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문의 쑈

죽어가는 언론을 수수방관하는 기자들!!![이기명]

장백산-1 2008. 7. 28. 10:33
언론이 죽어간다는데 기자들 보기에는 어떤가?
번호 148863  글쓴이 이기명 (kmlee)  조회 639  누리 205 (205/0)  등록일 2008-7-28 08:51 대문 15 추천


언론이 죽어간다는데 기자들 보기에는 어떤가?
 - 죽거나 말거나 당신들과는 상관없는가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08-7-28)


<글쓰기 전에 한 마디>

언론과 기자를 모두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모진 놈 곁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는 속담만 생각하면 된다.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고 하면 미국의 제퍼슨 대통령을 떠올리겠지만 질문은 대한민국 기자들에게 하는 것이다. 당연히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한다고 할 것이다. 이유는 신문이 없으면 기자는 백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군사독재 시절, 언론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남영동과 보안사에 끌려가 참혹한 고문을 당하고 거리로 쫓겨난 당신들의 선배들은 백수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신들도 동아투위나 조선투위에서 싸우던 선배들의 고생을 잘 알 것이고 심지어 극심한 생활고로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선배들도 있다. 모른다면 기자가 아니다.

 

그러니 어쩌란 말이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도대체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으며 우리가 무슨 짓을 했기에 그러냐고 따지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몰라서 묻느냐고 대답하면 충분하다. 사실 그렇게 묻는 기자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왜냐면 살아있는 상식이기 때문이다. 역사이기 때문이다. YTN의 돌발영상은 구본홍의 낙하산 사장 임명을 반대하며 목이 메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말을 잊지 못하는 여기자. 죄를 지은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보도국장과 기획실장. 그리고 부장들. 왜 그들은 죄진 꼴을 하고 있을까. 상식에서 벗어난 짓을 했기 때문이다.

 

30년 가까운 기자생활을 하면서 기자와 기자의 길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을 그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들의 처신이 옳지 못하다는 양심의 질책일 것이다. 나만 나쁜 놈이냐고 변명하지 말라. 도둑놈이 아무리 많더라도 도둑놈은 여전히 나쁜 놈이다.

 

구본홍의 과거는 들먹일 필요가 없다. 다만, 인생의 절반 이상을 기자로서 살아온 구본홍이 가장 불행한 기자의 한 사람으로 한국 언론사에 기록될 것이 애석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 선배들이 온당치 못한 처신으로 죽은 뒤에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한국 기자들의 길은 참으로 모질고도 기구했다. 지금은 배부른 돼지(일부)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은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주머니에서는 늘 먼지가 났다. 그러나 기개만은 하늘처럼 높았다. 사람들은 기자를 지사라고 했다. 이웃 간에 송사에는 옳고 그름을 가름하는 판관 노릇도 했다. 기자가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았고 꼭 님이라 불렀다.

 

그때 사람들은 기자가 대단하며 기자가 세상을 바로 잡는다고 믿었다. 당신들도 그런 자부심으로 산다고 하겠지. 맞는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당신들이 보도한 기사 한 편으로 악덕 기업주가 쇠고랑을 차고 감옥에 가고 세상이 당신들에게 박수를 보낼 때 기자가 된 보람을 만끽했을 것이다.

 

자유당 시절 각종 부정선거 사례를 테러를 당해가며 고발한 기자들을 당신들은 기억할 것이다. 군사독재 시절 보도지침을 폭로한 한국일보 김주언을 기억할 것이다. 겁이 없어서일까. 아니다. 기자가 할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라가 잘되려면 기자들이 잘해야 한다는 것을 신앙처럼 믿는다. 잘한다고 평가받는 기자들이 얼마나 존경스러운가. 그런 기자들을 알고 있다. 자식뻘 되는 기자지만 정말 존경하고 사랑한다.

 

정치가 잘못되면 나라가 망한다. 잘못된 정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힘은 언론만이 가지고 있다. 왜냐면 못된 정치인들 정신 차리게 하는 것은 언론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못 된 정치가는 어떻게 해서든지 언론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날뛴다. 날뛴다는 표현이 거칠다면 한나라당 정권이 하는 짓을 보면 된다. 지금 그들이 하는 짓이 날뛰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꼭 미쳐서 몽둥이를 휘둘러야만 날뛰는 것인가.

 

지금 한국의 언론이 죽어가고 있다. 아니라고 한다면 그런 다행이 없다. 그러나 당신들의 귀에는 저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그럴 수도 있다. 조둥동 기자라면 절대로 들리지 않을 것이다. 눈과 귀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제대로 들리겠는가.

 

YTN 사태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언론 파괴행위다. 한승수의 말을 들어보자. 구본홍이 능력 있는 언론인이란다. 지금 능력을 말하는가. 구본홍은 기본이 안 된 인간이다. 빈대도 낯짝이 있지 어떻게 언론계 후배들을 그처럼 무안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기자란 직업에 그렇게 먹칠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구본홍을 반대해 싸우는 YTN 기자들이 자랑스럽다.

