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간지의 사람 사는 세상

"분노를 틀어막는다고 막아지나"

장백산-1 2009. 5. 26. 00:54

"분노를 틀어막는다고 막아지나
 서울광장을 지금 당장 개방하라!"
[덕수궁 - 현장 8신] 조문 시민들, 경찰 철통봉쇄에 분통
09.05.24 12:54 ㅣ최종 업데이트 09.05.26 00:30 특별취재팀 (comune)

[특별취재팀 : 덕수궁 대한문 현장]
 
취재 : 박상규 김환 기자 / 총괄 : 김당 기자
사진 : 권우성 남소연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25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줄지어 분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신: 25일 저녁 8시 10분]
 
덕수궁 분향소, 1만 6천여명 조문... 서울시 전체 조문객 2만여명 넘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25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줄지어 분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추모의 염은 서거 사흘째인 25일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후 6시 현재 서울 시내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영전에 향을 올린 이들은 총 2만 여명을 넘어섰다.
 
오후 5시에만 정부 공식 분향소인 서울역과 서울역사박물관에 각각 4140명, 3539명의 정관계 인사 및 시민들이 방문했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대한문 덕수궁 앞 분향소에는 1만 6천여명의 시민들이 향을 올렸다.
 
특히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덕수궁 대한문 앞의 추모 인파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이어진 추모 행렬도 1천여명에 육박한다. 행렬의 끝은 정동극장을 넘어서 이화여고 앞까지 닿았다. 코리아나 호텔 쪽은 줄이 이어져 시청 역 안쪽까지 이어져 있다.
 
조문객들은 분향을 기다리며 행렬을 따라 붙여진 하얀색 전지 위에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주로 "당신을 믿습니다, 제겐 당당한 대통령이셨어요", "부디 영면하소서 여기는 우리가 있습니다"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나는 내용들이다.
 
동료와 함께 덕수궁을 방문한 회사원 김아무개(26)씨는 "처음 추모를 시작한 곳이 덕수궁이라서 이곳으로 왔다"며 "한 나라의 대통령에 대해 추모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우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울광장은 시민들의 것"...
시민들, 서울시에 분노
 
시민들은 서울광장의 개방을 거부한 서울시청에 대해 분노를 토했다.
 
일부 시민들은 덕수궁 돌담길 옆에 위치한 시청서소문청사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나오자 "시청 광장이 너희 것이냐, 우리 것이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정부가 서울 역사박물관과 서울역 광장 등에 차린 분향소에 대해 '순수하지 못한 분향소'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정수빈(22)씨는 "항상 드나들던 광장인데 왜 막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순수한 추모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설치한 분향소는 가식적으로 보여서 가고 싶지 않았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분향소에서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이진숙(27)씨는 "정부가 서울광장을 개방하지 않은 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발표해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서울광장을 개방해서 시민들이 편하게 추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분향소 주변을 여전히 차벽으로 에워싼 경찰의 '조문 방해'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분향소 주변과 서울광장을 여전히 차벽으로 에워싼 경찰의 '조문 방해'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민생민주국민회의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까지 가로막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스크린 속 '노짱'은 환하게 웃건만...

덕수궁 돌담길에서 눈시울 붉힌 사람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극장 가는 방면 길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시민 200여 명은 스크린 앞에 모여 영상에 눈을 떼지 못한 채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지켜봤다. 몇몇 시민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직장인 박아무개(35)씨는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울컥 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며 "스크린 안에서 활짝 웃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을 보니 너무 슬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누리꾼 '애기천사잉잉'은 "자발적으로 프로젝터를 빌려와 상영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전 자신의 역사관, 정치관 등을 밝힌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담긴 영상"이라며 "일반인들이 보고 각자 판단했으면 하는 마음에 상영을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영상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7신 : 25일 오후 2시] "정부가 만든 분향소엔 가고싶지 않다"

 
  
2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분향소 주변과 서울광장을 여전히 차벽으로 에워싼 경찰의 '조문 방해'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5일 오전 11시 30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정부 공식 분향소 2곳이 마련됐지만,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에는 여전히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대한문 앞 도로에 빽빽이 배치됐던 경찰 버스는 약간 헐거워진 상태. 그러나 시청 앞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은 여전히 경찰버스로 빈틈없이 원천봉쇄 돼 있다.
 
