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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1.화장문화의 정착

장백산-1 2010. 5. 11. 09:36

화장문화의 정착

납골묘 점증…매장 대체 과도적 제도
‘화장후 산개’ 불교식전통 도입 서둘때

현재 세계적의 과학·의학계에서는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일환으로 인간의 장기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형질전환 복제돼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2001년 3월 세계 최초로 ‘형광유전자(GFP)’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복제돼지가 탄생시켰다.

한국에서도 지난 8월 5일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형질전환 복제돼지 1마리를 출산하는데 성공했으나, 약 16시간만에 폐사했다. 학계에서는 이에 대해 비록 생존에는 실패했으나 형질전환에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인간에게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형질전환 돼지를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첨단과학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수명은 유한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게 마련이다. 이때 고인(故人)의 시신 처리 문제는 가족 친지분들(우리 모두 해당)에게 매우 중요한 인간사의 하나이다. 한국의 경우 몇몇 지도층 인사들의 화장 이후 요즈음 화장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2000년 기준으로 한국의 화장률은 33.7%로 90년대 중반 이후 매년 3%포인트씩 증가하고 있지만, 일본의 98.4%, 태국의 90%, 홍콩의 78.5% 등에 비해 매우 낮은 실정이다.

최근 한국토지행정학회가 2월20일부터 3월24일까지 전국의 성인남녀 1,187명을 대상으로 ‘장묘문화 국민의식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부모님의 경우는 매장을 선호했으나, 자신의 장례 방식으로는 화장을 원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52.3%라고 한다. 화장 선호자들은 국토면적의 협소, 묘지확보의 어려움, 묘지관리의 어려움 등을, 매장 선호자들은 전통적인 관습, 화장시 두 번 죽는 느낌 등을 선택의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한편 현재 남한 면적은 9만9600㎢이며 이 가운데 1% 정도인 998㎢가 묘지로 덮여 있다. 묘지면적이 서울시 면적의 배를 넘었고, 분묘수로는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2,100만기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보건복지 통계연보에 따르면 이 가운데 40%가 버려진 무연고 분묘라고 한다. 아마 필자의 견해로는 요즈음 젊은 세대들이 묘에 묻히게 되면 ‘매장’을 통해 조상의 고마움을 가슴깊이 새기던 성묘 문화는 더더욱 변질될 것이리라 본다.

이제 불교계에서는 국민들의 현재의 정서와 위의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화장’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에게 ‘매장’ 문화의 심각한 문제점들을 일깨우며, 불교의 전통적인 ‘화장’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때라 판단된다. 그런데 필자의 견해로는 특히 문제의 핵심은 자신은 화장을 선호하지만 부모님은 매장을 하겠다는데 있는 것 같다. 즉 화장을 선호하는 자신이 부모가 됐을 경우, 그 자식들이 또 자신의 부모는 매장을 하겠다고 할 경우 매장의 연결고리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필자의 경우 일찍이 ‘매장’의 문제점을 크게 인식하고, 가톨릭 신자이신 부모님께서 필자에게 친구 분들이 어디에 묘 자리를 마련해 놓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마다 필자(불효자)는 압력(?)의 뜻으로 새겨들으면서도 이에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10여 년 전부터 부모님(현재 부친 83세, 모친 78세)께 조금씩 ‘화장’의 장점을 이해시켜드려 왔었다.

마침 몇 해전 선경 그룹의 최종현 회장의 ‘화장’ 기사와 경기도 장흥의 홍수로 인한 ‘분묘 2,000여기의 소실’에 관한 기사는 부모님의 마음을 ‘화장’으로 정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덧붙여 필자는 사실 납골묘 제도도 ‘매장’ 문화를 바꾸기 위해 과도적으로는 필요할지 모르나, 자연환경을 적지 않게 훼손하며 납골당을 조성해야하기 때문에 궁극에 가서는 ‘화장’ 후 산개(散開)하는 본래의 불교식 전통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요즈음은 아내에게 내가 언제 죽더라도 반드시 ‘화장’을 한 다음, 즉시 재를 뿌리라는 유언을 틈만 나면 하고 있다.

끝으로 죽음과 관련되어 ‘무문관’ 제47칙에 도솔종열(兜率從悅: 1044~1091) 선사가 설한 ‘도솔삼관(兜率三關)’이란 화두가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수행을 하는 것은 단지 견성을 하기 위함이니, 지금 그대의 성(性)은 어디에 있는가? 자성(自性)에 눈을 뜨면 곧 생사의 속박에서 자유로울 것이니, 죽을 때 어떻게 생사에서 벗어날 것인가? 생사를 해탈하면 곧 갈 곳을 알 것이니, 몸뚱이(사대四大: 오늘날로 하면 90여종의 원소)가 흩어질 때 그대는 어디로 갈 것인가?’ 삼관이라고는 하나 따지고 보면 첫 번째 관문인 견성만 해결하면 나머지 관문은 자명하다.

자! 여러분! 이번 무더운 여름 동안 수련회를 다녀온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동안에 기른 수행력을 바탕으로 48세란 매우 짧은 생을 살았던 종열 선사의 이 화두를 세밀히 살펴, ‘죽음’을 돌파하며 올바른 ‘화장’ 문화 정착에 크게 기여해 보시지 않겠는가!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출처 : 석가모니불
글쓴이 : 영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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