 사람들은 다시는 볼 수 없습니다. 올라갈 때 보십시오. 올라갈 때 만나십시오.
올라갈 때 챙기십시오. 올라갈 때 보살피고 보듬어 주십시오. 주위에 그 소중한 사람들은 내려갈 때는
이미 없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때론 다른 사람들에게 한참 뒤처지더라도, 비록 끝까지 못 올라가더라도
당신은 꽃보다 아름다운 주위의 사람들만은 보고, 만나고, 대화하고, 살피고, 챙기고, 보듬어주십시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花香(꽃향기)은 백리를 가지만 人香(사람의 향기)은 만리를 간답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놓치지 말고 그 인연을 소중히 가꾸고 이어가는 하루 되세요.
-성주 성문 밖 숲 / 음악이 좋아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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