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사랑 좋아하시네

장백산-1 2019. 3. 3. 20:59

사랑 좋아하시네  / 법륜스님


흔히들 말하기를 부부는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부부관계가 대부분 원만하지 

못해서 괴로워합니다. 그 괴로움이 어느 정도냐? 원수 같다고 합니다. 얼마나 괴로우면 그러겠어요?

그럼 왜 이렇게 부부관계가 고통이 괴로움이 될까요?


부부관계가 사랑으로, 신의로 맺어져야 하는데, 실제 부부관계는 그렇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맺고 

있는 부부관계는 굉장한 이기심(利己心)으로 맺어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친구를 사귈 때는 그 사람 

키가 얼마냐? 얼굴이 어떠냐? 집안이 어떠냐? 공부를 얼마나 잘했냐? 이런 거 뭐 그렇게 크게 안 

따집니다.  인간이 돼 먹었냐? 이것만 따져요. 즉 의리가 있냐? 이것만 따집니다. 한 가지만 봅니다.

사업을 하고 동업을 하고 거래를 할 때에도 키, 얼굴, 학력.. 이런 거 보지 않습니다.

딱 한 가지만 봐요. 신용이 있느냐?


그런데 결혼하려고 선을 볼 때는 어떻습니까? 열 가지, 스무 가지도 넘는 조건을 봅니다. 키도 커야 

하고, 얼굴도 잘생기고 예뻐야 하고, 신체도 건강해야 하고, 학벌도 좋아야 하고, 돈도 있어야 하고, 

직업도 좋아야 하고, 게다가 성격도 좋아야 하고, 나만 사랑해야 하고 등등...좀 나쁘게 말하면, 누구

하나 잘 잡아가지고 평생 팔자 고치려고 합니다. 이건 정말 굉장히 이기적입니다.


그런데 왜 부부관계를 '사랑'이라고들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가 이 부부관계에 대한 책을 

쓰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책 제목이 뭔지 아세요? 이미 다 정해졌는데.. '사랑 좋아하시네~'  입니다.

(대중들 폭소)


친구를 사귀다가 의리가 없으면 친구 그만두면 됩니다. 사업을 같이 하다가 신용이 없으면 사업 그만

두면 됩니다. 그런데 이 부부관계도 종합적으로 보면 굉장히 이기심(利己心)으로 뭉쳐져 있기 때문에

살아보면서 '뭔가 내가 손해가 아닌가?' 덕 보려고 결혼했는데 살아보니까 별로 이득이 없어..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혼자 사는 게 더 나을 걸 그랬어~' 조금 더 지나면 덕 보기는커녕 오히려 손해를 봐..

그래서 같이 살 필요 없겠다, 혼자 사는 게 났겠다.. 그래서 헤어지기도 해요.


이렇게 부부관계에 갈등이 있는 것은 출발할 때 벌써 관점에 문제가 잉태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부부관계에 괴로움이 생기는 겁니다.


부부 관계가 안 좋으면, 왜 안 좋으냐? 내가 속았다..돈 많은 줄 알고 결혼했더니 돈도 없더라.. 속았다..

성격이 좋은 줄 알고 결혼했더니 별로더라.. 속았다..그 말은 상대가 나쁘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부부

간의 갈등 원인은 다 상대한테 있다고 미룹니다. 그런데 부부간의 갈등 원인이 상대에게 있다 하더라도, 

부부관계 이건 각자의 선택이기 때문에 왜 내가 저런 남자, 저런 여자를 만났느냐는 선택에 대한 책임이 

있어요. 그런데 그 서로간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나온 말이 뭡니까? '궁합이 안 맞는다.. 

전생에 우리 부부는 원수였나봐..' 등등의 말입니다.


신도님들이 저한테 와서 머뭇머뭇 하다가 물어요. '스님요~'  '우리 부부는 전생에 어떤 관계였을까요?'

그럼 제가 바로 말해줍니다. '어떤 관계는 어떤 관계야? 원수지~'라고 그러면, '그렇죠? 스님은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라고 말합니다. 부부관계가 좋은 사람이 와서 묻겠어요 나쁜 사람이 와서 묻겠어요?

그래서 제가 아는 게 아니라 자기가 답을 줘요, 미리.. ㅎㅎ.. 그래서 뭐라고들 합니까? 전생의 원수가 

이생에 부부가 된다고 그러죠. 그만큼 부부 갈등이 심하다.. 이 말입니다.


