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이하 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부인이자 한세대 총장인 김성혜 씨가 미국 베데스다대학으로 들어온 순복음교회 선교비를 부동산 매입에 전용해 왔다는 관계자 증언과 관련 자료를 뉴스타파가 확보했다. 순복음교회가 보낸 선교비와는 별도로, 김성혜 씨가 순복음교회 교인들을 동원해 거액의 달러를 미국으로 반출한 사실도 증언과 문서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순복음교회가 지난 14년 동안 미국 베데스다대학에 보낸 선교비 명목의 자금 270억 원 가운데 상당액이 당초 목적과는 달리 부동산 투자에 쓰였으며, 그 과정에 조용기 목사의 부인 김성혜 현 한세대 총장이 깊숙이 관여해 왔다는 사실을 보도(https://newstapa.org/43962)한 바 있다. 미국 LA 인근에 소재한 베데스다대학은 1976년 조용기 목사 개인이 설립한 대학으로 순복음교회나 한세대학교와는 법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지난 9월 베데스다대학에서 10년 간 근무했던 윤선영(가명) 씨를 미국 LA에서 만났다. 윤 씨는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조용기 목사의 부인 김성혜 씨의 수행비서로 일하면서 베데스다대학의 부동산 매매를 관리했던 사람이다. 윤 씨는 2011년 베데스다대학이 만든 홍보동영상에도 등장할 정도로 김성혜 씨와 가깝게 지냈다. 윤 씨는 먼저 순복음교회가 베데스다대학에 보낸 선교비의 사용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윤 씨의 설명에 따르면 ‘선교비’는 김성혜 씨가 순복음교회 자금을 미국으로 들여오기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 처음부터 부동산 투자를 위한 자금마련 창구였다는 것이다. 윤 씨는 “신축캠퍼스나 기숙사를 만들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다. 내게도 ‘나중에 콘도를 하나 주겠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윤 씨는 김성혜 씨가 본인 스스로를 ‘복부인’이라고 불렀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사들이다 돈 부족하면 한국에 선교비 보내달라 재촉”
윤 씨의 증언은 또 다른 베데스다대학 전직 관계자 A씨의 설명과도 일치했다. A씨는 “김성혜 씨는 부동산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성혜 씨는 미국에서 베데스다대학 돈으로 여러 채의 단독주택을 사들였는데, 그때마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이용했다. 베데스다대학의 총무처장이자 순복음교회 목사였던 윤선영 씨의 남편도 2002년에 이름을 빌려줬다. 윤 씨는 “이 모든 지시와 결정을 내린 사람은 김성혜 씨”라고 말했다. 은행대출 이자를 절약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김성혜 씨의 지시로 베데스다대학이 차명으로 매입한 주택은 확인된 것만 6채였다. 그런데 그 중 순복음교회 조 모 목사 명의로 2000년에 매입한 집에서는 김성혜 씨가 한동안 살기도 했다. 2001년 순복음교회가 설립한 국민일보가 세무조사를 당하자 김성혜 씨가 미국 LA로 피신, 이 집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윤선영 씨는 “김성혜 씨가 피신을 오고 얼마 있다가 조용기 목사가 두 아들을 데리고 이 집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집 역시 베데스다대학이 기숙사를 마련한다며 사들였던 집이었다. 기숙사 용도 쓴다며 학교 돈으로 차명 매입한 주택을 조용기 목사 일가가 은신처로 썼던 것이다.
명목상으로는 모두 기숙사였지만, 주택을 매입하는 기준은 오로지 김성혜 씨의 선택이었다고 한다. 학교와의 거리, 편의시설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김성혜 씨의 비서를 지낸 윤선영 씨는 “김성혜 씨 눈에 든 집, 향후 부동산 가치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 집 등이 매입의 기준이었다”고 말했다.
“순복음교회 교인들 동원해 1인당 1만 달러씩 미국에 반입했다”
기숙사를 만든다며 사들인 집 중에는 김성혜 본인의 이름으로 산 집도 있었다. 역시 베데스다대학의 돈으로 사들인 차명부동산. 이 집을 사들인 뒤 베데스다대학은 수영장과 자쿠지(기포가 나오는 뜨거운 욕조)도 새로 만들었다. 김성혜 씨는 이 집을 유독 좋아했다고 한다. 취재진은 이 집을 직접 찾아가 윤 씨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순복음교회가 매년 최대 40억 원씩 보낸 선교비 외에 김성혜 씨의 돈줄은 또 있었다. 순복음교회 교인들에게 미국 입국때 1인당 1만 달러씩 반입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달러를 미국에 들여 왔다는 것이다. 윤 씨는 이와 관련해서도 상당히 구체적인 증언을 했는데, 정리하면 “수도 없이 많은 교인들을 동원해 미국으로 현금을 가지고 왔다”는 내용이었다.