덕수궁 대한문 양쪽 돌담길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은 여전히 봉쇄 중인 서울광장을 가리키며 "경찰이 고인에 대한 예도 모른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김정화(45)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러 왔는데 이렇게 좁은데 사람들을 가두기보다 넓은 광장을 여는 게 맞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조문하고 싶으면 '개구멍'으로 들어오라고? 24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주변을 경찰이 수십대의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자, 시민들이 경찰버스 사이 틈으로 힘들게 지나다니고 있다.
ⓒ 권우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장 동료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정연희(27)씨는 "정부가 만든 분향소에는 가고 싶지 않았다"며 현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씨는 "자전거도 타시고 농민처럼 평범히 사시고 싶었던 분이 이렇게 가시다니 안타깝다"며 "노 전 대통령은 참으로 서민적인 분이었다"고 추모했다.
 
일부 시민들은 분향소 옆에 마련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서명에 동참한 박아무개(40)씨는 "이명박과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탄핵이 힘들더라도 이것이라도 해야 노 전 대통령이 편안하게 가실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인사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한국사회의 온갖 모순들과 비극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며 "정부 공식 분향소보단 광장의 상징성이 있는 만큼 시청 앞 광장이 분향소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재향군인회 표명렬 대표는 "유신 때나 5공 때야 물리력으로 모든 것을 통제했지만 지금 같은 시대에 이같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를 통제하는 것은 이 정권이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 대표는 이어 "정부는 어서 빨리 광장을 열어 국민들의 생각을 분출할 수 있게 해주고 노 전 대통령이 가시는 길에 의미를 되살리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서울광장을 시민 분향소로 즉각 개방하라"
 

한편,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5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민생민주국민회의는 이날 낮 12시 덕수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모행렬을 가로막는 경찰계엄을 즉각 해제하고 서울광장을 시민 분향소로 즉각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한문 바로 옆에 있는 드넓은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완전히 차단하고 대한문 앞 분향소에 참여하는 시민을 죄인 취급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결례일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며 "추모마저 방해당하는 국민들 가슴에 무엇이 쌓이고 맺힐 것인지 두려운 마음으로 직시하라"고 경고했다.  
 
정진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촛불정국 때 반성한다고 말한 뒤 시청광장을 틀어막았고 지금도 비통하고 애석하다 말하며 함께 슬퍼할 수 있는 권리를 막고 있다"며 "분노는 이렇게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다, 더 깊이 내재돼 더 큰 폭발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방송법 등 'MB악법'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이명박 정부가 이제 국민들이 흘리는 슬픔의 눈물까지 막고 있다"며 "지금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추모행렬을 막는 것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원인과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 국화꽃과 촛불을 든 시민들이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신 : 25일 새벽 3시]
 
서거 이틀째 24일, 10만여 명 조문한 듯... 장례 일정 끝까지 거리 분향소 유지
 
"공과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참 매력적인 사람이잖아요."
 
이연숙(43)씨는 새벽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 거리 분향소를 지키는 이유를 이렇게 짧고 '쿨'하게 답했다. 비단 이씨만이 아니었다. 24일 덕수궁 앞 거리 분향소를 찾은 많은 사람들 역시 비슷한 심경이었다.
 