부부관계가 나쁜 것은 궁합 때문도 아니고, 사주팔자 때문도 아니고, 전생 때문도 아녜요. 바로 그.. 덕 

보려고 하는 이기심(利己心)으로 맺어졌기 때문에 부부간에 갈등이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어디 

부부관계에서만 그렇습니까? 부모자식 관계에도 괴로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식 보고도 '이 웬수야~' 

라고 하잖습니까? 그래서 전생의 원수를 자식으로 만난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우리들 인생 고민의 대부분은 이렇게 남편 때문에, 아내 때문에 또는 부모 때문에, 자식 때문에, 대인관계

에서 생기는 괴로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 우리는 왜 가족관계를 맺고 사는가? 행복하려고..

더 자유롭고 행복하려고 가족 관계를 맺고 사는데 이 가족관계가 행복은커녕 오히려 괴로움이 됩니다..


그럼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그건 아닙니다. 우리가 괴로운 것은 인간간에 관계를 잘못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괴롭게 살 수밖에 없는 게 인생이 아니고 우리가 인간관계를 잘못 맺고 

있기 때문에 인생이 괴로운 겁니다.


그럼 왜 인간관계를 잘못 맺고 있느냐?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왜 그런가? 인간관계의 올바른 원리, 

인간관계의 올바른 법칙, 인간관계의 올바른 이치, 이걸 모르고 인간관계를 잘못 맺는 무지(無知)때문

입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마음이 작용하는 법칙, 이치, 원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의 작용 이게 괴로움이

되고, 어떻게 하면 마음의 작용 이게 즐거움이 되고, 어떻게 하면 마음의 작용 이게 슬픔이 되는데..그런

마음이 작용하는 원리를 모르면 괴로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겁니다. 마음이 작용하는 원리를 모르는 것은 

전생에 지은 죄 때문도 아니고, 사주팔자 때문도 아니고, 어떤 신의 벌 때문도 아니고, 바로 무지(無知)

때문입니다. 무지(無知)를 불교용어로 말하면 무명(無明)인데 이것이 모든 괴로움, 갈등의 원인입니다.


인간관계, 사람과 사람이 어떤 관계를 맺을 때는 거기에 일정한 원리, 법칙이 있습니다. 그 법칙을 알면 

내가 원하는 대로 인간관계를 맺어갈 수 있어요. 인간관계를 나쁘게 하려면 나쁘게 할 수도 있고, 좋게 

하려면 좋게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인간관계의 성질(性質)을 모르면, 인간관계를 좋게 하려고 노력

했는데 결과는 나빠진다. 그래서 억울하죠. 인간관계를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결과는 안좋으니까 하늘을 

원망하고, 전생을 탓하고, 팔자타령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붓다의 가르침은 뭐냐, 있는 그대로의 법칙, 자연(自然)이면 자연의 법칙, 생명이면 생명의 원리, 

마음이면 마음 작용의 원리, 그것을 올바르게 이해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래라저래라 하는 윤리도덕적인

가르침이 붓다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법칙을 이해하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난다는 가르침

이 붓다의 가르침입니다.


봉사가 깜깜한 것은 자신의 눈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세상이 어두워서 깜깜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눈을 떠라! 스스로 눈을 떠라.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스스로 눈을 뜨는 것 이것이 깨달음

입니다. 스스로 눈을 뜨는 것이 무지에서 무명에서 깨어나는 겁니다. 눈을 뜨고 나면 세상이 본래 이미 

밝아 있음을 압니다.


꿈 속에서 악몽을 꾸는 사람은 꿈 속에서 계속 괴로워합니다. 꿈 속에서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온갖 

노력을 하지만 해결이 안 됩니다. 그러나 꿈에서 깨고 나면, 눈만 뜨면, 꿈 속에서 일어난던 그 괴로움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립니다. 그것 처럼 사람들도 무지(無知), 무명(無明)에서 깨어나면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 무지에서 벗어나는 것, 무명을 깨뜨리는 것 이것을 깨달음이라고 말합니다.


깨달음은 다른 어떤 존재에 의지해서 무지, 무명으로 인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무지를 

스스로 벗어남으로써 스스로 깨달음으로써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

은 진리(眞理)의 문제이기 때문에 윤리 도덕을 넘어서는 것이고, 불자든 기독교인이든, 한국사람이든 미국

사람이든 관계 없이, 여자든 남자든, 아이든 어른이든 관계 없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편이나 아내, 부모나 자식 때문에 괴롭다면, 인간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원리하고

내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느냐 하는 원리, 이 두 가지만 알면, 모든 괴로움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 법륜 스님 / 'btn TV법회'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