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우리사회가 극복하지 못한 '고질적 병폐'

장백산-1 2008. 12. 6. 15:15

노 전대통령이 극복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일 뿐
번호 184362  글쓴이 북새통 선생 펌  조회 433  누리 298 (298/0)  등록일 2008-12-6 12:15 대문 19 추천

 

노 전 대통령이 극복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페일 뿐
(블로그 '우리의 세상 아름답게' / 북새통 선생 / 2008-12-05)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할 수 있는 도리를 다했습니다. 친인척 관리도 잘하셨습니다. 초기에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형에게도 쓴소리를 하면서 경고를 했고, 형은 유죄판결까지 받았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으로 존재할 때 법대로 처리했습니다. 아들과 딸도 해외로 내보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무리 감시를 하고 경계를 해도 곤란이 많이 따랐나봅니다.

 

오히려 문제라면 아직도 우리 사회가 그에 걸맞지 않게 뒤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혈연에 열심히 빠져있는 것은 언론 아닙니까? 이 사건은 참여정부의 정책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것도 아니고 참여정부의 공직자가 개입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대통령과 혈연관계에 있는 형이 동네에서 알고 지내는 30년 된 지인들 사이에서 소개를 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그렇게 경고했음에도 정화삼 형제는 혈연을 믿고 달려간 것입니다.

 

일단 노건평씨가 유죄라고 가정을 합시다. 정화삼 형제가 만들어내는 말 이외에 아무 물증도 없습니다. 형제의 말이라는 게 일관성이 하나도 없습니다. 자신들 명의의 30억 통장도 노건평씨 것이고, 정화삼의 사위 명의의 건물도 노건평씨 것이고, 정화삼 노모 명의의 오락실도 노건평씨 것이었다가 이제는 4억을 직접 건네주었다는 말이 등장합니다.

 

검찰은 정화삼의 대변인처럼 행세하며 정화삼 형제의 말을 그대로 인용했고 조중동은 정화삼의 기관지처럼 행세하며 정화삼 형제의 말을 그대로 타이틀로까지 잡아 올렸습니다. 이미 구속되어 있는 한쪽 범죄자의 진술이 그대로 검찰의 견해가 되고 언론의 보도사실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노건평씨가 유죄라고 가정을 합시다.

 

이 사건이 일주일 이상 매일같이 언론의 헤드라인에 등장할 사안입니까? 아닙니다. 그럼에도 일주일 내내 이 사건으로 도배를 했습니다. 인터넷 포털에도 항상 상단 제일 처음에 올라갔습니다. 도대체 묻고 싶습니다. 이 사건이 왜 이렇게 중요합니까?

 

전직 대통령의 형이 범죄혐의를 받아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 말고 어떤 사실이 중요합니까? 이 사건이 참여정부에서 주요하게 추진된 국책사업의 일환 중에 벌어진 일입니까? 참여정부 시절 중대한 국가정책을 왜곡한 사건입니까?

 

몇 만이나 부정하게 받았다는 의혹을 사는 쌀직불금 사건만큼 중요합니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부정하게 돈을 받았으므로 건드리지 못하는 사건입니까? 받은 사람들 중에 정치인도 많고 고위공직자도 많고 언론인도 많아서 받은 사람들이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는 것입니까?

 

노건평씨 사건은 많이 보도해 보았자 적게 한 두번 이런 범죄혐의를 받아서 수사중이다 짤막하게 보도하고 끝날 사안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영부인의 사촌누나 공천비리 사건은 거의 보도되지도 않았습니다. 선거공천 청탁에 관한 문제로 바로 권력을 등에 없고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중대사인 선거에서 뇌물을 받은 의혹이 짙은데도 단순한 사건으로 처리해서 짤막하게 가끔 보도되고 끝났습니다.

 

언론에 이 사건이 매력적인 것은 순전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혈연이라는 이유만으로 들쑤셔볼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여된 사건도 아닙니다. 노건평씨를 유죄로 가정했을 때 잘못이 있다면 친인척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친인척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일까요?

 

노건평씨는 참여정부 시절에도 유죄를 받았고 집중적으로 관리를 받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직접 등장하여 자신의 형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소리를 하며 경고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형을 두고 호가호위하지 말라는 경고까지 하였습니다. 형이라고 봐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친인척 관리를 잘못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추궁하는 것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결과만을 놓고 그저 흠집잡는 일에 불과합니다.

 

지금 사건은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일부 사람들이 극성이었다는 것을 말해줄 따름입니다. 언론은 단지 대통령의 형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사안을 앞다투어 대문짝만하게 중요하게 보도하지 않습니까?  바로 대통령의 형이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가 이렇게 호가호위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혈연이라는 것에 열광하고 있다는 후진성만 드러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형이 권력을 부리도록 내버려 두고 보호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허명을 쫓는 것을 경고하고 경계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형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집중적으로 다루지 있지 않습니까? 살펴보면 30년 지인에게 또다른 30년 된 지인이 소개를 부탁한 것 밖에 없습니다. 설령 그런 소개 후에 돈을 받았다고 가정해도 참여정부의 어떤 권력이 작용했습니까? 전두환의 동생이었던 전경환처럼 대통령과도 언제든지 독대하면서 여러 공식적인 직위를 가지고 무소불위의 힘을 휘둘렀습니까?

 

노건평씨가 돈을 받았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짤막하게 한두번 보도될 사안이 되어야 정상입니다. 참여정부의 권력이 개입하지도 않았습니다. 참여정부에서 추진된 정책과도 관련이 없습니다. 단지 대통령의 형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언론은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수사의 전단계가 헤드라인을 장식할 준비를 한 듯 싶습니다. 수사착수부터 수사를 위한 사전영장발부까지 이렇게 날마다 보도되었음에도 앞으로도 법원의 판결까지는 멀었습니다. 검찰의 기소에서도 등장할테고 법원의 공판마다 등장할테고 또 다른 사안으로 검찰은 수사를 하겠다고 이미 발표를 했으니 날마다 등장하겠군요.

 

한번 이 사건으로 얼마나 언론이 호들갑을 떨면서 단지 대통령의 형이라는 이유로 호가호위하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대한민국 경제체제의 근간과 중요한 관련이 있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 사건에서도 이 정도로 등장한 듯 싶지는 않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렇게 경고했음에도 오히려 형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호들갑 떨며 과대포장하는 언론을 보면 친인척 관리 책임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떠맡아야할 병폐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아무 권력도 주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감시를 받고 경고를 받았던 대상이었음에도 혈연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추종을 받는 사회라면 결국 우리 사회가 애초에 지니고 있는 문제가 불거졌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아무리 관리하고 감시해보았자 해결될 리도 없습니다. 단지 언론이 차분해지고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는 순간이 되면 우리 사회도 이런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것처럼 아직도 우리 사회는 혈연이라는 합리적이지 않은 틀에 묶여서 시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잘못이 있다면 지역주의 극복하지 못했던 것처럼 혈연주의에 매몰된 사회를 청산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우리 사회의 완고한 비합리적 유산을 아직도 개혁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만 모범을 보여서는 이룰 수 없는 과업이 많다는 것일 뿐입니다.


※ 출처 - http://blog.daum.net/yamuzindream/6984215

 

ⓒ 북새통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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