취재진은 2004년과 2005년 경 미국으로 달러를 실어 나른 교인들의 명단이 적힌 자료를 최근 한 순복음교회 관계자로부터 입수했다. 자료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순복음교회의 목사나 장로, 목사의 부인 등이었다. 윤선영 씨는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를 본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취재진이 확보한 문건에는 2004년과 2005년 순복음교회 자금을 미국으로 운반한 사람의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다. 이 문서에서 확인된 액수만 3억 원 정도. 문서에는 이 돈의 용처도 쓰여 있는데, 일부는 베데스다대학으로, 일부는 악기구입 또는 헌금으로 사용됐으며, 유명연예인(유OO)에게 축의금을 줬다는 내용도 기재돼 있었다.
취재진이 입수한 외화반출자 명단에는 한국에서 만 달러씩 갖고 들어온 돈을 모아 김성혜 씨에게 전달한 인계자, 김 모 씨의 이름과 서명도 들어 있었다. 확인결과 강원도 강릉에 있는 한 순복음교회 목사의 부인이었다. 인계자로 문서에 적혀 있던 김 모 씨는 “문서에 적힌 글씨와 서명이 내 것이 맞다”면서도 “돈을 나른 적은 없다,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성혜 씨의 비서를 지낸 윤선영 씨는 “김성혜 씨는 이렇게 모은 돈을 학교 금고에 쌓아 놓고 관리했다. 금고엔 언제나 수만 달러의 돈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 금고에 항상 수만 달러...학교 돈으로 쇼핑, 부동산 매입”
김성혜 씨가 현재 애너하임 소재 대학교를 막내아들에게 물려줘 양로병원을 지으려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윤선영 씨의 주장이다.
김성혜 씨가 학교를 물려주려 했다는 승제(조승제) 씨는 조용기-김성혜 부부의 막내아들로 2007년부터 2년 동안 베데스다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취재진은 윤선영 씨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현재 순복음교회가 설립한 국민일보 사옥에서 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조승제 씨를 찾아갔지만,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조 씨에게 학교를 물려받으려고 했던 것이 사실인지 묻는 질문을 담아 메모를 남겼지만,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
조용기 목사가 개인적으로 설립하고, 순복음교회가 매년 15억에서 최대 40억 원씩 선교비를 지원해 온 베데스다대학과 조용기 일가는 그 동안 여러 관계를 맺어왔다. 국민일보 회장을 지냈고, 현재 순복음교회가 설립한 ‘영산조용기자선재단’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장남 조희준 씨는 이 대학의 신학과를 다녔고, 현재 국민일보 회장인 둘째 조민제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주국민일보를 베데스다대학 안에 두고 있다. 게다가 김성혜 씨가 18년째 총장을 맡고 있는 한세대학교의 직원들이 베데스다대학의 부총장과 총무처장 등 주요 직책을 맡아 왔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두 학교는 서로 돈을 빌려주거나 받고, 부동산을 사고 파는 등 관계를 맺고 있다. 베데스다 대학교는 2003년 순복음교회 김 모 목사 부부 명의로 차명 매입한 주택을 2009년 한세대학교에 팔았고, 같은 해 한세대로부터 3억5천만 원을 빌리기도 했다. 2009년, 김성혜 씨는 미국의 베데스다대학 이사장이었고 한국에 한세대학교 총장이었다. 미국과 한국에 있는 두 학교를 사실상 김 씨가 좌지우지 한 셈이다.
“김성혜 씨, 베데스다대학교 아들에게 상속 시도”
그런데 대학교의 보직자 채용과 부동산 매각 등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다. 과연 베데스다 대학 이사진들은 선교비로 부동산을 매입하고 다시 되파는 사안들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했던 것일까? 윤선영 씨는 “부동산 매입 당시 이사회 의결 등의 절차는 대부분 무시됐다”고 지적했다.
취재진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베데스다대학에서 총장과 이사를 지낸 10여 명을 최근 접촉했다. 미국에 있는 대학이지만 베데스다대학의 이사들은 대부분 한국에 있었고, 이들은 대다수가 순복음교회 목사나 한세대학교 교직원 등으로 김성혜 씨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 전직 임원 및 이사 가운데 대부분이 베데스다대학의 이사회가 얼마나 자주 열리는지 몰랐고, 심지어 자신이 이사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취재진이 접촉한 베데스다대학 이사와 총장을 지낸 순복음교회 목사와 장로 16명 가운데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답변한 사람은 2명에 그쳤다. 10명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고, 4명은 답변을 거부했다. 윤선영 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렇다면 베데스다대학에 십년 넘게 선교비를 보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고 있었을까. 취재진은 순복음교회에 인터뷰를 요청하고 질의서를 보냈다. 순복음교회는 인터뷰는 거절한 채 서면으로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해 왔다.
뉴스타파는 조용기 목사와 김성혜 총장 측에도 베데스다대학이 사들인 차명부동산과 관련된 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취재 : 홍여진 한상진 신동윤 강민수 박경현
촬영 : 김남범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홍여진 기자 sara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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