거리 분향소 '상황실'에 따르면 24일 조문에 참여한 사람들은 약 10만여 명에 달한다. 상황실의 한 관계자는 "4만여 명이 다녀간 23일 토요일보다 국화꽃, 검은 리본 등 모든 물품이 3배 이상 더 나갔다"며 "최소한 10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25일 새벽 2시 현재까지도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시민 500여 명이 남아 있다. 조문 행렬 역시 끊어질 듯하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정치 토론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부는 촛불을 밝힌 채 슬픈 표정으로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상황실은 노 전 대통령의 모든 장례 일정이 끝날 때까지 거리 분향소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당신은 대한민국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전경차 차벽에 넘치는 추모글

 

  
24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켭켭이 둘러싼 경찰 차벽에 조문객들이 남긴 추모의 글이 빼곡히 붙어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경찰은 차벽으로 추모를 막고 있지만, 시민들은 그 차벽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을 남기고 있다. 24일 저녁, 덕수궁 대한문 앞 도로에 설치돼 있는 전경버스 두 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시민들의 마음이 담긴 대자보가 빼곡하다.

 

시민들은 땅바닥이나 친구의 등을 책상삼아 흰색 A4용지에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대자보에는 '사랑합니다' , '죄송합니다' 등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애틋한 내용들이 대부분이고, 이명박 정권을 비판 하는 내용도 있다. 이 대자보 때문에 전경버스 두 대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몇몇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글을 적다가 눈물을 흘렸다. 대학생 김아무개(23)씨는 "노 대통령에게 직접 말할 수 없어서 애석하다"며 "그에게 글로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경버스에 시민들이 남긴 내용의 일부이다.

 

"제 마음에는 항상 노랑 풍선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침묵했던 국민들이여, 이제 분노하셔도 됩니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 불의에 동조하는 것입니다."

"MB, 한나라당 1년에 죽어간 이들...용산 참사 6인, 화물 노동자 박종태 열사,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신들이 고발한 대한민국의 현실. 반드시 바꿔가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저에겐 대통령이 없습니다. 저의 유일한 대통령이셨던 노무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합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많이 그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은 대한민국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현 정권을 심판하겠습니다."

"좀 더 힘 되는 지지 보내드리지 못했던 게 가장 큰 한으로 남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두고두고 후회될 듯합니다. 당신이 가진 가치와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줬던 순수함, 열정 잊지 않고 삶의 지표로 삼겠습니다. 편히 잠드세요. 사랑합니다."

 

  
24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줄지어 분향 차례를 기다리며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에 국화꽃과 촛불을 든 시민들이조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신 : 24일 밤 10시 30분]

 
'추모 촛불' 2만개, 덕수궁을 포위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촛불 2만 개가 덕수궁을 포위했다.
 
24일, 날이 어두워지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캄캄한 밤이 내렸지만, 시민들의 추모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광장은 경찰에 의해 봉쇄됐지만 덕수궁 일대 분위기는 작년 촛불 정국과 비슷한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 추모 행렬은 덕수궁 대한문을 기준으로 광화문 방면으로는 서울시의회건물까지, 정동 이화여고 방면으로는 정동극장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시민들은 노사모 등에서 나눠진 초를 들고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거리 분향소를 차린 쪽은 초 2만 개를 준비했지만 밤 9시 30분께 이미 동이 났다.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국화를 올리고 향불을 피우려면 평균 3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시민들은 별다른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추모 행렬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단위 참가자는 물론이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많다.
 
두 아이를 데리고 추모 행렬에 동참한 윤계홍씨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때는 4시간 기다렸기 때문에 3시간 정도 기다리는 건 전혀 힘들지 않다"며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시민 권력을 존중했고, 권위주의 청산에 앞장섰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시민악단'이 기타와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24일 밤 서울 덕수궁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시민들이 넓은 서울광장에서 자유롭게 조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서울광장 주변에서 원천봉쇄하고 있는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날이 어두워지자 일부 시민들은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 1, 2호선 1번출구 앞에서는 시민 100여 명이 "독재타도, 명박 퇴진" "노무현을 살려내라"고 외치며 서울광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또 일부 시민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키겠다는 게 고작 추모 행렬 봉쇄냐"라며 "우리들의 권리와 노 전 대통령을 잘 추모하기 위해 서울광장으로 가야한다"고 외치는 등 많은 사람들의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5월, 작년 5월과 마찬가지로 잠 못드는 밤이 며칠 이어질 것 같다.
 
