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거울에 비친 그림자 - - 현정선원
< 질문 > 뭔가를 볼 때는 눈으로 보는 것 같은데, ‘눈이 없다’는 말씀이 이해가 안됩니다.
< 답변 > 이 세상에는 주재자(主宰者 : 어떤 일을 중심이 되어 맡아 처리하는 사람)가 없소. 심리적 현상(정신적 현상) 물리적 현상(물질적 현상)인 이 세상 모든 것들, 모든 작용들은 그것들을 짓는 자가 없는 거요. 만법[萬法 : 심리적 현상(정신적 현상) 물리적 현상(물질적 현상)인 이 세상 모든 것들, 모든 작용들]은 순전히 인연(因緣)으로 말미암아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일 뿐이지 만법을 짓는 자도 없고 만법을 받는 자도 없소.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인 사대(四大)가 몽땅 텅 비었다고 했으니 그렇다면 이 육신은 뭐요? 육신은 텅 비어 없는거요.
다시 말해 눈, 귀, 코, 혀, 몸, 생각이 다 텅 비어 없다는 소리요. 육근(六根 : 눈, 귀, 코, 혀, 몸, 생각)이 없고, 육근(六根 : 눈, 귀, 코, 혀, 몸, 생각)이 각각 상대하는 육진(六塵, 六境 : 모양, 소리, 냄새, 맛, 감촉, 모든 생각의 대상)이 없고, 육근과 육경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의식 인식인 육식(六識, 6가지 알음알이 : 눈의 인식, 귀의 인식, 코의 인식, 혀의 인식, 몸의 인식, 생각의 인식)도 없고 그래서 육근(六根) 육경(六境) 육식(六識) 이 셋 전부가 다 환상(幻想)이오. 다른 말로 굳이 말한다면 보기는 보는데 마치 꿈속에서 내가 남을 보듯 그렇게 보는 거요. 자기가 환상으로 그렇게 지어놓고 누가 누구를 본다고 그러는 거요.
고인이 말하기를 “만약 그대 앞에 산이 있으면 그 산이 그대를 현혹하리라”고 했소. 만법이 성품이 없으니 보는 것도 보이는 것도 체성(體性, 자성 : 자체의 성품)이 없는 거요. 우주만물, 심리적 현상(정신적 현상) 물리적 현상(물질적 현상)인 이세상 모든 것이 다 텅 빈 거요.
그래서 만법, 이 세상 모든 것의 성품, 즉 법성(法性)은 공성(空性) 또는 허공성(虛空性)이라고 말하는 거요.
사람의 육신과 정신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인연(因緣)이 임시로 가짜로 어울러서 된 것들이오. 그 어떤 것도 독립적으로 실체가 있는 개체가 아니라는 말리요. 만법,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참된 하나뿐인 법계(法界), 오직 하나뿐인 이 세상을 등지면 모두가 그렇게 독립적으로 따로따로 분리되어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요.
여러분의 본래 몸, 법신(法身)은 까딱 눈깜짝하는 움직임도 없소. 법신이라는 거울에 비친 그림자가 보고 봤더니 이렇고, 들었더니 이렇게 들었다고 하면서 허깨비인 헛것이 헛것을 보며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거요. 만법[萬法 : 심리적 현상(정신적 현상) 물리적 현상(물질적 현상)인 이 세상 모든 것들, 모든 작용들]이 전부 내 마음거울에 비친 허깨비, 환영, 그림자일 뿐이요. 어두움은 본래 스스로 어두움이 될 수가 없소. 밝음도 밝음 스스로 밝음이 될 수 없소.
사람이 어두움이라는 개념을 짓고, 사람이 밝음이라는 관념을 지어서 그 개념 관념이 비로소 어두움이 되고 밝음이 되는거요. 어둠과 밝음, 그와 같이 사람의 마음에 의지하지 않고 혼자 세워지는 법(것, 존재, 현상)은 없는 거요.
여러분의 본래 마음은 항상 모든 것을 환히 비추면서도 비추었다는 흔적도 자취도 없소. 거울이 사물을 비추는데 전혀 노력이나 힘을 들이지 않듯이 그렇게, 비춘다는 생각 없이 그렇게 그냥 비추는 거요. 그런데 그 사이에 난 데 없이 허깨비 같은 ‘나’란 놈이 끼어들어 ‘내가 본 바’, ‘내가 들은 바’가 생기서면 그때부터 장애가 생기고 분별 망상 번뇌, 갈등 괴로움이 생기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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