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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를 넘어선 공성(空性)의 자각

장백산-1 2025. 3. 5. 21:07

비교를 넘어선 공성(空性)의 자각

 

언제나 내가 부족하다고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은 비교 때문이다. 남보다, 부자들 보다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가난과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과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우리는 무한히 풍요롭다. 지금까지 우리는 비교 열등에 시달리며 남보다 가난하다고 굳게 믿고 있던 것이다.

 

그 모든 비교라는 잣대를 놓아보자. 그 자리에는 부자도 없고, 가난함도 없다. 그저 중립적인 하나의 현상만 있을 뿐이다. 중립적인 상황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비교라는 차별심을 만들어서 내 스스로 가난하다거나 부자라거나 하며 분별해 왔던 것일 뿐이다. 바로 그 분별만 놓아버린다면 우리는 언제나 고요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 부자가 좋다고 하겠지만, 사실 부자보다 더 근원적인 행복은 고요한 중립에 있다. 그 자리에 있으면 모든 비교가 사라지기 때문에 괴로울 것도 없이 그저 평화롭고 고요하다.

 

이처럼 내가 원래 가난했던 것이 아니라, 그동안 어리석었기 때문에, 내가 가슴을 활짝 열지 못했기 때문에 우주 본연의 완전성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뿐이다. 그러니까 그 완전성과 풍요성을 가슴을 열고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그 모든 것은 이미 내 것이다.

 

부처님께서 깨닫고 나서 ‘본래 우리는 깨달은 존재였다, 무엇하나 부족하지 않은 존재였다’고 말씀하셨다. 이미 완전한데 우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뿐이다. 우리 모두는 완전하다, 완전히 풍요롭고 지혜롭다. 그 완전성은 무언가를 소유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텅 빈 공성(空性)과 중도의 자각에서 온다.

 

공하다는 것은 꽉 차 있다는 것이고, 텅 비어 있다는 것은 무엇이든 채울 수 있다는 것이며, 중립이라는 것은 어느 쪽에도 치우쳐 있지 않다는 뜻이다.

 

 

글쓴이: : 법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