지하철 출입구 도배한 시민들의 추모 대자보
 
  
24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앞 시청역 입구에 시민들이 안타까운 심정을 종이에 적어 붙여 놓았다.
ⓒ 권우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신은 권력을 가진 유일한 우리들의 벗이었습니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광장을 빼앗기고 자신의 목소리를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2번 출구를 대자보와 쪽지로 장식했다. 이제는 대학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대자보와 손 글씨. 이곳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시민들의 슬픔과 분노가 담겨 있다.

 

특히 종이에는 "사랑합니다" "그립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의 글귀가 많이 적혀 있다. 시청역 2번 출구를 드나드는 많은 사람들은 종이에 적힌 글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가방에서 펜을 꺼내 종이에 자신의 생각을 남겼다. 또 어떤 이는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글을 남길 수 있도록 펜을 벽에 붙여 놓고 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청역 2번 출구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이 계속 새롭게 '업데이트' 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덕수궁 일대를 돌며 방송으로 "추모객이 몰려 혼잡하니 조계사 등 다른 분향소를 이용하라"며 시민들의 해산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덕수궁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 분향을 위해 여전히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시민 약 5천여 명을 포함해 덕수궁 주변에 약 1만여 명의 추모객들이 남아 있다. 돗자리 등을 준비해 온 시민들은 밤샘 추모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아래는 시민들이 지하철 시청역 2번 출구에 남긴 대자보의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아픔없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시기를. 사악한 저희들을 용서해 주시고, 평안하게 영면하십시오."

"역사가 알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가 심판할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한 5년은 행복했습니다. 당신이 안 계신 지금의 대한민국이 너무 슬픕니다."

"이제는 당신을 가슴에 묻겠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

 

"바보 노무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당신은 권력을 가진 유일한 우리들의 벗이었습니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진정 당신을 보내드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숭고한 마음, 원칙과 상식을 되새기며 이제 당신을 보내드립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당신을 잃고 나서야 당신이 얼마나 훌륭한 지도자였는지를 깨닫게 되는 우리는 어리석은 인간들입니다. 사랑했습니다."

 

"당신을 닮아가며 살아가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바보들이 이기는 세상 남은 우리가 꼭 만들겠습니다. 당신은 우리 모두의 영원한 대통령이십니다."

 

"오늘을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이 당선되었던 날과 함께 내 마음속, 내 생에 첫 대통령. 당신을 어렵고 어려운 자리에 올려놓고 지켜드리지 못한 나를 탓하며, 오늘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부디 평안하세요."

"노무현 당신은 아직도 우리 희망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켜드리지도, 응원하지도 못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대통령님이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정치를 했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겠죠? 이생에서 못 이룬 깨끗한 정치, 사람 사는 세상. 하늘에서 꼭 펼쳐주세요. 사랑합니다."

 

[4신 : 24일 오후 6시 50분]

 
'개고생'을 문화로...'촛불정신' 발휘하는 시민들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추모행사가 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분향소 주변을 에워싼 경찰의 과잉대응이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추가로 분향소를 설치하기 위해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옮기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어느 TV 광고에 빗댄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은 경찰의 '통제' 때문에 '개고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스스로 질서를 지키고 먹을거리를 나누는 등 작년 촛불집회 때처럼 서로 상부상조하며 '개고생'을 문화로 승화시키고 있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노 전 대통령 추모 거리 분향소에는 24일 오후 6시 현재 수천 명의 시민들이 분향을 하려고 길게 줄 서 있다. 시민들의 행렬은 대한문부터 길 건너편 프레스센터를 지나 청계광장 인근 파이낸스빌딩까지 이어져 있다.
 
한 번 분향을 하려면 최소한 3시간이 넘게 걸리는 상황. 하지만 시민들은 싫증을 내지 않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몇몇 시민들은 선 채로 몇 시간 동안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급수 당번'으로 나섰다. 이들 급수 당번은 종이컵과 쟁반을 구해와 오래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시원한 물을 나눠주고 있다. 그렇다고 물을 사오는 건 아니다.
 
