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바로 지금 이 곳일 뿐 다른 때 다른 곳은 없다

장백산-1 2024. 3. 19. 15:27

바로 지금 이 곳일 뿐, 다른 때 다른 곳은 없다


선어록의 최고라고 일컫는 임제록'의 내용 중 일부를 살펴봅니다. " 너희들이 만약 생각 생각에 치달려 구하는 마음만 쉴 수 있다면 너희들은 조사나 부처와 다를 바가 없다. 일 없는 것이 귀한 사람이니, 다만 조작하지만 말라. 다만 평상 그대로일 뿐이다. 불법은 애써 공들일 곳이 아니니, 다만 평상시 그대로 일 없을 뿐이다. 바로 지금 이 곳일 뿐, 다른 때 다른 곳은 없다."  - - [임제록] - - -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습니다. 추구할 것도 조작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지금 여기 이대로일 뿐, 다른 때 다른 곳은 없습니다. 지금 이 곳에서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늘 쓰고 있는 이 평상심 그대로가 도(道)이고 진리(眞理)입니다. 사람들이 다만 분별만 하지 않으면, 생각으로 눈앞의 현실세계를을 시비, 분별, 비교, 판단, 조작, 해석만 하지 않는다면, 지금 여기 이대로가 전부입니다.

눈앞의 이대로는 아무 할 일이 없습니다. 그저 이러할 뿐! 여기에 '내 생각'을 개입시켜 해석 판단하지만 않으면, 지금 여기 이대로 언제나 아무 일이 없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구나 잠시 이 글을 읽던 행위를 멈추고, '뭐지?', '눈 앞이 왜 진리라는 거지?' 하고 문득 돌이켜 지금 이 자리로 돌아옵니다. 지금 이 자리로 돌아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잠시 머물러 있게 됩니다. 그렇게 잠시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다가 그러다가 문득 눈앞의 아무 일 없는 지금 이자리가 너무 아무것도 아니고, 별것 같지도 않고, 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모양도 없고, 크기도 없고, 아무 일이 없다보니 이 심심한 평상 그대로의 진리를 곧장 피해달아납니다.

그리고는 다른 무언가를 찾고 추구합니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말고, 지금 여기 있는 이것 말고, 지금 나에게는 없는 다른 그 무엇을 찾습니다. 이 평상심이 아닌, 더 위대하고, 놀랍고, 신비롭고, 강렬한, 생각 속에서 만들어 놓은 깨달음의 환상을 쫓게 됩니다. 바로 그 추구심이 지금 여기에 있는 이 평상심을 피해 달아나게 만듭니다. 추구심이라는 내 생각이 만들어낸 환상으로 도망치느라, 지금 여기에 이미 있는 진리 즉 평상심을 놓처버리고 맙니다.

지금 당장 여기 눈앞에 뭐가 있습니까? 뭘 찾지 마세요. 분별하지 마세요. 그러면 그저 지금 여기 이대로일 뿐입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