 

KBS를 보자. 왜 시민들이 억수처럼 퍼붓는 장대비를 맞으며 촛불을 들고 KBS로 몰려드는가. 인기 공개방송을 보러 오는 게 아니다. KBS를 지키러 온 것이다. 이제 정연주를 구하기보다 이 나라의 언론을 구해야 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언론이 망하면 민주주의는 없다.

 

평생을 노동운동을 했다는 김금수가 공갈협박 때문인지 더러워서 그랬는지 이사장 자리를 내 던졌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날름 그 자리를 받아먹은 유재천. 한 때 존경을 받았던 언론학교수다. 말년을 망가져 살려고 작심을 했는가. 나이 70에 쏟아내는 말이 측은하다.

말 같지 않아서 입에 담기도 역겹지만 그 따위 말을 하면 사람대접을 못 받는다는 교육적 의미에서 소개한다. 정연주를 사적으로 만나서 한 말을 공개했다.

 

"살신성인의 심정으로 명예롭게 사퇴를 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유재천의 살신성인은 어떤 것이며 명예가 무엇인지 알기나 하는가. 유재천에게 배웠다는 내가 아는 수많은 제자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은 현역기자로서 취재를 하고 있다. 가엾다. 걱정이 된다. 누구한테 배웠다고 할 것인가.

유재천이 생각하는 명예는 이런 것인가. 권력의 부당한 압력에 무릎 꿇고 임기 전에 물러나는 것인가. 그게 명예라면 유재천이나 훈장처럼 달고 다니라고 권하고 싶다.

 

KBS 앞은 '민주언론사수'와 'KBS를 지키자'고 외치는 시민들의 구호와 촛불로 뜨겁다. 언론노조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들이 모여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을 규탄한다. 그런데 KBS 노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단한 KBS 노조다.

1990년 4월, KBS는 사원들의 분노로 가득 찼다. 언론민주화를 이룩하고 독재정권의 방송장악을 분쇄하자는 함성으로 본관 민주광장은 뜨거웠다. 노조를 중심으로 뭉친 전 사원은 서기원 사장을 거부했다.

 

그때도 시류의 영합하는 부류는 있었다. 그런 인간들은 어느 때나 있기 마련이니까. 죽고 다치고 잡혀가고 그렇게 힘든 싸움에서 KBS는 언론자유를 찾았고 지금도 자부심이다. 목격자로서의 감동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독재시절, KBS기자들은 참 부끄럽게 살았다. 시위현장에서는 아예 KBS기자라는 말도 못 꺼냈다. 지금의 조중동과 같은 신세였다. 지금은 어떤가. 당당하고 떳떳하고 의젓하다. 국민들이 인정하기 때문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KBS를 믿는다.

 

KBS의 <미디어 포커스>나 <시사 투나잇> <쌈>을 보라. 이것이 바로 국민의 방송인 KBS의 모습이다. 개혁을 위한 조직개편 과정에서 정연주가 KBS의 간부들에게 조직적 배척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한나라당의원인 유승민과 강동순을 비롯한 몇 KBS 간부의 술좌석 음모는 더 이상 변명의 여지도 없다. 이제 그들은 제 세상 만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좋다. '잃어버린 10년'을 찾았다고 하자. 그래도 법은 지켜야 할 것이 아닌가. 그것은 상식이 아닌가

 

. 방송법상 대통령에게는 KBS 사장 임명권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한국방송 사장 해임권을 가지고 있다"는 무식을 서슴없이 고백한다. 임명권이 있으니 해임권도 있다는 식이다.

"우리나라 최상위 법은 헌법 아니냐. 국무총리도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해임 조항은 헌법에 없어도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해임한다"

신재민이라는 문광부 차관이 펼친 코미디 대사다.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도 임명권이 있으니 해임도 마음대로가 아니냐는 코미디가 나온다. 분명하게 알아두라. 임명권은 임면권이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1999년까지 한국방송공사법에는 대통령이 KBS 사장에 대해 임명과 해임 두 가지 권한인 임면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공영방송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2000년 통합방송법을 제정해 대통령의 해임권을 없애고 임명권만 명기(방송법 제50조 제2항)했다." 이래도 이해가 안 되나.

 

신재민은 기자 출신이다. 저런 자질로 어떻게 기자를 했는지 의문이다. 박재완은 청와대 정무기획 수석이다.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출신이다.

 

"KBS 사장의 경우 방송의 중립성 측면도 고려해야겠지만, 정부 산하기관장으로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기조를 적극적으로 구현하려는 의지가 있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최적임자인지를 한 번쯤 검증하고 재신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

 

박재완이 한 말이다. 착각을 한 모양이다. KBS 사장을 K-TV사장으로 착각을 한 모양이다. 국영방송과 공영방송도 구별 못 하는 수준의 착각이다.