이들은 길게 선 시민들에게 "주변 사람들과 물이나 음료수를 나눠 먹읍니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물병을 들고 있던 시민들은 이들의 쟁반에 놓인 종이컵에 물을 따랐다. 이렇게 채워진 물은 다른 시민들에게 전달됐다.
 
또한 작년 촛불집회 때처럼 거리의 '시민악대'가 다시 출현했다. 박기현(35)씨 등 5명은 기타와 색소폰 등을 들고 나와 조문을 위해 몇 시간 동안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음악 연주를 하고 있다.
 
박씨는 "작년 촛불집회 때 만난 사람들끼리 '시민악대'를 만들었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슬픔에 잠긴 시민들을 위로하고 함께 슬픔을 나누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이런 음악 연주가 아니더라도 많은 시민들은 오랜 기다림을 대비해 미리 책을 준비해 오는 '센스'를 선보였다. 소설책을 들고 온 박상수(27)씨는 "시민들이 많이 몰린다는 걸 알고 미리 책을 준비했다"며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시대의 아픔에 함께 동참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종이박스에 '당신이 그립습니다'라고 적어 들고 애도하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또 김한성(40)씨는 "정부 주도의 분향소를 차리겠다는 식의 '쇼'는 집어 치우고 시민들의 자발적 추모나 제대로 보장하라"며 "추모 행렬조차 차벽으로 막아서는 이 정부를 무슨 말로 비판해야 적당한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조금씩 날이 저물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인파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재 <조선일보>, <동아일보> 본사 앞으로 추모행렬이 이어지지 않게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경찰은 <조선일보> 본사 앞으로 지나려는 추모 시민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다.
 
"이쪽으로 오지 마세요. 지하도 이용해서 건너가세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은 지금 '개고생'을 감수하고 있다.
 
 
[3신 : 24일 오후 3시 55분]
 
대한문 앞 시민 추모객들 경찰과 몸싸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 인근 동화면세점앞에 경찰 살수차가 배치되어 있다.
ⓒ 권우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서울 도심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거리분향소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서울시청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분향소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으나 경찰이 이를 통제해 대한문 앞에서 1차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 병력 100명 정도가 후퇴한 가운데 시민들은 통제선을 친 전경차를 빼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추모 행렬은 길 건너 프레스센터까지 이어져 있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물대포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배치해 놓고 있다.
 
한편 유족들과의 국민장 합의에 따라 정부도 공식분향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는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감안해 서울시 외곽에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신 : 24일 오후 2시 20분]

 

'땅속 조문' 시민들의 분노... "광장을 열어라!"

 

  
2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분향소 주변을 차벽으로 완전히 에워싼 경찰의 봉쇄로 시청역 출입구를 나오지 못한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지하역사에서 서너시간씩 분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우리가 두더지야! 왜 땅속에서 조문하게 하는 거야!"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은 뭐가 두려운 거야! 추모는 보장해줘야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객들의 분노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시민들에게 슬픔을 주고 있다면, 경찰의 추모 '방해'가 시민들의 분노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24일 오후가 되면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노 전 대통령 추모 거리분향소에 사림들이 몰리고 있다. 길게 늘어선 추모 행렬은 그 길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시민들은 스스로 질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찰이 대한문 주변 봉쇄를 풀지 않아 덕수궁 일대는 매우 혼잡하다.

 

문제는 시민들이 계속 몰리고 있지만 경찰이 주변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은 덕수궁 대한문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이어지다가 지하철 1, 2호선이 만나는 시청역 3번 출구 지하로까지 연결됐다. 즉, 수백 명의 시민들은 현재 지상이 아닌 땅속에서 자신들의 분향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박수현(33)씨는 "우리가 두더지도 아닌데, 왜 대한민국 경찰은 시민들을 땅속으로 밀어내는지 모르겠다"며 "전직 대통령의 추모 열기가 정권 반대 운동으로 이어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이명박 정부가 한심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양정권(56)씨도 "사람들이 계속 몰리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조문을 통제할 것이냐"며 "경찰은 당장 텅텅 비어 있는 시청 앞 서울광장을 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시영(45)씨는 "조문 행렬이 <조선일보> 앞까지 이어지는 걸 보기 싫어서 우리를 땅속으로 몰아넣는 것 같다"며 "당장 경찰은 시민들의 조문 자유를 보장하라"고 말했다.

