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여 2

지금 여기엔 생겨난 것도 없고 사라진 것도 없다

지금 여기엔 생겨난 것도 없고 사라진 것도 없다 - - 몽지와 릴라 눈앞에 펼쳐진 책의 글자를 보고 있다. 까만 글자들이 눈으로 들어오고 그 문자를 읽으면서 뜻도 알아진다. 눈은 글자를 따라가고, 글자는 의미를 드러내고, 의미를 따라 생각이 일어난다. 생각이 일어나는 이 경험을 그대로 보면 마치 허공에 구름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 같고 바람이 불어왔다 사라지는 것 같다. 계속해서 글자는 읽히고, 뜻은 알아지고, 생각은 얼개를 이루며 일어나 올라온다. 그러나 그런 경험들은 머물러 있지도 않을 뿐더러 붙잡을 수도 없다. ​글자를 보는 나 자신도 찰나지간도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한다. 그 변화가 미처 내 눈에 감지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도 쉬지 않고 순간 순간 변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어제의 나와 ..

모든 것이 꿈(夢)같고 환(幻)같은데 여전히 境界에 걸려 괴롭습니다

< 질문 > 모든 게 꿈(夢)같고 환(幻)같은데 저는 여전히 境界에 걸려 괴롭습니다. < 답변 > 모든 게 꿈(夢)같고 환(幻)같다면 '걸리고 막힘이 있다'커니 '걸리고 막힘이 없다'커니 하는 논의 자체가 붙을 여지가 없는 거요. 걸려도 안 걸려도 그게 전부 텅 빈 말뿐인 겁니다.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