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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주

장백산-1 2011. 2. 10. 12:05
나눔뉴스님(www.nanumnews.com) 향기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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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주


깊은 밤 잠에서 깼다.
남편은 코를 골기 시작했다.
코를 한번 쥐었다가 고개를 흔들기에 놓는다.
그러다 괜스레 손가락으로 얼굴을 톡톡 건드린다.
남편은 '크르렁'소리를 낸다.

 
오랜만에 남편의 모습을 찬찬히 본다.
어느새 중년 남자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그의 모습이
왠지 나랑 닮아 있는 것 같다.
세상사에 잔뜩 오그라졌던 그의 어깨를 쓸어안는다.

갑자기 남편이 돌아눕는다.
깜짝 놀라 반대로 누우니,
남편과 비슷한 꼬마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19개월이 된 아들 지원이의 통통해진 볼과 배가
베개위에 늘어졌다.


아이의 부드러운 얼굴을 쓸어내리다 자그마한 손에 입 맞춘다.
아이가 내 쪽으로 돌아눕기에 가슴을 열어 따듯한 아이를 안는다.
아이의 배가 오르락내리락 숨결을 가지고 온다.
숨이 깊어진다.

 
아이의 숨을 받으며 내 숨을 더 한다.
등 뒤에서 남편의 크르렁 소리가 반주를 더 한다.
아, 이것은 합주.
가슴을 울리는 들숨과 날숨의
캐논 변주곡.

- 박성실 님, '합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