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엄 선포 순간, 국힘 텔레방에서만 ‘본회장으로’ 외쳤다
“ 한동훈, 계엄 막으라 지시”…정작 추경호 원내대표는 침묵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한겨레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내역을 17일 입수했다.
이 대화방에 비상계엄 선포 관련 언급이 처음으로 올라온 건, 밤 10시49분이었다. 윤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21분 뒤, 박수영 의원이 올린 글이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 국민의힘 당대표 한동훈’이라고 적혀 있었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대화방에 참여할 수 없었던 한 전 대표를 대신해 박 의원이 대신 올린 글이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도착했지만, 곧바로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오후 11시께였다.
한 전 대표는 본회의장으로 들어간 직후, 다시금 본회의장으로 와달라는 문자를 올렸다. 그는 우재준·주진우 의원의 이름으로 “즉시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계엄해제 안에 반대하는 분 계시는지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 무렵, 국회 원내대표실에 있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당사에서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공지하면서 일부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으로 가야 할지, 당사로 가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던 상황이다. 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정하 의원은 4일 0시7분께 “국회 본회의장으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와야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이 대화방에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본회의장으로 달려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동참한 건, 친한동훈계와 중립 지대 의원 18명에 불과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시 본청에 머무르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그는 4일 새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뒤 기자들로부터 ‘원내대표도 1인 헌법기관으로 (표결에) 참여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제 판단으로 불참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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