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 성철스님
우리들이 사는 이 지구가 크다고 하지만 가장자리가 없는 무변(無邊)한 허공(虛空)의 먼 곳에서 지구를
볼 때는 지구는 찾아볼 수도 없는 물체입니다. 허공이 그렇게도 광활하지만 진여법계에 비하면 허공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물거품 하나에 불과하므로 공생대각중(空生大覺中)은 여해일구발(如海一漚發)이라,
즉 허공이 대각(大覺) 속에서 생겨남은 바다에서 물거품이 하나 일어남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바다와 물거품 하나와 같이 일체 생명의 본체, 대각(大覺), 진여법성(眞如法性)의 공용(功用)은
불가설불가설(不可說不可說)이어서 일체제불이 일시에 출현하여 미래겁이 다하도록 언설하여도
진여법성의 공용(法性功用)의 털끝 하나도 설(說)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불가사의한 무가진보(無價珍寶), 일체 생명의 본체, 대각(大覺), 진여법성의 공용을 일체 생명이
갖고 있으니, 허망한 꿈 환상 속의 명예와 이해타산은 일체 버리고 이 무진장의 보고(寶庫)를 활짝 열어
서 일체를 이익케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탐타일립미(貪他一粒米)하여 실각만겁량(失却萬劫糧)이라, 즉 한 톨의 쌀알을 탐하여
만겁의 양식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순치(順治)황제는 중국 역사상 최대의 제국을 창건한 영웅입니다마는 발심출가(發心出家)할 때에,
자기는 본시 서방에서 걸식하며 수도하는 일개 승려였는데 어찌하여 만승천자(萬乘天子)로 타락하
였는고[아본서방일납자 연하류락제왕가 我本西方一衲子 緣何流落帝王家]라며 탄식하였습니다.
만승천자의 부귀영화를 가장 큰 타락으로 보고 황제라는 보위(寶位)를 헌신짝같이 차버리는 용단
이야말로 수도인(修道人)의 참다운 심정(心情)입니다. 그러하니 수행자들은 오직 대각(大覺)을
성취하기 위하여 일체를 희생합시다.
달 밝은 깊은 산에 소쩍새 울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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