경실련 정책위원장을 지낸 박재완은 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공공기업 '낙하산 방지법' 발의와 정부산하기관 낙하산 현황 분석 등을 통해 명성을 떨쳤다.

 

다시 방송민주화 운동으로 돌아가자. 방송 장악을 시도하던 노태우 정권은 KBS의 서영훈 사장을 몰아내고 서기원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KBS노조가 서기원의 사장 취임 저지투쟁을 계속하자 4월 12일 1천여 명의 경찰이 KBS에 투입돼 1백17명이 연행됐다. 끔찍했다. 방송사상 유례없는 제작거부 투쟁이 지속되고 4월 30일 3천여 명의 경찰이 다시 투입돼 3백33명의 사원들이 연행됐다. 경찰은 계엄군이었다. KBS직원들은 경찰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출입을 했다.

 

92년 MBC의 파업은 경찰이 난입하여 1백65명을 연행, 7명을 구속했다. 손석희도 구속됐다. 방송사상 초유의 50일 파업이었다. MBC노조의 파업 투쟁은 방송민주화 운동이 단결된 투쟁으로 방송민주화를 이루어 낸 빛나는 실증이다.

 

MBC의 PD수첩 때문에 광우병 촛불 시위가 벌어졌고 KBS의 정연주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지지가 떨어졌다는 핑계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신앙과 같은 믿음이다. 때문에 지금 MBC의 PD 수첩은 검찰의 소환장이 빚쟁이 독촉장처럼 날아들고 뒤질세라 최시중의 방통위는 중징계를 때린다. 돌에도 나무에도 기댈 곳이 없다. 믿는 것은 민주언론을 지키겠다는 불퇴전의 결의와 국민의 지지다.

 

지금 KBS는 어떤가. MBC노조위원장과 사장을 역임한 언론노조 출신의 최문순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밝힌 KBS장악 로드맵을 보자.

최 의원은 '방송통신위원장은 압력을 넣고 검찰은 수사하고 이사진을 교체해서 해임을 건의하고 교체로 이어 갈 것’이라며 "과연 KBS 사장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고 했다. 또한 "후임으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방송전략팀장이었던 김인규가 임명될 것"이라고 점쟁이 같은 '예고'까지 했다.

 

아니라면 펄펄 뛰어야 할 것이다. 거론된 김인규는 명예훼손으로 최문순을 고소해야 할 것이다. 평생을 언론인으로 외길을 걸어왔는데 정권의 낙하산을 타고 내려간다니 그런 모욕이 어디 있는가. 한나라당도 이명박 정부도 당연히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야 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말 한마디 없이 침묵이다

.

과연 KBS 때문에 이명박 정권의 인기가 하락하는가. 과연 PD 수첩 때문에 국민이 촛불을 켜 들었는가. 그렇다면, 왜 이명박 대통령은 깊은 밤 청와대 뒷산에 올라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보며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을 했는가. 왜 이명박 대통령이 세 번씩이나 사과를 했는가.

우리 국민이 MBC PD 수첩의 왜곡선동이나 KBS의 이명박 정부 헐뜯기로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무뇌아들이란 말인가. 권력의 입맛을 쫓아 법과 원칙을 버리는 정치인, 가랑잎 같은 벼슬자리를 탐해 평생 쌓아 올린 명예를 시궁창에 던지는 교수와 전직 언론인들 같은 줄 아는가.

 

대한민국 국민은 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최단 시일에 민주주의를 성취한 국민이다. 4.19 혁명으로 이승만 독재를 무너트린 자부심을 가진 국민이다. 세계 민주주의 투쟁사에 찬란히 빛나는 5.18 민주항쟁의 훈장을 가슴속에 지닌 국민이다.

 

어떤가. 이런 국민들을 참혹하게 폄훼해야 이명박 정권은 체면이 서는가. 촛불 집회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부도덕이 원인이라고 생각지 않는가. KBS 사태는 언론 장악기도가 원인이라고 생각지 않는가. 대한민국의 기자들은 정부의 생각이 옳다고 믿는가. 정당하다고 믿는가. 그렇다면, 기자들은 펜을 들어야 한다. 국민의 잘못을 규탄해야 한다. 틀린 말인가.

 

MBC PD 수첩이 선동한 촛불시위와 KBS의 왜곡과장 방송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됐다고 당당하게 써라.

나라가 망한다는데 당신들은 뭘 하고 있는가. 나서야 한다. 그것이 바로 배부른 돼지가 아닌 정의를 먹고사는 기자들의 갈 길이 아닌가.

 

기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는다고 생각하는가. 진정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해 정론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자신에게 대답하라.

 

2008년 7월 28일
이기명 / 칼럼니스트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488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