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의료정신 |
- “탐욕·성냄·어리석음은 마음의 병 자비심으로 치료”- 의학이 육신의 병을 다스린다고 한다면, 불교는 마음의 병을 다스린다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 병을 다스리는 근본 재료는 자비심이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탐욕스러운 마음과 화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이 병의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데 자비심은 이러한 사악한 마음을 다스려 근본적으로 병의 원인을 제거해 버림으로 다음 생에서도 건강한 육신과 정신을 갖고 태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사분율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어느 때 염부제에 8만 4천 성이 있었고 성에는 50억이나 되는 마을이 있었고 외곽에는 6만의 마을로 둘러쌓여 있었다. 이 때 한 병자가 있어 일체시왕을 찾아와 병을 고쳐달라고 호소하였다. 왕은 염부제에 있는 의사들에게 물었다. “이 사람의 병에는 어떤 약을 주어야 낫겠는가?” 여러 의사들이 진찰을 한 뒤 왕에게 말씀드리기를 “이 사람의 병에는 어떤 약도 효험이 없습니다. 다만 보살만이 이 병을 낫게 할 수 있습니다.” 궁금한 왕은 나서 물었다. “어떤 병이길래 보살 밖에 안된다는 것인가?” |
“이 병에는 자비심이 있는 보살의 생살과 생피를 먹고 29일이 지나면 병이 저절로 낫습니다.”
이 말을 들은 일체시왕은 시자에게 칼을 가지고 오게 하여 자신의 비장의 살을 베어 다음 게송과 함께 그 병자에게 주었다.
일체의 모든 산과 바다를 나는 무겁게 보지 않는다.
도무지 고치는 바 없는 자를 무겁게 본다.
바른 말을 듣고도 고치지 않는 자는 문둥병의 과보를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벗들이여, 마땅히 보은(報恩)을 생각할지니라.
29일이 지난 뒤 왕은 의사를 시켜 그 사람의 병을 확인하게 하였더니 병자가 완치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때의 일체시왕이 바로 나(부처님)의 전생이며, 그 때의 병자가 지금의 데바달다이다. 부처님께서는 연민에 가득찬 얼굴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깨끗한 화선지에 더러운 물이 묻어버리면 어떻게 다시 할 수 없듯이 데비달다의 나쁜 성품은 전생에서도 이 생에서도 마찬가지구나. 벗들이여, 잘들어라. 이 병을 진정으로 낫게하는 것은 끝없는 자비심 밖에 없느니라.”우리는 여기서 불교의 의료정신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후의 변화를 잘 판별하여 병의 종류와 병의 증상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진단에 대한 치료방법을 이해해야 한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담당하고 있는 직업이므로 우수한 의술을 배우고 연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자비와 연민의 마음으로 병자를 대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또<금광명최승왕경>에서도 자비심으로 병자를 대하되 어떠한 경우라도 재물을 탐내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재물을 탐하지 말라는 것은 정당한 행위에 대한 댓가를 받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선생경>에 말하기를
“만약에 병자가 가난하고 재물이 없으면 의사는 병의 처방을 가난한 사람의 능력에 맞는 것으로 할 것이며, 만약에 병자가 재산이 많으면 여러가지 탕약을 권하며 그 사람의 능력껏 병을 다스리는데 도움을 주도록 하라.”부처님께서는 그 사람의 분수에 맞는 처방과 치료를 주장하고 있어서 병들어 있는 환자에게 정신적인 부담을 주지말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에게나 부자에게나 똑같은 치료를 시술하는 것이 가장 자비심이 많은 인간애가 풍부한 치료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부처님께서는 자신의 분에 맞지 않는 치료는 환자 자신 뿐만아니라 가족에게 까지도 부담을 주는 것으로 거기까지 세심한 배려를 하신 것이다.
<선생경>에 또 말씀하시기를
“또 병자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약이나 식품을 요구할 때에는 그것을 사용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라.”
무조건 사용하지 말라고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병자를 이해 시킴으로써 정신적으로 안정을 가져와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임종에 가까운 환자에게는 자신이 무엇때문에 병이 들었으며, 그 병 때문에 얼마 살지 못하는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 해주고 환자 스스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도록 주위에서 도와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는 처방일 것이다. 결국 의료행위는 생명에 대한 외경(畏敬)이 없으면 기술에 불과한 것임을 부처님의 자비심을 통하여 잘 알 수 있다.
김성규<영남대 의대교수>
출처 : 석가모니불
글쓴이 : 영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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