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간지의 사람 사는 세상

[공연] 김제동 어머니 손가락 X 노무현 손가락의 약속

장백산-1 2009. 12. 28. 23:29

김제동 토크콘서트 보러가서 알게된 새로운 사실.

다음은 마이크와 함께 있어야 빛이 나는 김제동의 말이다. 나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고, 김제동이 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공연 노제때 사회를 봤었는지 진짜 이유가 밝혀진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들은말이긴 한데, 글로 전달함에 있어 김제동이 말했던거와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팩트이니깐 그걸 감안해서 읽어 주시길.

김제동과 함께 한 2시간 30여분의 토크콘서트가 끝나고 관객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이 되었다. 김제동은 무릎을 꿇었고 "거짓없는 답변으로 관객들의 질문에 솔직 답하겠다"고 했다. 한 관객이 질문을 던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날 사회를 본 이유가 있었는지..." 김제동은 잠시 천장 조명을 바라 보더니...마이크를 향해 어려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너무 괴로워서 49일여동안 매일 술을 마셨더니, 살이 8kg정도 빠졌습니다. 제가 처음 연예계 데뷔를 윤도현 러브레터에서 시작했었는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KBS 아침마당 작가에게서 출연섭외요청이 들어 왔었죠. 그때 저는 아직은 출연할 자격이 안된다고 판단 다음에 출연하기로 했었는데, 이 사실을 어머니께 알렸더니 어머니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분이 당시 아침마당 사회를 본 이상벽씨였던터라, 왜 출연을 고사하냐며 뭐라 하시는 바람에 다시 작가에게 전화해 출연을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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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출연 소식이 가족에게 알려지면서 첫째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나는 제동이 너 때문에 무엇을 포기 해야만 했다" 사연이 있겠다 싶은 첫째 누나에게 함께 방송에 나가자고 했는데, 그 뒤 둘째 누나,셋째 누나, 심지어 매형들까지 전화가 와서 전 가족이 KBS 아침마당 출연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침마당 최다 출연 가족이 되었죠. 온 가족이 차 몇대를 타고 아침마당 출연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던 중 잠시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근데, 그 휴게소에 그분이 계셨던 겁니다. 어머니는 그냥 지나치지 못 하시고, 경호원을 뚫고 그분에게 다가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경호원들이 가로 막았고 그 모습을 본 그분께서 경호원들을 말리면서 어머니는 그분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그분께 이런 말을 했답니다. "혹시 윤도현 아세요?" 그러자 그분께서 "아 윤도현 잘 알지요. 그분 어머니 되세요?" 그러자 어머니는 "그럼 김제동은 아세요?" 그분께서는 금방 눈치 채시고는 미안하셨는지 "미안합니다. 김제동은 누군지 모르겠네요." 그러자 다시 어머니께서 "나는 윤도현 어머니는 아니고, 윤도현과 함께 TV에 나오는 김제동 엄마 되는 사람인데, 아들 녀석 때문에 TV에 출연하기 위해 서울로 가고 있습니다." 자랑하자 그분께서 "장한 아들을 두셨네요. 축하 드립니다"

"어머니께서는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신 후, 나오시다가 중간에 다시 그분 계시는 쪽으로 갔는데 역시나 경호원들이 막아섰고, 그분께서는 다시 놔두라며 어머니를 맞이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어머니는 그분께 이런말을 하셨습니다. "우리 아들 장차 큰 인물이 될 사람이니까, 내일 아침마당에 출연하는 우리 가족 모습 볼수 있겠냐고, 만약 볼 수 있다면 나와 꼭 보겠다 손가락 약속을 하자고..." 그분께서는 어머니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눈과 자세를 맞춘 후 "꼭 보겠다" 약속을 하셨다고 합니다."

서울로 상경한 김제동 가족은 모텔에 방을 잡았고 어머니는 온 가족을 한방으로 불러 모으시더니 "우리나라 최고 높으신 분께서 나와 약속했다. 우리가 나오는 아침마당 보기로.. 그러니 실수 없이 잘 하도록 하자"...다음날 아침마당에 출연한 후 어머니께서는..그분이 우리프로 보셨겠지? 말하셨는데...

김제동 어머니와 손가락 약속을 했던 그분은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던 노무현 당선자였습니다.

홀로 자식을 키우시던 어머니를 그동안 봐오면서, 자기 어머니를 따뜻하게 맞아 주고, 약속까지 해 주고, 낮은 자세로 어머니와 눈높이 대화를 하시던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분을 김제동은 보질 못했던 것일까..얘기하는 김제동 목소리엔 노제때 사회봤던 떨린 음성이 간간히 흘러 나오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게 깍듯이 대하던 대한민국 최고 공무원을 누가 싫어하겠나요. 김제동은 믿고 있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머니와 한 약속을 지켰다는 것을요.

김제동은 "우리 가족은 철거민이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철거도 해 봤다고 했습니다. 그런 그의 가족들에게 주위 시선은 따뜻할리 없었겠죠. 그렇게 살아오신 어머니에게 따뜻한 시선으로 약속까지 해주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김제동은 잊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이 사연을 얘기하면서 여러 부가 설명도 있었는데 자세한 기억이 나질 않네요.

이게 김제동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날 노제 사회를 본 이유에 대해 답변한 내용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날 노제 사회를 봤던 아랫 영상을 다시 봤습니다. 제가 올 한해 블로그에 올렸던 영상 중 가장 많은 네티즌들의 조회수와 추천수를 받았던 영상이기도 합니다.

68만 7천여명이 봤었고, 42.680회 추천수가 나왔었는데,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는 조회수와 추천수를 기록했던게 다 이유가 있었다는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본인 어머니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고 떠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김제동은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었겠죠.





크리스마스 이브날 2시간 40여분 동안 김제동 토크 콘서트에는 웃음과 감동과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아시잖아요. 김제동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어록이 된다는걸...3줄짜리 대본에 충실하지 않고 진솔한 토크를 위해 애드립 향연까지 펼치면서 관객들에게 희망과 용기와 지혜의 축복을 아낌없이 선물했던 김제동.

연장공연까지도 모든 티켓이 매진되어서 많은 분들께 추천해주고 픈 공연인데 아쉽네요.

세상을 걱정하고, 태양뒤에 감춰진 그림자의 이면까지 생각하는 그의 철학과 차별과 편견을 깨부수며 올바른 길을 가고자 하는 그의 소박한 소망이 내년에는 꼭 이뤄지길 바래봅니다.

김제동 파이팅!

<덧>

1박2일에 합류한 김종민과 배우 이다해가 이날 게스트로 나왔는데, 김종민은 나오자마자 어리버리에서 머리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군요. 법원으로 출퇴근 하면서 시간 날때마다 책을 수 없이 읽었다고 합니다.

김제동이 법원에 있으면서 기억에 남는게 뭐냐고 물으니까, 김종민이 허경영 재판받을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군요. 웃을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여러 상황들이 빵 터지게끔 했었다고...빵상 아줌마가 직접 허경영 응원을 하기 위해 방청도 오는거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답니다. 김제동은 뉴스 화면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옆에 서 있는 김종민을 봤다고 하자 그는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소주예찬론으로 해서 자연과 책에 대한 여러가지 뼈 있는 말들을 다 알려주고 싶은데... 여기까지만 할께요.
김제동 토크 콘서트의 매력은 매회마다 테마가 다르고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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