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손학규 인터뷰 [노컷뉴스]

장백산-1 2011. 4. 28. 01:06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4월 26일 (화)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분당을 민주당 손학규 후보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3부에서는 내일 치러질 재보선의 빅매치지요. 여야의 전현직 대표가 맞붙은 분당을 지역. 민주당 손학규 후보를 만나보겠습니다.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는 지난 4월 4일 한차례 인터뷰를 한 바 있고요, 오늘도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만, 거리유세를 이유로 거절하셨어요.

그래서 손학규 후보만 인터뷰를 하게 된 점, 청취자 여러분들 양해 바라고요, 그리고 전산망 장애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농협 사태, 최원병 농협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전국농협노조 민경신 위원장의 이야기도 들어봅니다. 광고 듣고 손학규 후보부터 만나봅니다.


정관용> 내일 치러질 재보선, 분당을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입니다. 민주당 손학규 후보,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손학규>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목이 많이 잠기셨네요?

▷손학규> 예.

▶정관용> 이제 몇 시간 안 남았네요, 선거운동 시간?

▷손학규>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원 없이 하셨습니까?

▷손학규> 아, 원 없이요? 글쎄요, 부족한 게 많지요. 시간도 짧았고. 그러나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관용> 저, 갑자기 이런 질문 드려서 죄송하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실 거지요?

▷손학규> 지금 내일 선거 얘기를 하면서 왜 대통령 선거 이야기를 하세요?

▶정관용> 글쎄, 그래서 제가 미리 좀 자락을 깔긴 했습니다만, 모두가 다 인정하는 지금 민주당 대표이시고, 또 야권 대선후보로는 가장 주목받는 분 중의 한 분이신데, 이 보궐선거 국회의원 선거에 왜 나오셨나, 다들 제일 먼저 궁금해 하시거든요.

▷손학규> 뭐, 제가 그러잖아요. 제가 국회의원 세 번 하고, 장관도 하고 도지사도 하고, 당의 대표를 한 사람이, 국회의원, 1년짜리 국회의원 한번, 그게 명예를 더하겠습니까? 권력을 크게 더하겠습니까?

▶정관용> 그러니까요.

▷손학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번 분당을 선거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입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바뀌어야 한다. 시대가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여기에서 감지됩니다.

우리 민주당이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면, 제대로 우리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그러면 우리가 정권 교체하겠다, 집권하겠다, 이런 의지를 포기하는 거지요. 분당을 포기한다는 것은 우리가 정권 교체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뭐 지나간 이야기입니다만, 흔히들 그 분당을 천당 아래 분당이다, 그렇게 집권당에서는 본다고 합니다만. 그것은 우리한테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지역이다, 이렇다는 거지요.

그러나 지금 이명박 정부로부터 민심이 이렇게 떠나갔는데, 그리고 중산층의 민심이 이렇게 흔들리는데, 우리가 분당이라는 데는 우리가 감히 거들떠보지도 못하는 데다, 이렇게 해서 지레 포기를 한다고 하면, 그러면 우리는 중산층을 얻어서 함께 가서 정권 교체를 한다고 하는 우리의 의지와 목표를 포기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누구를 내보내서 가장 효과적으로 승리를 이끌어내고, 변화의 국민의 요구를 확실히 보여줄 것인가 고민을 했지요.

▶정관용> 예, 그러니까, 분당에서도 민주당이 이긴다, 이걸 통해서 정권 교체를 확인해보자, 이 말씀이시군요?

▷손학규> 이긴다. 또는 설사 이기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분당에서 의미 있는 선거를, 싸움을 한다. 이 중산층에 대한 민주당의 도전, 이것을 담대하게 해나간다, 이것이지요. 그래서 처음에 사실 좀더 새롭고 참신한 인물을 내세워서 분당에서, 이 분당, 대한민국 대표적인 중산층 도시라고 하는 여기에서 도전할 수 없을까 했는데, 워낙...

▶정관용> 아무도 안 오겠다고 했지요?

▷손학규> 워낙 분당이라고 하는 벽이 높아서... 그러나 그렇게 되면 그러면은... 제가 처음부터 재보궐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무한책임의 자세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가 그랬지요. 정 안 되면 할 수 없지 않느냐.

▶정관용> 내가 나간다?

▷손학규> 나라도 나가야 되지 않느냐, 라는 생각을 어느 시점부터는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찾아본다, 했었지요.

▶정관용> 영입을 하려고 했는데 다 안 되어서 결국 직접 나오셨다?

▷손학규> 예.

▶정관용> 아까부터 계속 바꿔야 한다, 변화,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건 한 마디로 말하면 정권 교체, 그 말 아닌가요?

▷손학규> 정권 교체보다는 수준이 높은 거지요. 지금 이명박 정부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한국 정치의 역사적 변화의 한 계기를 이번 분당 선거에서 보고 싶은 겁니다. 분당이라고 하는 곳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중산층 도시인데, 중산층이 변화를 요구한다고 하는 것은, 중산층은 흔히 자기의 위치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런 속성이 더 강하지요. 자기의 경제적인 이익을 확장시키려는 요구가 더 강하지요.

그러나 그 중산층은 또 하나, 중산층이 가지고 있는 진취적인 시민의식이 있습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손학규> 이 사회의 사회적 약자, 또 그 사회의 잘못, 부정과 비리, 이것을, 이것에 저항하고 이것을 바꿔나가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정관용> 그걸 확인해보자, 이번에?