 

양씨의 주장대로 지금 경찰은 시청 앞 서울광장을 차벽과 병력으로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현재 서울광장 안으로는 경찰 말고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경찰은 마찬가지로 작년 촛불정국이 시작됐던 청계광장도 차벽으로 둘러쌌다.

 

이 때문에 넓은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은 텅 비어 있고, 좁은 덕수궁 앞과 시청역 지하에는 사람들로 차고 넘치고 있다. 이에 몇몇 시민들은 "광장으로 나갑시다"라고 외치고 있다.

 

 
[1신 : 24일 낮 12시 55분]

 

눈물, 절망, 한숨...덕수궁 앞은 지금 '통곡'

 

"가슴이 아파 어제 한 숨도 못 잤어요. 밤새 베개만 적시다 나왔는데, 저 앞에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보니···."

 

김창석(42)씨는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5살짜리 딸은 영문을 모른 채 아버지의 머리를 만졌다. 딸이 "아버지 왜 울어? 울지 마"를 반복해도 김씨는 고개를 좀체 들지 못했다.

 

이날 김씨는 노 전 대통령 앞에 담배 한 값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호원에게 요구했던 그 담배였다. 김씨가 태운 향에서는 작은 연기를 연신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 향 연기 너머에는 노란색 바탕 천에 인쇄된 노 전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그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행복했습니다. 노무현 때문입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 앞에서 많은 사람들은 울고 있다. 주저앉아 눈물을 훔치는 아이 아버지, 슬픔을 참느라 손으로 입을 막고 있는 여성, 한참을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오른 50대 아줌마,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나온 20대 커플···.

 

통곡과 슬픔, 그리고 황망함이 가득한 덕수궁 앞

 

지금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은 통곡과 슬픔, 그리고 황망함이 가득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거리 분향소가 차려진 이곳에는 24일 이른 아침부터 조문 행렬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흰 국화꽃을 올리고 분향을 하려는 시민들의 행렬은 300미터 넘는다. 

 

2~3명씩 늘어서 있는 줄이니 분향 한번 하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차분하게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조문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매우 다양하다.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있는가 하면, 모임을 꾸려 나온 시민들도 있다.

 

시민들의 추모글을 받는 방명록에도 많은 사람들의 비통한 마음이 담겨 있다. 한 시민은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고, 어떤 이는 "편하게 쉬십시오, 그곳에서는 고통 없이 편안한 삶으로 사십시오"라고 적었다.

 

또 방명록에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고 원망하는 글도 많다. 방명록 바로 옆에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서가 있다. 이곳에도 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이름을 적고 있다.

 

현재 경찰은 경찰버스로 덕수궁 대한문과 외부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또한 대한문으로 진입하는 모든 길목에도 병력을 배치했다. 특히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출입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모이는 걸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분향 방해하느냐"

 

물론 경찰이 시민들의 분향을 막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분향을 방해 하느냐, 언제까지 힘으로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경찰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8살, 5살 딸과 함께 대한문 앞을 찾은 조미숙(40)씨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를 보는 눈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그는 분명히 이 사회 기득권층의 오만과 부패를 바로 잡으려 했던 사람이었다"며 "평생을 걸쳐 어려운 길을 걸었던 노무현의 최후가 너무나 안타깝다"며 눈물을 훔쳤다.

 

거리 분향소를 차리고 운영하고 있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쪽은 "23일 토요일에는 약 2만 명이 다녀갔고, 오늘은 약 20만 명의 시민들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