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생명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겁니까?

장백산-1 2021. 3. 17. 03:19

■ 생명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겁니까?    /  성철스님

일체, 즉 만법, 즉 이 세상 모든 것이 본래 불생불멸(不生不滅)이어서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거래(去來)가 없고, 생사(生死)도 없습니다.  화엄경(華嚴經)에서도 “일체법불생(一切法不生)이요, 일체법불멸(一切法不滅)”이라 말했고, 법화경(法華經)에서도 “제법(諸法)이 종본래(從本來)로 상자적멸상(常自寂滅相)”이라 하였는데, 적멸상(寂滅相)은 생겨남과 사라짐이 없는 불변상(不變相)을 말함입니다.

이와 같은  적멸상(寂滅相), 불생불멸상(不生不滅相)을 방편의 명칭으로 진여(眞如), 법계(法界), 연기(緣起), 실상(實相), 법성(法性), 유식(唯識), 유심(唯心) 등 천명만호(千名萬號)로 부르나 그 내용은 다 동일합니다. 이들 명칭이 가리키는 것은 우주의 근본원리이며 대각 자체(大覺 自體)이어서 일법(一切)가 불생불멸(不生不滅) 입니다.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원리는 심심(甚深) 난해(難解)하여 붓다의 혜안(慧眼)이 아니면 (不生不滅) 이 원리를 볼 수 없어 불교 이외의 종교나 철학에서는 거론치 못하였으며, 불생불멸(不生不滅)은 불교의 전용어가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과학이 고도로 발달되어 현대과학에서도 원자물리학으로 자연계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원칙 위에 구성되어 있음을 증명하여 불교의 가르침에 접근하여 구체적 사실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는 2천 5백년 전에 우주법계, 즉 이 세상의 불생불멸(不生不滅)을 선언하였고, 과학은 3천 년 후에 불생불멸(不生不滅)을 실증하여 시간차는 있으나 그 내용은 상통(相通)합니다.

진리는 하나이므로 바로 보면 그 견해가 다를 수 없습니다. 다만 붓다의 혜안(慧眼)이 탁월함에 감탄할 뿐입니다. 불교가 과학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지만, 불교에 접근한 과학이론은 불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불생불멸(不生不滅)하는 상주법계(常住法界)에는 증감(增減)과 거래(去來)가 없는 무진연기(無盡緣起)가 있을 뿐이니, 증감(增減)과 거래(去來)가 없는 무진연기(無盡緣起) 이것이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입니다.

무진연기(無盡緣起)하는 제법의 실상의 일체 생명은 성상일여(性相一如 : 설질과 모양이 하나)이며 물심불이(物心不二 :사물과마음이 둘이 아님)여서 생각이 있고 생각이 없음의 구별이 없기에 생명(生命)은 유정무정의 총칭입니다. 그러므로 무정설법(無情說法 : 생명이 없는 것 같은 바위가 하는 설법)을 들을 수 있어야만 생명의 참 소식을 알게 되는 것이니 개개(個個) 생명(生命) 전체가 절대여서 생멸과 거래가 없습니다.

무정(無情) 생명론은 너무 비약적인 것 같으나 유정(有情)만이 활동하는 것이 아니요, 무정(無情)도 항상 활동하고 있으니,예를 들면 무정물(無情物)을 구성하고 있는 근본요소인 소립자(素粒子)들은 스핀(Spin)을 가져 항상 자동적으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움직임이 없는 바위들도 계속해서 운동을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백억활석가(百億活釋迦) 백억이나 되는 살아 있는 부처가 취무춘풍단(醉舞春風端) 취하여 춘풍 끝에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