▷손학규>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가 상당히 깊이 병들어 있습니다.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고,
경제지표 수치는 높아지는데, 빈곤층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손학규> 그뿐만이 아니지요. 특권과 반칙이 말도 못하게 심해져가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요즘 흔히들 보수언론이라고 하는 언론에서도 양극화를 이야기하고 대기업, 재벌의 횡포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자신이 공정사회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사회로 가고 있다고 하는 겁니다. 그러한 정의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요.

거기에다
보세요. 분열과 갈등은 얼마나 심합니까? 세대 간의 갈등, 계층 간의 갈등, 지역적인 갈등, 거기에다가 이념적인 갈등이 요즘처럼 더 심하게 조장이 되고 있는 때가 어디 있습니까? 통합의 길로 가야 됩니다. 이런 것이 변화에 대한 요구입니다.

▶정관용> 그리고 그게 중산층에서 나온다?

▷손학규> 우리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고 하는 변화에 대한 요구가 중산층에게 깊이 스며들고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건 사회의 질적인 변화입니다.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관용> 그런데 거듭 분당이 대표적인 중산층 도시라고 하시는데, 소득이나 주거환경이나 또 주택가격 동향이나 이런 걸로 봐서는 중산층보다는 조금 더 잘 사는 분들 동네 아닌가요?

▷손학규> 아,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중산층보다 잘 사는 그런 지역과 그런 층이 있고, 전형적인 전문 직종 샐러리맨들이 많이 있고, 그런가 하면 이곳 분당에도 저소득층이 또 역시 많이 있습니다.

흔히 서민이라고 하는. 그래서 실제로 여기 와서 보면 서민들, 어려운 서민들이 서민들 잘 살게 해달라고 하는 이런 목소리가 높고. 우리가 중산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경제적인 상태가 상당히 뭐, 중산층의 위축이라고 할까, 심하게 이야기하면 중산층의 몰락을 이렇게 보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여기서 살지 못해서 다른 데로 떠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전세 값 올라가고 그러니까.

▷손학규> 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삶의
불안이 여기에도 상당히 많이 팽배해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관용> 지금 몇 시간 선거운동 남아있고, 내일 선거이고 그런데. 지금 승리 자신하세요, 어떠세요? 판세를 어떻게 읽으세요?

▷손학규> 저는 판세를 읽을 줄 모릅니다. 그저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다할 뿐입니다.

▶정관용>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승리는 모두의 것이고, 책임은 제 한 몸에 가져가겠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가 할 일이 없음을 알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 라는 말을 하셨는데, 그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건 어떤 뜻이지요?

▷손학규> 글자 그대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거지요. 제가 이번 재보궐 선거에 임하면서 제1야당의 대표로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는 야권 연대이고, 또 하나는 우리 민주당이 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스스로 확인하고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주는 것이었습니다. 야권 단일화를 위해서 흔히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하는 전남에서 순천에서 공천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살을 도려내는 것이었습니다. 전남
지역의 심리적인 반발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을 훨씬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정관용> 지금 다 무소속으로 나오고...

▷손학규>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단일화의 전제조건 같이 됐으니까. 거기에서 제가 무한책임을 지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김해는 어떻습니까? 경선 룰, 양보하고 양보하고 양보하고 하다가 결국은 후보도 내지 못했습니다. 민주당 당원들에게는 기본적인 자존심의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야권 단일화를 위해서 우리가 양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의 대표가 책임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책임을 져야지요. 어찌 보면 분당에 출마한 것도, 순천은 무공천이고, 김해는 후보도 내지 못할 형편이 되는 이런 상황에서 마땅한 후보, 충분히 싸울 수 있는 후보가 나서지 않으면 당 대표라도, 설사 그것이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사지라고 할지라도 내가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일차적으로 제가 생각했던 무한책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선거 결과를 앞두고, 결과에 대해서도 저는 모든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것은 한 마디로, 제가, 또 저희가 내세운 것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변화였는데, 특히 분당에서 변화였는데, 우리 국민들이 만약에 변화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정관용> 그렇다면요?

▷손학규> 그렇다면 제가 할 일이 없는 거지요.

▶정관용> 그러면 당 대표도...

▷손학규> 아니면 한번 바꿔봐라, 변화해라, 이런 명령을 내린다면, 저는 신명을 바쳐서 모든 것을 바쳐서 저에게 부여된 사명을 다할 것입니다.

▶정관용> 이런
가정이 좀 죄송하지만,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당 대표직 사퇴하실 건가요?

▷손학규> 제가 한 말씀대로만 받아주시지요.

▶정관용> 모든 책임을 지겠다?

▷손학규> 예.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시고,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하고 함께 지켜보지요.

▷손학규> 예, 고맙습니다. 한 마디만 더 말씀드려도 될까요? 기왕에 기회가 있으니까.

▶정관용> 예, 짧게 부탁드립니다.

▷손학규> 우리 유권자 여러분, 전국의 재보궐 선거 유권자 여러분, 그리고 특히 분당의 유권자 여러분, 투표 꼭 좀 해주십시오. 아무리 힘들더라도,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무리 귀찮더라도 꼭 투표 좀 해주십시오.

여러분의 투표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겁니다. 함께 잘 사는 변화를 여러분들이 만들 것입니다.

 

꼭 투표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정관용> 예, 투표 참여 호소를 마무리로 하셨네요. 예,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