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스크랩] 가까운 사람과의 인연

장백산-1 2011. 2. 6. 00:31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인연이 중요하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바른 관계를 가지지 못한다면 먼 사람과의 관계도 바를 수 없다. 만약 가까운 사람과는 바르지 못한 관계를 가지면서 먼 사람과만 좋은 관계를 가진다면 그 사람은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여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니 가까운 사람과는 좋지 않은 관계를 가지면서 먼 사람과는 친하고 좋은 관계를 가진다면 그만큼 속과 겉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의 거울이며, 바로 내 모습의 나툼이다. 내 업식業識 만큼만, 내 그릇의 크기 만큼만 이 세상은 내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왜 아버지를 너무 미워하던 딸이 아버지 같은 사람 정말 싫으니 남편감은 죽어도 아버지 같은 사람 만나기 싫다고 하다가도 딱 결혼해 보면 아버지 닮은 사람과 살게 된다는 것은 우리 습이 그렇게 무섭고, 우리 안의 업식이 그렇게 무섭다는 얘기다. 내 안에 그런 업이 있으니까, 그걸 닦아야 하니까 자꾸 그런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편 싫다고, 부인 싫다고 이혼해 봐야 그 다음에 만나는 사람이 다 비슷하게 나를 힘들게 하곤 한다. 그건 그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내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내가 아는 이혼한 보살님 얘기다. 이 보살님은 남편과 이혼만 하면 잘 살고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막상 이혼하고 보니 그 이후에 만나는 사람이 이상하게도 좋지 않은 사람들이거나 괴로운 인연들만 만나게 되더란다. 재혼을 했더니 그 남자가 바람을 피워 헤어지고, 오랜 시간 후에 만난 사람은 사기꾼이었고, 고아를 딸같이 키웠는데 편지 한 장 미안하다고 남겨 놓고 그간 모은 돈 다 들고 도망가 버렸다는 것이다. 이렇게 괴롭다 보니 신세한탄만 늘어가고 사람들이 무섭다고, 못 미덥다고 괴로워하시며 차라리 좀 괴롭더라도 그 때 이혼 안 하고 좀 견디면서 그 남편과 살았더라면 하고 이제사 후회한들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이혼이 능사가 아니다. 그게 다 내 업식이니 그걸 닦아내지 않으면 앞으로 내가 만날 사람들이 다 그만그만한 사람들이다. 다 내 업대로 경계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이나 부부, 부모자식, 스승과 제자간의 인연 등은 나 자신의 거울 그 자체다. 만약 부부나 가족 지간에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면 이번 생이 끝나기 전에 꼭 풀고 갈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부부지간이 원수 같은 관계일지라도 그건 겉으로 드러난 그 이상의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인연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부부 사이에 풀어야 할 숙제가, 업연이 있으니까 만나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이 뜬금없이 만나 서로를 괴롭히는 일은 없다는 것이 연연법의 가르침이 아닌가. 만약 이번 생에 원수지간의 인연이라면 돌려 말하면 이번 생에 바로 풀 수 있는, 악업을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때를 만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니 해결하기 어렵다고 무조건 회피하거나 이혼하거나 또 다른 복수를 함으로써 풀게 되면 결국 둘 사이는 더 큰 업으로 묶여 다음 생에 더 큰 괴로운 관계로 만나게 될 뿐이다. 그러니 내 안의 업을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건 내 안의 업의 문제이니 그것을 푸는 것도 내 안의 문제다. 상대로 인연해 생긴 일이긴 해도 그것이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내 문제란 말이다. 그러니 내 마음의 업을 닦고, 내 마음을 맑게 정화시키면 저절로 상대방과의 업연도 닦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는 말도 나온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여실하고 생생한 내 업의 나툼이다. 그러니 그런 사람과의 관계를 맑고 향기롭게 가꾸어 가는 것이야말로 마음공부, 업장소멸의 가장 중요한 공부거리가 되는 것이다. 내 아내며 남편과, 내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향기로운 향내가 피어오지 못한다면 아무리 성공하고 돈 많이 번들 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결혼하신 법사님들이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신다. 가장 무서운 사람이 아내라고. 많은 신도님들께 존경받는 것 보다 아내에게 존경받는 것이 더 값지고 소중하다고 말이다.

  부처님께서도 『아함경』에서 말씀하셨다. "부부 사이야말로 인간관계의 기본. 이 부부 사이의 관계, 그 기초 위에서 자식과의 관계가 성립되고, 이어서 형제, 상하의 관계가 성립된다. 그러므로 기초가 올바르다면 나머지 인간관계는 잘못될 것이 없다."

 

[부자보자는 잘 사는 사람이 되라] 법상스님, 도솔 중에서...

출처 : 목탁소리(www.moktaksori.org)
글쓴이 : 법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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